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는 1년에 14번 월급을 받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의 월급 12번에,
한 번은 여름 휴가비, 또 한 번은 크리스마스 휴가비.
빠듯한 월급 외에 따로 나오는 여름 휴가비로는
휴가를 갈 수 있고,
크리스마스에 나오는 돈으로는
겨울 휴가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 수 있죠.
1년에 14번의 돈(월급)이 나오는 것은 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부모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연금도 여름휴가비/크리스마스 휴가비도 나온답니다.
1년에 14번의 월급이 나와서 그런 것인지
그외 회사에서 주는 선물(돈?)은 참 짭니다.
몇 년 전에 남편이 마눌한테 20유로(26,000원 상당?) 짜리
상품권을 한 장 내밀었습니다.
남편의 회사로 따지면
오스트리아에서 제법 규모와 지명도가 있고,
한국의 지사에도 몇 백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자동차/기계 계통에서는 나름 지명도가 있는 회사인데..
근무 한 지 꽤 된 직원의 생일 선물로 달랑 20유로라니..
“그래도 20유로는 참 쪼잔하다.“ 했었습니다.
남편 말대로 안 주는 거 보다는 나은 선물이지만!
그런데 쪼잔한 선물은 오스트리아
대부분의 회사가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제가 우리 요양원에서 실습생 시절, (회사에서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우리 병동 책임자에게 20유로짜리 상품권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다들 더 많은 금액을 받는데,
저는 실습생이라 조금 짜게 준 줄 알았습니다.
아! 제가 오래전에 그라츠의 세라믹 난로를
수작업으로 만드는 조그만 개인 회사에 다닐 때는
크리스마스라고 제법 규모가 있게 선물을 줬었습니다.
지금은 잘 생각이 안 나지만,
백 유로 이상은 받은 거 같은데...
이제 정직원이 되고 맞았던 크리스마스.
요양원 어르신들 크리스마스 행사를 마치고
참석이 가능한 직원들은 다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비스므리한) 행사를 마치고
요양원 원장이랑 간호 책임자가 직원들 각각에게 선물을 줬습니다.
아하! 내가 실습생 시절 받았던 20유로짜리 상품권은
실습생이라 적게 준 것이 아니라,
정직원도 다 20유로를 받았었군요.
참 짭니다.^^;
커다란 박스 위에 써진
“We love Teamwork
우리는 팀워크를 사랑합니다."
요양원 일이 팀으로 일을 하니
함께 맞춰서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새는 직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
팀워크가 무지 중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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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가 워낙 커서 기대도 커서
요양원을 나서자마자 얼른 박스부터 열어봤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조금 실망스러운 선물입니다.
“에게~ 이게 뭐야!
그냥 매년 주던 상품권으로 줬으면 좋았을 것을...”
가뜩이나 짐을 늘이면 안 되는데,
왜 이리 큰 플라스틱 샐러드 볼을 주시는지..^^;
선물이 짠건 회사도 요양원 거주민들의 보호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생각 같으면 내 부모를 1년 내내 돌봐준 요양원 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하러 오면 뭔가 묵직한 선물을 준비해서 올 거 같지만...
요양원 거주민의 보호자가 우리 병동의 직원 사무실로
보낸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달랑 감사 인사가 담긴 프린트물 한 장.
선물을 들고 오는 보호자도 많지도 않지만,
크리스마스라고 들어온 선물중 제일 부피가 큰 것은..
200ml짜리 미니 샴페인
12병이 들어있는 박스.
가격으로 따지면 20유로(26,000원?)도
안 될 거 같은 선물을 생색내면서 가지고 왔습니다.
그 외 3유로 정도 가격의 초콜릿 한 두 박스 정도.
감사도 한국에 비해서 규모가 참 소박한 이곳입니다.^^
지난 제 생일 때 요양원에서 받은 선물입니다.
생일 축하한다는 프린트 물과 3유로짜리 초콜릿 한 박스.
참 쪼잔한 선물 준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정성은 담뿍 담아준지라 감사히 받았습니다.
어떤 정성을 담아줬냐구요?
한창 바쁜 오전 시간.
어르신들이 머무는 각 방을 찾아가서 몸을 씻겨드리는 시간!
열심히 화장실에서 어르신과 한참 씨름 중인데
누가 밖에서 부릅니다.
뭔가 싶어서 나가보니 요양원 원장님과 간병 책임자가
날 기다리고 있다가 함께 외칩니다.
“생일 축하해~”
지금 일하는 중인디..^^;
작업(?)이 끝나야 (의료용) 고무장갑을 벗고 손을 소독하는디..
얼떨결에 장갑을 벗고 악수는 했는데,
내가 약간 감기 기운이 있어서 Bussi 부시
(서로의 뺨을 엇갈리게 대고 입으로는 쪽하는 소리를 내는 인사)는
사양을 하니 원장님은 건너뛰는데..
간병 책임자는 부시는 사양했음에도
뺨을 갖다 대서 얼떨결에 부시도 받았습니다.^^;
“내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구먼,
감기 옮을 수도 있는디...”
회사 자체에서 나오는 직원들의
생일 선물은 참 쪼잔하지만,
그것을 전해주는 요양원 관리자의 정성이
보태져서 받으면서 참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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