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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 눈에 비치는 나도 모르는 내 모습

by 프라우지니 202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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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을 넘기면서 나보다

젊은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서

이런 말이 절로 나오죠.

 

좋겠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내 또래의

여배우들이 여기저기 뜯어고쳐서

조금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도

이해를 합니다.

 

그래, 나이 들어서 턱이 두개, 세개 되고,

얼굴에 주름이 짜글짜글 해지는데,

젊은 여배우들은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면 어떻게든 뒤지지 않으려고

주름도 당기고, 보톡스도 맞고,

히알루론산으로 입술도

도톰하게 하고 싶겠지.”

 

 

 

 

성형은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두 번 하다 보면

중독이 되는 것인지 자꾸

어딘가를 고치고 싶다고 하던데..

 

나도 웃을 때 눈가에 주름이 짜글짜글에

입술 옆으로는 팔자 주름이

자리를 잡고 있고,

얼굴에는 기미도 끼고 있는

50대 초반의 중년 아낙입니다.

 

몸매는 두리뭉실하고

기미 낀 그저 그런 중년 아낙의

비주얼이라는 이야기죠.

 

결혼하고 15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남편은 여전히 마눌을 참 많이 예뻐 합니다.

 

남편이 일하고 있는 방에 들어가면

마눌을 자기 무릎에 앉히고는

둥가둥가~를 해 주기도 하고,

시시때때로 마눌한테 와서

머리에, 이마에 뽀뽀도 해 주죠.

 

남편의 행동을 보면서 내가 하는 생각은..

 

넌 마누라가 아주 귀여워 주겠구나?”

 

결혼하고 해가 지날수록

마눌이 더 사랑스러워지나?

 

 

 

임산부도 아닌데

묵직한 배를 내밀고 다니고,

툭하면 입술을 대빨 내밀고

심술을 부려도 여전히 마눌의

머리에 뽀뽀를 날리는 남편.

 

나도 결혼하고 15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남편이 좋기는 합니다.

 

젊은 날의 그런 목숨도 내주마~”

하는 사랑은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온 세월만큼

전투애가 쌓였고, 그만큼 나에게

남편도 참 소중한 사람이죠.

 

그래도 난 남편이

귀여워 죽겠다.”는 아닌디..

 

한결같이 마눌을 귀여워해 주던 남편.

 

도대체 내 남편은 왜 항상

날 어린 딸 취급하나?”

 

이것이 가끔은 불만이었습니다.

 

어디를 나간다고 하면 외출 단속을 하고,

마눌이 장 봐온 것까지 확인하면서 하는

잔소리 대환장 파티

 

왜 그렇게 마눌을 못 믿나?

내가 지보다 나이도 많은디..”

 

이랬었는데, 남편이 내미는

사진을 보고 나도 이해를 했습니다.

 

 

 

 

남편 눈에는 내가 이렇게 보이는구나.

그래서 그러는구나.”

 

솜털 같은 우박이 내렸던 날,

신기한 마음에 마당에 나가서

그걸 남편에게 보여줬는데,

남편의 카메라에 찍힌 내 모습이

나도 참 생소합니다.

 

50대 아낙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해맑은 미소로

남편을 바라보고 있는 나.

 

남편 눈에는 난 항상 해맑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었나 봅니다.

 

그러니 마눌이 G랄발광을 하셔도

그저 귀엽게만 보였던 건지..

 

 

이른 아침, 흩날리듯이 오는 눈이 아닌

우박처럼 후두둑 떨어졌는데……

 

가 싶어서 현관문 열고 마당에

나왔다가 발견하게 된 신기한 것.

 

우박인데 얼음은 아니고,

동그란 눈이 뭉쳐진 형태.

 

봐도 신기하고, 만져도 신기하고,

신기한 것을 남편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상황이었는데,

마눌 손에 들고있는 우박처럼 내린 눈보다

마눌의 얼굴이 더 볼거리였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세수는

안 한 상태이고, 조끼는 제대로

입지 않고 배만 걸치고 있는 상태.

 

세수도 안한 쌩얼이라 조금 꼬질꼬질하고,

눈가에 주름이 지거나 말거나

남편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고있는

모습은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

 

이래서 남편이 마눌을

아이 다루듯이 했었나 봅니다.

 

웃고있는 마눌의 얼굴에서

아이의 천진난만함이 보이니 말이죠.

 

남편은 이런 표정의 마눌을

매일 만나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마눌이 웃지 않으면

왜 안 웃냐?”고 했나 봅니다.

 

나는 모르는 내 모습이었지만,

날 보는 남편이 행복해 하니

나도 행복한 나를 본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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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업어온 영상은 지난 3월에 다녀온

바트 미턴도르프 마을 풍경입니다.

 

https://youtu.be/KRsJVBejT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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