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집에 온 시누이가
뭔가 엄청난 걸 부탁하는 듯이
미안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어온 것은..
“혹시 명이피클 레시피 좀 가르쳐줄수있어?
내 친구들이 다 궁금해하더라구,
너무 맛있다고!”
시누이는 내가 준 명이장아찌를
혼자 먹지않고 친구들에게도
맛을 보였던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의 장아찌가 유럽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는다니 한국사람인 저는 신기하네요.
시누이가 명이장아찌를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줄까?”했는데 매번 사양하지 않고
받는것도 바로 “명이장아찌”죠.
시누이는 입이 심심할 때
맨입으로도 간식 삼아서
“명이장아찌”를 먹는다고 합니다.
맨입으로 먹기는 심하게 짤텐데..
이곳 사람들이 엄청 짜게 먹으니
내가 만든 명이장아찌는 출출하고
입이 심심할 때 그냥 먹기
딱 좋은 짠맛인 모양입니다.
시누이는 없어서 못 먹는 명이장아찌인데
내 입맛에는 그저 그런 맛.
무엇보다 명이를 뜯어와서 하나하나 씻고,
나란히 배열해서 장아찌를 만드는 것도
엄청 번거롭고, 맛도 그렇고 해서
올해는 명이장아찌를 담지 않았었죠.
올해도 명이나물을 뜯기는 했었습니다.
양껏 뜯어와서는 대부분은
젓갈, 고추가루에 설탕 조금 넣고는
다 명이김치를 해버렸죠.
시누이가 갑자기 명이장아찌 레시피를 물어오니
같이 근처 숲에 가서 뜯어다가 함께
장아찌를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누이에게 물어봤죠.
“집에 간장도 넉넉한데,
요새 숲에서 명이나물이 나니까
함께 가서 뜯어다가 같이 담자.”
시누이도 좋다고 하기는 했는데,
조금 쌀쌀한 이른 아침에
숲에 가자고 하니 이 시간에는
“주말 늦잠을 자야 해서 안된다!”고.
수퍼에서 사면 유기농이라고
한 주먹도 안되는 명이나물을
겁나게 비싸게 파는데,
동네 숲에 가면 유기농 명이나물이 지천이죠.
나 같으면 조금 부지런 떨어서
명이나물 왕창 뜯어오면
돈 버는 기분에 삼삼할 거 같은데,
시누이는 명이나물 뜯는 거보다는
늦잠이 더 좋은 모양입니다.
시누이가 봄이 되면
명이나물 페스토를 만드는데,
시누이는 슈퍼에서 사다가
아주 소량만 만드는 모양입니다.
나는 페스토 만들면 왕창 만들어서
1년내내 먹고도 남을 정도인데..
동네 숲이라고 해도
일단 살인진드기, 젝켄이 무서우니
이왕이면 안 가는 것이 좋고,
가게 된다면 젝켄에 물리지않게
단단하게 온몸을 감싸야 하죠.
보통 젝켄은 더운 여름에만
기승이라고 생각하지만,
봄, 가을도 무시할 수 없고,
겨울철에도 등장하는 것이 젝켄이라
일단 나무가 우거진 곳에 안가는 것이 상책이죠.
우리 집은 시아버지와 남편이
젝켄에 호되게 당했습니다.
시아버지도 젝켄에 물려서 병원을 다니셨었고…
http://jinny1970.tistory.com/1841
남편도 젝켄에 물려서 한동안 고생을 했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2646
조금 쌀쌀한 아침에는
늦잠을 자야 하니 안되고,
늦은 오후에 함께 가자고 하니
“배불러서” 못 간다나?
배부르면 산책 삼아서 10분 거리의 숲에 가서
한 10분정도 가위질만 해도
한 보따리 가져올 수 있는 명이나물인데,
도대체 뭐가 싫은 것인지..
나에게 명이장아찌를 담으라는 숙제만
남겨놓고 가겠다는 이야기인가?
시누이가 원하는 “명이장아찌 레시피”를
종이에 끄덕이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글에 검색해봤는데..
생각지도 못한“명이장아찌”가
독일어로 검색이 됩니다.
명이나물의 독일어인 “베어라우흐”가 아니라
명이장아찌로 레시피를 써놓은
독일 블로거 “맛집”
한국인 여친으로 인해 한국음식을
알게 됐다는 독일 청년 마티아스가
운영하는 블로거에, 유튜브 채널까지 있습니다.
독일어 레시피가 있으니 내가 일부러
독일어 번역을 하는 대신에 컨닝~
이 불로그의 주소를 시누이에게 보냈습니다.
“레시피에 영상도 있으니 참고하시오~”
이렇게 내 머리를 아프게 하던
“독일어로 명이장아찌 레시피 쓰기”는 해결!
명이장아찌를 독일인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블로그를
방문하면 좋을 듯 합니다.
마티아스의 블로그에 있는 영상을
따라가면 그의 유튜브 채널.
전세계적으로 “한식”이 유행이라는데
독일어권에서는 아직 아닌 모양입니다.
마티아스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니
구독자도, 영상을 본 횟수도
참 저조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인기 없는 채널이면 지쳐서
금방 포기할 거 같은데..
한식을 독일에 알리는데
힘쓰는 유튜버는 한국인들이 팍팍 밀어줘야
앞으로도 계속, 쭉~ 한식 레시피가
이어질 거 같은데..
앞으로도 누군가 한식 레시피를 물어오면
나는 마티아스의 블로그를
기웃거려볼 생각입니다.
요리 만들기는 쉬워도 독일어로
레시피를 적는 건 “태산”인 나에게
이곳은 컨닝하게 딱 좋은 곳이니 말이죠.
그나저나 나는 시누이를 위해
올해 명이장아찌를 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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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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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우리동네 명이밭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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