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에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습니다.
오스트리아 회사에서는 엄청 쪼잔하게 선물을 준다는 건 아시죠?
모르신다구요?
그럼 아래를 클릭해야 하실 듯..
너무 쪼잔해서 처음에는 조금 황당하고,
이것이 반복되고 익숙해지면..
조금 큰 금액에는 오히려 당황스럽습니다.
어떤 해는 50유로 상품권을 받아서
횡재한 기분이었고!
(20유로 받다가 50유로 받으니..)
작년에는 회사에서 주는 상품권 30유로에
95유로를 더 받았었죠.
생각지도 못한 금액이라
모든 직원들이 다 신나라 했었습니다.
회사에서 주는 선물은 상품권 30유로였는데,
추가로 나왔던 95유로(슈퍼마켓 상품권)는
일종의 위로금이었죠.
이 시기에 직원들이 근무하면서
고생을 쫌 했었거든요.
“수도관이 고장 나서
직원들이 일을 하는데 불편함을 줬었고,
엘리베이터가 한동안 고장이 나서
직원들이 식사가 담긴 무거운 카트를 밀고 가서
옆 건물의 엘리베이터로 올라와 다시 건물을 넘어와야 했죠.
이런저런 이유로 직원들이 많이 힘들었으니
보너스 차원에서 준비한 것 같은데..
금액이 저마다 조금씩 달랐죠.
저는 주 20시간이라 다른 직원들보다 덜 받았고,
풀타임으로 일했던 직원들은
거의 200유로 정도를 받았던 모양인데..
이 정도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우리 회사에서는
거의 로또 당첨에 가까운 금액이었죠.
서로 얼굴을 보고는
“우째 이런 일이……”
을 연발했던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
아! 크리스마스가 지난 다음에 저는
추가로 상품권 20유로를 더 받았었네요.
분명히 회사에서 선물로 준 것이
상품권 30유로였는데,
새해가 된 후에 나에게 뜬금없이
상품권 20유로를 주는 노사위원장.
갑자기 내가 받았던 30유로 (쇼핑몰)상품권과
수퍼마켓 상품권 95유로의 관계가 헷갈렸습니다.
30유로는 노사위원회에서 주는 거였고,
95유로는 회사에서 주는 거였나?
누가 줬건 간에 많이만 주면 신나는 것이
단순한 아낙의 생각이죠.^^
나는 95유로를 받았던 슈퍼마켓 상품권은
수도관/엘리베이터 고장 등의 이유로 일하는데,
불편함을 줬다는 이유로 제공되는 선물이라
일하는 시간에 따라서 금액이 올라가는 건 알고 있었는데..
따로 나왔던 상품권 30유로는 모든 직원이
다 똑 같은 금액을 받았는지는 저는 모릅니다.
선물 받았다고 다들 모여 봉투를 열어서
“너는 얼마야?”하는 문화가 여기는 아니거든요.
내가 30유로를 받았으니
다들 30유로를 받았나 부다 했던 거죠.
그런데 뜬금없이 나에게 추가로 지급된 20유로 상품권!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나에게 그걸 준
노사위원장을 빤히 쳐다보니 하는 말!
“쉐핀(병동 책임자)가 이거 너 갖다 주라고 하던데?”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내 성격상 이런 건 “그것이 알고 싶다!”로
캐고 들어가야 하지만..
이런 횡재를 자꾸 캐고 들어가면
안될 거 같아서 그냥 씩 웃으며 받는 걸로!
자꾸 캐다 보면
“내가 잘못 줬다. 너 말고 XX 주라고 했는데..”
할 수도 있고!
“이러다 직원들에게 제각기 다른 금액을 지불했던
비리(?)가 뽀롱 날 수 있으니
착각 했다고 하고 그냥 받아가자!”
할 수 도 있으니 궁금하지만
그냥 입을 꾹 닫는 걸로. ㅋㅋㅋ
20유로 상품권을 얼른 챙기면서
내가 한 초긍정적인 생각은..
“역시 내가 일을 잘하니
우리 쉐핀(책임자)나 날 챙겨주는 모양이군.ㅋㅋㅋ”
그렇게 나는 작년에 총 상품권 50유로에
95유로짜리 상품권을 챙겨서 기분이 째졌었죠.^^
그리고 2020년은 코로나가 온 세계를 휩쓸었죠.
오스트리아의 락다운은 12월까지 총 3번이 진행됐고,
모든 식당이 영업을 안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우리 요양원의 직원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회식도 취소.
요양원 내에는 지난 11월부터 안내를 하고 있었죠.
“올해는 크리스마스 파티 대신에
전 직원에게 상품권 50유로를 지급합니다.”
연말에 50유로 상품권이 나오는 건 알고있었고,
내가 궁금했던 건..
“과연 회사에서는 얼마나 줄까?”
모든 회사원들이 그렇지만 월급 외에
나오는 것들에 더 관심이 가죠.
평소였다면 어르신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모셔놓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 후에
직원들이 모여 저녁을 먹으면서 선물을 받는데
올해는 모든 행사가 취소되어서
병동의 각층에 사시는 어르신들 위주로
작게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었죠.
저는 그날 근무가 없어서 집에 있었고,
그날 참석했던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
근무가 끝나고 직원들은 예정대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내가 가장 궁금한 건
“얼마야?”
크리스마스 회식이 취소되어
50유로 상품권을 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회사에서는 얼마를 선물할지가 엄청 궁금했죠.^^
그날 근무를 해서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직원이 한방에 해결해준 나의 궁금증.
“상품권 50유로하고 현찰 50유로가 있더라.”
며칠 후 나도 근무에 들어가서는
내 이름이 적힌 봉투를 하나 받았습니다.
이것이 소문으로만 들었던
“상품권 50유로+ 현찰 50유로”선물이죠.
받자마자 봉투를 열었는데..
카드 2장과 10유로짜리 상품권 5장.
분명히 현찰 50유로도 있다고 했었는데,
카드 2장과 상품권뿐입니다.
봉투 안에 뭐가 더 있나? 싶어서
봉투를 흔들어도 나오는 건 없습니다.
“왜 내 봉투에는 50유로가 없지?”하는 마음에
이것들을 보고 또 보고 하다보니
보이는 것 하나!
찾으셨나요?
현찰 50유로는 직접 프린트한
크리스마스 카드 사이에 끼워진 상태였습니다.
노사위원회에서 주는 현찰 50유로가
취소된 크리스마스 회식에 대한 보상이었나 봅니다.
나야 “현찰 50유로가 있다”는
정보를 이미 들은 상태라
그래도 숨어있는 50유로를 찾는 것이 수월 했지만,
이걸 몰랐던 동료는
카드를 버릴 뻔 했다고 합니다.
종이 사이에 교묘하게 접어서 끼워놓은
50유로가 한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거든요.
우리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이 숨은 그림 찾기를 잘해서
50유로 현찰을 다 챙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50유로 현찰이 나온다는 걸 몰랐으면
상품권만 챙기고는 함께 따라온
카드 2장은 휴지통에 버렸을테고,
그렇게 현찰 50유로와는 인사도 못해보고
안녕을 했을 텐데..
사전 정보 덕에 나는 성공했던 지난 크리스마스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선물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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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오늘 업어온 영상은 오스트리아 고속도로에서 만난
예쁜 아침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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