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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세상 모든 남편의 마음은 같다

by 프라우지니 2022.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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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와 연중행사로 만나서

등산을 하는 연상연하 커플

 

동거 26년만에 환갑을 앞두고

혼인신고를 해서 이제 신혼 1년차죠.

 

연상인 그녀, E는 올 9월에 은퇴를 앞두고 있고,

그녀보다 5살이 어린 남편, T

아직 은퇴를 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넉넉한 집안이라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은

아니니 환갑이 되기 전에 은퇴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부부와 어쩌면 세계여행을 함께

할 수 있는 커플이라

그들의 은퇴 계획이 궁금했죠.

 

이 커플의 이야기는 아래에 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171

 

강한 여자, 행복한 여자,

요즘 우리와 부쩍 자주 만나는 커플이 있습니다. 남편의 회사동료 커플이죠. 내가 남편의 동료를 안건 19년 정도가 된 거 같고.. 그의 동거녀도 알고 지낸 건 10년도 훨씬 더 된 거 같지만! 같이 만

jinny1970.tistory.com

 

 

그래서 만난 김에 물어봤습니다.

 

“T, 네 마눌 E는 올 9월이면 은퇴하는데,

넌 언제 은퇴 할거야?

남편 동료를 보니 6개월은 풀타임으로

일하고, 나머지 6개월은 여행을

다닌다고 하던데, 그것도 괜찮지 않아?”

 

20시간 근무를 하게 되면

풀타임의 반만 일하면 되죠.

20시간 근무지만,

6개월동안 풀타임으로 일하고,

나머지 6개월은 일을 안 하는 거죠.

 

엄밀히 말하면 휴가는 아니고,

풀타임으로 일해 놓은 것으로

나머지 6개월를 충당하는 것이죠.

 

이 커플은 얼마전에 그들이 원하던 차를 샀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479

 

세계 여행에 가장 적합한 차

언젠가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유튜브에 한국에서 유럽까지 자작캠핑카 타고 온 커플이 있거든, 나도 여기서 한국으로 캠핑카 타고 가보고 싶어. 재미있을 거 같아!” 여기서 한국까

jinny1970.tistory.com

 

2013년에 출시된 차를 26,000유로에 사서는

캠핑카 제작을 하는 곳에 맡겨서

안에 나무 침대랑 작은 주방을

설치하고 있는 중이죠.

 

차 값은 26,000유로인데 캠핑카로

완성할 때까지 드는 비용이

대충 55,000유로 될 거 같다고 해서

도대체 어떤 시설을 하는데

차 값만큼 드나 싶죠.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커플의 차 이야기가 아닌디..

 

, 그럼 본론에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등산 중 함께 간식을 먹는 오늘의 주인공 T,E 커플

 

내가 내 남편과 매일 전쟁을

치르고 살듯이, 이 커플도

매일이 전쟁이랍니다.

 

국적이 다른 독일 남자,

오스트리아 여자 커플이지만,

최소한 같은 독일어를 사용하고

문화도 거의 비슷해서 한국, 오스트리아

커플인 우리만큼 많이 부딪히는 일은

없을 거 같았는데..

 

역시나 부부 문제는 나라와

문화를 초월하는 모양입니다.

 

이들 부부도 우리만큼이나 문제들이

참 많고, 크고 작은 다툼도 참 많죠.

 

겉으로 보기에는 5살 연상의 아내가

중학교 선생님이니 5살 연하 남편을

자신의 직업을 살려서

가르치면서(?) 살거 같았죠.

 

T는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 임에도

말을 해보면 조금은 엉뚱한 사람이라

괴짜라는 말이 어울리는 타입으로

겉으로 보이는 두 사람의 성격만 놓고

보자면 아내가 남편을 쥐고 살거 같은데

 

현실은 다르죠.

 

내가 E와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알게 된 것 중에 하나는..

 

독일 남편도 처가 집 식구들이

가능한 아내와 멀리 떨어져

살기를 원한다.”

 

유난히 부모님의 사이가 좋았고,

가족 사이가 끈끈한 E는 아빠가

몇 년전에 먼저 돌아가시면서

엄마가 아주 많이 힘들어 하신다고 했었죠.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엄마를 많이 찾아 뵙고

(E1 1녀중 장녀) 시간을 보냈는데,

그런 E에게 남편이 한 표현은..

 

너는 네 등에 네 친정 식구들을

다 업고 있는 거 같아.”

 

 

인터넷에서 캡처

 

T 자신의 아내, E가 친정식구들을

가난인형처럼 등에 업고 산다고

표현을 한 거죠.

 

내가 알기로는 E는 친정에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지도 않을뿐더러..

 

(금전적으로 도움을 준다고 해도

E가 번 돈이고, 부부라고 해도

각자 주머니 차고 생활하니

T는 상관이 없는 일이죠)

 

단지 외로운 엄마에게 시간을 할애하고,

남동생 식구들도 함께 만나서

엄마와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못 마땅하니

친정 식구를 등에 업고 있다는

표현을 한 것인지..

 

솔직히 이 말에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E로 말하자면 중학교 선생님으로

반평생을 살았고, 또 꾸준히 스스로

돈을 벌고있고, 생활비야 반반씩

부담을 한다고 해도 T와 함께

사는 집도 E소유입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T에게 별로 꿀리지 않죠.

 

전업주부이고, 또 남편이 벌어주는 돈으로

생활을 하는 아내라면 남편이

그런 의심을 할 수도 있죠.

 

대부분의 남편들은

내 아내는 내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잘 먹고, 잘 살면서

호강하고 있다생각하는데,

아내가 친정에 자꾸 들락거리면

내 돈을 갖다가 친정까지 먹여

살리나?”할 수도 있죠.

