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아들보다 편한 한국인 며느리

by 프라우지니 2022. 1. 31.
반응형

 

 

제 시부모님은 아들보다

며느리를 더 편해 하십니다.

 

정말로 며느리가 만만한 것은 아니실 텐데..

 

그래도 무뚝뚝한 아들보다는 대하기

더 편한 상대가 며느리이신거 같죠.

 

모르죠, 며느리에게 물어보면

며느리 뒤에 받치고 있는 아들이

그 일을 대신 해줄 거라고 생각하셔서

그러시는 것인지는..

 

표면적으로 보면 시부모님과

나는 사이가 좋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서로 사랑하는 건

아닌 거 같고..

 

그저 서로 불편하지 않은 정도의 관계죠.

 

아무리 생각해도 시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거 같지는 않고,

 

(두 분의 행동을 분석 해 봐도 며느리는

아들, 딸과는 다른 존재입니다.)

 

나 또한 시부모님을

사랑하는 거 같지는 않습니다.  

 

시부모님이 아무리 잘해 주신다고 해도

나를 낳아주신 부모가 아니니

내 부모님 같지는 않죠.

 

그저 같이 해온 세월이 있으니

서로 불편하지 않고, 인상 쓰지 않는

정도의 좋은 관계죠.

 

 

 

부부가 나란히 동네 쇼핑몰에

가려고 마당으로 나왔는데, 빨래를 널고

계신 시아버지를 만났습니다.

 

하얀 속옷 빨래인 것을 봐서는

시어머니가 90도 삶은 빨래를

하셨다는 이야기인데,

빨래를 널고 계신 분은 시아버지.

 

이건 날이면 날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니 얼른 인증샷 한 컷.

 

유럽의 겨울은 해도 짧아서

그냥 실내에 널어 놓는 것이

더 빨리 마르는데,

아빠는 일부로 마당에 널고 계시네요.

 

엄마 몸이 불편하시니

아빠가 일부러 나오신 모양입니다.

 

엄마는 무릎 수술을 앞두고 계신데,

몸이 아프니 몸을 덜 움직이시고,

, 다리 운동을 덜하시니

조금만 움직여도 더 아프고..

 

거실에 앉아서 하루 종일 TV만 보시고

운동을 안 하시니, 무릎도 허리도

아픈 거라고 많이 움직이시라고

말씀드리지만,

사실 통증은 본인만 아는 거죠.

 

엄마는 몸이 불편 하셔도

주방에서는 아무것도 못하시는

아빠를 위해서 식사 준비를 하시는데,

 

건물 밖으로 나오는 건 힘이 드셔서

아빠가 빨래를 널으시는듯 했죠.

 

 

앞에 차고 계신 주머니는 빨래집게 주머니

 

동내 쇼핑몰에 3백 백신주사를

맞으러 가는 남편한테 마눌은

끌려가는 상황인데, 마당에서 만난

시아버지가 한 말씀 하십니다.

 

네 엄마, 병원에 입원하러 가야 하잖아.

그런데 내가 방문을 하려면

PCR 테스트해서 음성이라는

증명서를 가지고 가야 한단다.”

 

아빠가 궁금하신 건

병원 방문할 때 필요한 PCR테스트인데

아빠는 그걸 원어민인 아들한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인 며느리에게 하십니다.

 

쇼핑몰에 테스트 해주는 데가 있던데,

가서 물어 볼께요.

그런데 PCR테스트는 금방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적어도 하루 전에는

테스트를 해야 할껄요?”

 

그러냐?”

 

아빠, 그럼 내가 가서 PCR테스트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지랑,

결과서는 언제 나오는지

알아보고 알려 드릴께요.”

 

아빠는 우리를 보고 말씀을 하시는데,

아들은 아빠 말이 안 들리는지

먼산만 바라보고 멀뚱멀뚱.

 

상황이 이러니 아빠는 며느리에게

눈을 고정하고 말씀하시니

며느리가 대답을 한 거죠.

 

자전거를 타고 쇼핑몰로 향하면서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들었지?

아빠가 궁금해하시는 거 가서 알아봐.’

 

아빠가 나한테 말한 것이 아니라

당신한테 말했잖아.”

 

아빠가 네 아빠지, 내 아빠니?”

 

남편에게 중요한 건

네 아빠, 내 아빠가 아니라

아빠가 마눌에게 이야기를 했으니

마눌이 알아봐야 한다고

자기는 모른 척 하는 거죠.

 

츤데레 인간형이라

속으로는 신경을 다 쓰면서

겉으로는 겁나 쿨 한 척 하는 남편입니다.

 

 

 

쇼핑몰에 가서 남편이 3차 백신주사를

맞은 다음에 쇼핑몰 구석에 있는

코로나 창구에 가서 아빠가 원하는

정보를 다 얻었습니다.

 

PCR테스트는

지불하는 돈은 없으니 공짜지만!

 

의료보험에서 돈을 지불하게 되니

의료보험증은 챙겨와야 한다는

친절한 안내와 함께!

 

예약은 필요 없고,

테스트 결과서는 보통 24시간 후에

나오지만 더 걸릴수도 있다.

 

엄마가 수요일에 병원에 입원하셔서

목요일에 수술을 하신다고 하니,

아빠는 늦어도 월요일에는

테스트를 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화요일에 결과서를 손에 들고,

수요일에 엄마랑 병원에

가시면 되는 거죠.

 

아빠는 엄마의 삼식이었는데,

엄마가 병원에 입원을 하시는 동안은

제가 아빠까지 책임을 져야하니

저는 졸지에 두 삼식이의

보호자를 해야할 거 같은..

 

 

시부모님의 일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 척하는 행동을 취하는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엄마가 병원에 계신 동안

아무래도 내가 아빠 점심은

책임져야 하겠지?”

 

그래야 하나?”

 

당신은 마눌이 해주는 따뜻한 점심을

먹고, 마눌없는 아빠는 굶으리?”

 

“……”

 

 

 

아무도 네가 해라고 하지는 않지만,

옆 집에 밥해줄 마눌도 없이 혼자 계실

아빠의 점심을 챙겨야 하는 건 당연한 거죠.

 

한국사람의 밥상에 타인을

초대하는 건 참 쉽잖아요.

 

밥상에 수저 하나만 더 올리면 되지

 

가끔은 내가 해 드리고,

마음 써드리는 것에 비해

너무 인색한 시부모님의 행동에

섭섭할 때도 있지만,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

뭔가를 바라고 하는 행동은 아니니..

 

이번에도 저는 엄마가 안 계신 동안에

아빠의 점심을 챙겨드리고,

 

엄마가 돌아오신 후에도

무릎 수술을 하신 후에는 거동이

많이 불편하실 엄마시니

시부모님의 점심까지

한동안 책임져야할 거 같습니다.

 

(나에게는 잔소리 많고

애교도 많은 남편이지만)

 

무뚝뚝한 아들이 시부모님의 식사까지

걱정할 정도의 세심함은 부족할 테니,

그건 눈치 백단인 마눌이 남편에게

묻지 않고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한 집에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고있고,

연세가 있으신 시부모님을

챙겨야하는 것이 당연한

며느리의 도리이니 말이죠.

 

나와 시부모님의 관계가

서로사랑한다 말하지 않고,

 

또 그렇게 생각 하지도 않지만,

 

서로가 불편하지 않게 일상을 살고있고,

서로가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관계로

지낸다는 것도 며느리로서는

참 감사한 일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업어온 영상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우리집 소란스러운 이브 행사입니다. 

 

https://youtu.be/1yW7skpr_k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