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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요양원,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1.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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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에서 일을 합니다


나는 오스트리아에서 직업 교육을 받은 후에 

이곳에서 근무를 하는 요양보호사죠.


요양원으로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걸 알고 계시나요?


내 자식이 나를 버렸다.”


이건 오스트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돌봐줄 사람없이 혼자 사시는 부모를 

자식들은 자신들의 집으로 모시는 대신에 

요양원을 알아보고 그쪽으로 부모의 거처를 정하죠.


의지할 곳 없는 자신을 품어주는 대신에 

요양원으로 보내버린 자식을 미워하고


또 자주 오지 않으니 그리워하고

이런저런 감정의 골을 겪다가 

우울증에 걸리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https://pixabay.com

 

한국은 오스트리아보다 자식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훨씬 더 많겠죠.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가르치고

또 결혼을 시킬 때까지의 긴 여정


그 길고 긴 과정에서 아이에게 들인 

사랑과 정성 그리고 돈까지.


물론 자식에게 보상을 받으려고 낳아서

키우고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미래보다는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를 했으니 


자식들에게 보상을 바라는 것도 

사실 무리한 요구는 아니죠.


하지만 그런 부모의 모든 것을 다 받고 자란 자식들이라고 해도 

부모를 끝까지 책임지는 건 불가능합니다.


날 위해 평생 희생하신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죠.


얼마 전에 한 블로그에서 읽었던 글입니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집에서 모셨는데


엄청난 거구의 어머니를 모시면서 

자신의 아내는 허리가 망가졌고


아내를 대신해서 자신이 직접 했었는데


모시는 세월이 길어지면서 

자신도 허리와 이곳 저곳 몸이 망가져서 


집에서 모시는 건  힘들어 요양원으로 모실 결정을 하고는 

그날 저녁에 대성 통곡을 했다는..


그 글을 읽으면서 현직 요양보호사인 내가 느꼈던 생각은..


몇 년 동안 거구의 어르신을 집에서 모셨다니 대단하시다.”


어머니 모시느라 허리가 망가진 부부의 

앞으로 남은 생을 건강해야 할텐데..”


왜 진작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지 않았지?”


이런 생각들이 차례로 들었습니다.


 

https://pixabay.com

 

요양원은 이런저런 편리한 (이동)기구들도 있어서

 어르신들을 모시기가 집보다는 훨씬 더 나은 환경입니다.


물론 내 자식의 도움이 없다는 가장 큰 단점이 있지만


자식과 한 집에서 살면서 자식들의 삶과 건강이 

황폐해지는 건 사실 부모도 바라지 않겠죠.


내가 생각하는 방법이 한국의 환경과 다를 수 있어서 

이것이 정답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내가 이곳에서 본 가장 좋은 방법은 이거였습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부모를 매일 방문하기.


우리 요양원에 매일 찾아오는 사람들이 몇 있습니다.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된 엄마를 

찾아오는 50대 중반의 아들.


엄마랑 둘이 살다가 엄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더 이상 집에서 돌보지 못하니 요양원으로 모셨고,


매일 오후, 퇴근 길에 엄마를 찾아와서는 

1층 카페에서 한 두시간 시간을 보내다가 집을 간다는 미혼의 아들.

 


https://pixabay.com

 

와상환자인 90대 엄마를 찾아오는 50대 후반의 딸.


도움이 없이는 드시지도 못하는 엄마를 위해 

매일 오후 이런저런 간식들을 챙겨 오는 딸


늦은 오후에 와서는 엄마의 저녁까지 

먹여드려서 직원의 일손을 덜어주죠.


자신이 못 오는 날에는 그녀의 동거남이 혼자 와서 

할매의 딸이 하듯이 간식과 저녁까지 먹여드리고는 갑니다.


딸도 하기 힘든 일을 사위도 아니고 

딸의 동거남이 매일 찾아오는 건 대단한 일이죠


자기 부모를 매일 찾아가기도 힘든데 

동거녀의 엄마를 매일 찾아오는 남자를 보면서 


저것이 사랑의 힘인가?”하는 생각도 했었죠.