 

 

 

안 그런 남편들도 있겠지만,

전업주부인 아내는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 종일 논다고 생각하는

남편들은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까지 가능하죠.

 

 

집에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디..

 

하루 종일 의자에 궁디 한번 붙이지 못하고,

아침해서 먹여 출근시키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오면 간식해서 먹이고,

장봐서 퇴근하는 남편 먹을 저녁까지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이지만 이건 살림 해 보지

않는 사람은 모르는 뒷이야기죠.

 

남편T는 자신의 부모가 사이가

안 좋아서 서로 말 한마디 안하고,

소 닭 쳐다 보듯이 했고,

그런 부모를 보고 자란 자신도

부모와의 사이가 소 닭 사이.

 

지금은 엄마만 살아 계시지만

1년에 한번 서로 얼굴을 봐도

잘 지내냐?”고 한마디

하는 것이 끝이라고!

 

자신은 이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데,

자신의 아내는 시간만 나면

엄마한테 달려가고,

시시때때로 남동생네 가서

엄마랑 함께 식사를 하고, 자기와 시간을

보내는 대신에 자꾸 엄마 집으로 뛰어가니

섭섭해서 하는 말 일수도 있겠는데..

 

E의 말을 들어보면

TE 네 친정에 가면 그렇게

E의 남동생이랑 싸운다고 합니다.

 

처남, 매부 사이에 간만에 만나서

한끼 먹고 헤어지면 되는데,

그 시간 내내 둘이서 말다툼으로

시간을 보내니 만날 때마다 불편하다는..

 

 

우리 커플과 TE커플이 다양한 눈신발 색입니다.

 

2021년 마지막을 보내면서

1231일에 T, E커플과 만나서

눈 신발 신고 등산을 갔었는데,

 

이번에는 E에게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처남, 매부가 앙숙같이 만나면

서로 그렇게 싸운다며 어떻게 즐거울 수

가 있었냐"고 물어보니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대답 한마디.

 

“T가 아직까지 코비드 백신주사를

안 맞았거든, 그래서 식당 출입을 못하지,

내가 가족들이랑 식당에 가서

식사하는 동안에 T는 집에 있었어.”

 

ㅋㅋㅋㅋㅋ

 

명절이라고 가족들이 만나는데,

특히나 혼자 있는 엄마를 방문하는데,

친정에 갈 때마다 사탕 문 것처럼

입 대빨 내밀고 따라 와서는 남동생이랑

의견차이라는 이유로 싸움이나 해대는

남편이 곱게 보이지 않았을 텐데..

 

이번에는 백신 주사 때문에

바깥출입을 못하는 것이

E네 가족에게는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 모양입니다.

 

(T는 코로나 백신 음모론을 믿는 1인이라

가능한 끝까지 백신주사를

안 맞으려고 노력중이죠. )

 

저도 이번에 20유로짜리

달력 때문에 남편이랑 한바탕 전쟁을 했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3566

 

 

대부분의 아내들은 남편을

사랑하듯이 시댁까지 극진히 챙깁니다.

 

내가 시댁에 잘해야 남편이 좋아한다는걸

모르는 아내들은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남편들은 모르는 모양입니다.

 

아내를 감동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아내의 친정을 챙기는 것인데..

 

자기 부모에게 십만원짜리

선물 보낼 때, 아내의 부모에게

그 반, 아니 그 반의 반 값어치의

선물을 보내도 아내는 감동합니다.

 

선물이라는 것이 가격보다는

그 선물을 보내준 사람의 마음을

더 보는 것이니 말이죠.

 

남편에게 섭섭하다고 왕창 짜증은 냈고,

내 친정은 너무 멀리 있어서

내 남편이 챙기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을 했었는데,

 

내 남편도 내 가족이 가까이에 살았다면

가난인형처럼 친정 식구들을

등에 업고 사는 아내라고 생각했을까요?

 

결혼하면 출가외인이라는 말은

옛말입니다.

 

각자의 부모가 소중하게 키운 딸, 아들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뤘는데,

아들의 부모는 때마다, 철마다 아들 내외의

안부전화를, 선물을 ,방문을 받죠.

 

하지만 딸의 부모는 내 딸을

한번 보는 것도 눈치가 보입니다.

 

잘 키운 내 딸인데 명절 때가 되면

시댁에 가서 일해야 하는 며느리로

둔갑을 해버리니 매일 봐도

보고싶은 내 딸 얼굴인데

운이 좋아야 일년에 한두 번 볼 수 있죠.

 

 

 

며느리가 시부모님을 챙기는 것처럼

사위가 장인,장모님을 챙겨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나와 결혼한 그날부터 아내는

우리 집사람이고, 아내의 친정은

가능한 멀리 떨어져서 살고

1년에 한번만 봤으면 좋을 사람들

 

이런 문화가 한국만 그런 줄 알았는데,

서양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은

현실에 조금 놀랐습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듯,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고!

나에게 부모가 소중하듯,

아내의 부모도 아내에게는 소중한 가족인데!

 

내가 내 부모 챙기는 건 당연하지만,

아내가 친정을 챙기는 건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우리와 다른 문화에서는,

맞벌이를 하고, 서로의 수입을

따로 관리하면서 사는 커플은

 평등할 줄 알았던 부부사이였는데...

 

군가는 항상 약자 일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누군가의 가족을 등에 업고 다녀야 하는

(귀찮고 무거운) 짐 같은 존재

표현한다는 것이 참 슬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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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업어온 영상은 눈신발 신고 걸어보자.

 

https://youtu.be/fGXjsKeuu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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