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태양은 한국보다 더 뜨겁습니다.
한겨울에도 해가 뜨면
겨울 자켓대신 비키니 입고
선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뜨겁고!
한여름에도 해가 안 뜨면
겨울 옷을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날씨가 쌀쌀해지죠.
그래서 유럽은 계절보다도
“해가 떴나, 안 떴나?”에 따라서
옷차림이 달라집니다.
한여름에도 아침에 흐리다면
겨울 잠바를 꺼내 입고 출근했다가,
해가 떠서 뜨거운 오후에는
겨울 잠바를 벗어 허리에 묶고
퇴근을 하죠.
햇살이 화창한 봄날,
하얀 눈 위에 반사되는 땡볕은
한국인인 나에게 버거운 상대.
같은 스키타기라도 한겨울 흐린 날씨에는
그나마 눈에 반사되는 빛이 강하지 않으니
견뎌보겠는데, 봄날의 뜨거운 땡볕은
정말로 강력한 대책 요구!
한겨울, 겨울 눈밭을 달릴때
모자와 선글라스로 내 얼굴을 커버해야 하니
양쪽 뺨은 추운 날씨에 얼거나,
땡볕에 타거나 둘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나마 내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한국에서
사왔던 털모자 2개.
유럽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스타일의 챙 달린 털모자.
한국 갔을 때 저렴하게 샀던 모자 2개가
겨울만 오면 나의 최애 아이템이죠.
빨간색은 그나마 나은데,
갈색 모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옷들과는
색도 맞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옷의 깔맞춤보다는 내 얼굴이
더 소중하니 그냥 덮어쓰기.
햇볕이 내리쬐는 방향으로
챙을 삐딱하게 틀어서 쓰면
얼굴을 조금 더 덮을 수 있으니
이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죠.
유럽의 겨울 땡볕을 견뎌야 하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강추아이템인
챙 달린 털모자는 겨울철 땡볕에
남의 시선 부담 없이도 내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한겨울 스키를 탈 때도
챙 달린 털모자는 나에게 필수.
털모자를 깊이 내려쓰고,
해가 비치는 방향으로 챙까지
돌리고 나면 그나마 햇볕이 비치는 쪽의
땡볕은 커버가 되죠.
눈에 반사된 빛을 피하기는 힘들지만,
그나마 바로 내리쬐는 햇볕은
막을 수가 있어서 만족 했었는데..
이번에는 남들의 아주 과감한
방법으로 썼습니다.
한겨울 땡볕은 그나마 약한데..
봄날의 땡볕, 그것도 눈에 반사되는
빛의 강도는 엄청납니다.
선크림도 안 바르고 4시간
스키를 탔던 남편은 얼굴이 벌겋게
익어버려 남편의 얼굴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났습니다.
얼굴이 벌겋게 익어서 아플 텐데
보는 나는 왜이리 웃기던지!
한여름에도 선크림 바르라고 내밀면
쌀알만큼 덜어서는 그걸로 온 얼굴을
커버하던 남편이 얼굴을 한번
제대로 익히고 난 다음에는
정말 500원짜리 동전만큼 덜어서는
얼굴이 허여질정도로 발라대더라구요.
이번에 봄날 땡볕에 시겁한 모양입니다.
남편도 쫄게 만든 봄날 스키장의
땡볕을 난 이렇게 방어했습니다.
한겨울에도 이렇게까지 하고
스키를 탄 적은 없었는데..
봄날의 볕은 그 강도가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날 이상한 시선으로
보거나 말거나 이번에는 무시를 했죠.
“너희들이 날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잠깐이지만,
내 피부의 잡티는 영원히 간다~”
둘이 있을 때는 마눌이 얼굴을
가리거나 말거나 별로
신경을 안쓰는 남편이지만,
사람들이 지나갈 때만은
마스크를 벗어서 얼굴이 보이는
정상적인(?) 인간처럼 보이길 원했던
남편이지만 이번에는 그런 요구를
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눌은 이런 얼굴로
스키장을 돌아다닐 수 있었죠.
이번 휴가에서 남은 마눌의
사진은 전부 이런 상태입니다.
제 얼굴을 포기하니 이런 사진들만 남았네요.^^
이렇게 얼굴을 가리고 다녔음에도
저녁마다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팩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내 얼굴은
항상 익은 상태였죠.
한번 이런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이 방법을 유지하지 싶습니다.
한겨울 스키를 탈 때 외에도,
자전거탈때도 가능할거 같은데..
자전거타면서 얼굴을 가리는 건
한국에서는 흔한 풍경이지만,
유럽에서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어서
내가 얼굴을 가리고 다니면
사람들이 다 “구경 났다”고 쳐다볼테지만..
남의 눈보다 무서운 것이
내 얼굴에 생기는 기미와 잡티이니
나는 앞으로도 이 방법을
계속 사용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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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포스팅속 사진처럼
얼굴을 다 가리고 스키를 탔던 올 3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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