 

80대 치매 엄마를 찾아오는 60대 딸.

자신도 손녀가 있는 할머니인데도 

매일 저녁 엄마를 찾아와서 두어 시간을 보내죠.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860

내가 만난 오스트리아의효녀


한국의 요양원은 이곳과 달라서 자식들이 

매일 자신의 부모를 방문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대부분의 방이 1인실, 2인실이고


복도에도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많아서

어르신의 가족들이 부담없이 매일 찾아올 수도 있죠.


우리나라의 병원과 비슷한 구조라고 

생각하시면 맞을 거 같아요


우리나라 병원은 아무때나 방문할 수 있죠

(물론 코로나 시대인 지금은 아니지만 말이죠.)




집에서 부모님을 모시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면서 자신의 건강까지 해치기 보다는 


가까운 요양원에 모신 후에 오전이나 오후

매일 시간이 나는 대로 찾아가는 방법이 최상의 방법인데..


가까운 근처에 사는 자식의 방문을 매일 받는다면 


요양원에 사셔도 내 자식에게 버림 받았다는 

느낌은 안 받으시겠죠.


찾아보면 그런 곳이 있겠지만(한국에서는) 일반 요양원보다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곳이어야 가능할 것도 같네요.



제가 한국에서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을 때 

실습을 나갔던 요양원 같은 경우는 


좌식에 한 방에 꽤 많은 어르신들이 함께 사셔서 

가족들이 방문을 하기도 쉽지 않은 구조였거든요


일단 공간 대비 어르신들이 너무 많아서 

집이 좁아 방문객이 올 수도,

 

와도 자신의 부모와 어디가서 

조용하게 이야기 할만한 공간도 없었죠.


내 자식도 먹고 살아야 하니 일을 해야 하는데


자식이 집에 없을 때 혼자 있는 것보다야 

옆에 사람이 있는 것이 좋고


또 혼자 집에 있다가 사고를 당해도 

주변에 아무도 없어 발견하는 시간이 늦어지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죠.


부모를 모시고 살고 싶고

또 자식 곁에서 삶을 마감하고 싶은 


각자의 생각이 현실로 이뤄지기는 

무리가 있는 것이 현대의 가족.


부모님을 모시면서 가족의 건강을 망치고,

가족관계까지 망치는 것보다 


집과 가까운 요양원에 모시고 

가족들이 시간이 나는 대로 찾아 뵙는 것이 



집에 모시면서 서로 싫은 소리 해서 

관계를 망가뜨리는 것보다는 더 건강한 가족의 모습이겠죠.


이런 구조의 요양원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한국의 요양원도 하루 중 아무 때나 혹은 하루 종일 

자신의 부모를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생겨나겠죠.


집에서 모시기 힘든 부모를 근처의 요양원에 모시고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갈 수 있는 이런 곳이 있다면 


요양원에 부모를 모시는 자식들은 부모에게 덜 미안하고

그곳에 사시는 어르신도 매일 찾아오는 자식이 있어 

조금 덜 외로우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런 곳이 한국에도 생기겠지요

아니, 이런 곳이 이미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식들은 덜 미안하고

부모들은 덜 외로운 그런 곳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는 코로나가 우리 곁에서 멀리 떠나길 바라고, 


제 집을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들 댁네에 평안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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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까 2021.01.01 00:16 신고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항상 웃음 넘치는 가정 되시길 일도 잘 풀리고 돈도 많이 버는 한해 될거에요
    답글

    • 후까님도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 덜 받으시고, 건강하게 올한해 보내시길 바래요. 돈은..건강하고 즐겁게 지내면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니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 Favicon of https://gi8park.tistory.com BlogIcon 청품 2021.01.04 21:33 신고

    늦게 나마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좋은 요양원은 한국에도 있지만 돈이
    많이 들죠!
    저는 그런 쪽에 모실 수 있었는데
    첨엔 자식들 많다가 나중 원장수녀님 하시는
    말씀 자식들이 잘 안온다~!
    한국의 부모 박탈감이 더 클거 같습니다
    답글

    • 한국에서도 자식들이 뜸하게 요양원의 부모를 찾아오는데, 여기 오스트리아에서 정말 매일 부모를 찾아오는 자식들 보면 대단하다 싶어요.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1주일에 1회로 방문을 제한하는데, 자기네가 건물내에 못 들어오니 자신의 엄마를 문 앞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서는 한 바퀴 산책하고 다시 문 앞까지 와서 건물 내의 직원이 자신의 엄마를 다시 모셔가라고 연락을 해온답니다. 우리와는 많이 다른 개인적이고 이기적인줄 알았던 이곳사람인데, 효자,효녀가 꽤 많더라구요.

  • 2021.10.15 18:2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요양보호사가 간호사보다 월급을 더 받지는 않을 거 같은데요. 일단 직업교육 자체가 다르고 한국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요양보호사와 간호사의 월급 등급부터 다르답니다. 월급이 올랐다고 했는데 요양보호사는 50유로 간호사는 200유로가 오를 정도로 월급의 차이가 크죠.

      아무리 시설이 좋은 요양원이라고 해도 내 집보다 더 좋은 곳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요양보호사라고 해도 내 엄마를 돌보는 것 처럼 돌봐주는 그런 사람을 찾는 건 힘이 든답니다.

      "요양원에서는 밤마다 수면제를 처방해서 재운다더라"는 말도 있고, 실제로 그런 곳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일하는 곳에서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는 분들이 직접 수면제를 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고, 몇몇 어르신 같은 경우는 저녁에 드시는 약에 수면제가 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다 그렇지는 않구요. 그냥 어르신을 저녁늦게 침대에 모시고 가는 경우가 있죠. 그래야 잠을 푹 주무시니..

      소리 지르시는 경우에 처방하는 약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정말로 심할 때 경우이고 보통은 생약 성분의 물약을 드립니다. 이건 남편이 발목에 금이가서 2달동안 병가로 있을때 심리적으로 힘들다고 해서 한번 복용해보라고 권했는데, 남편은 "전혀 효과가 없다"고 했지만 요양원에서는 불안정하고 소리지르시는 분들에게 이 물약을 드리면 잠시후 조용해지죠. 요양원에서도 무조건 약을 드리기 보다는 잠시 앉아서 대화도 하고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서 어르신의 흥분을 가라앉혀보고 안될 경우 약을 처방하라고 권하고 있죠.

      그리고 어르신들의 피부는 약해서 살짝만 꼭 잡아도 피멍이 든답니다. 병원에서의 주사바늘자국도 온팔뚝의 멍으로 번지기도 하죠. 물론 조심했더라면 안 생겼을테지만 말이죠.

      내가 요양원에서 일하지만 나조차도 "가능한 요양원에는 보내지 마라"고 조언합니다.

      돈받고 하는 일이니 최소한 근무시간 만큼만 성실하게 일해주면 그래도 요양원이 살만한 곳일텐데, 세상에는 근무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인간들이 많지않고, 일만 대충하는것이 아니라 바지에 큰일봤다고 사람들앞에서 모욕을 주면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듯이 일하는 인간들도 있거든요. ㅠㅠ

  • 거기처럼 해주면 2021.10.16 07:13

    정말 좋겠어요. 집에서 보니 불안해 하는 날에는 일반 약국에서 파는 약 정도로 불안정한 게 조절이 되더군요. 너무 쎈 약을 쓸 필요가 없던거죠.
    빠른 답변 감사합니다.
    답글

    • 무조건 약을 쓰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해보고 안될 경우 약을 쓰는 것이 좋죠. 사실 약이라는 것이 몸에 좋은 건 아니니 말이죠. 말씀 하신대로 연세가 드신 분들에게는 약도 한 알이 아닌 반 알 정도 처방할 때도 있습니다. 한 알을 쓰면 너무 독한 경우도 있거든요.

  • 2021.10.27 14:0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한국에도 방문 요양이 있어서 집으로 간병인이 찾아오는 간병인이 있는데,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처럼 시간을 잘라서 집으로 찾아오게 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 요양원에 모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할 수 없지만, 그걸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