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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고칠수 없는 너

by 프라우지니 202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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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40여명이 넘은 동료들이었는데.. 

 

누구는 (동료들 간의 문제로) 다른 지점으로 가 버리고

누구는 그만두고, 누구는 은퇴를 해 버렸고!

 

 

그나마 실습생이란 딱지를 달고 일하던 직업 학교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서 정규직으로 입사를 해서 

지금 함께 일하는 직원의 수는 대략 30여명.

 

 

나야 일하러 가는 날이 많지 않으니 

동료들 사이에서 물고 뜯는

속사정은 잘 알지 못하지만,

 

대충 누가 꼴불견이고

누구랑 일하면 피곤 한지는 알고 있죠.

 

 

그 중에 직원들 사이에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간호사. C

 

 

 

 

어떤 인간 형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2020.10.13 -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 네 마음 속의 지옥

 

네 마음 속의 지옥

저는 주 20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직원이라 한 달에 8일 정도만 일을 하러 가서는 하루 종일, 일만 하다가 와서 그런지.. 동료들과 끈끈한 그런 정은 없습니다. 근무하는 날 가서 내가 할 일을 찾

jinny1970.tistory.com

 

그녀와 얽히지 않는 직원들이 하나도 없으니 

동료 직원들이 그녀와 일하는 것이

마냥 편하지는 않을 거 같고!

 

 

남의 속을 긁는 말을 했으면

그냥 모른 척하고 

 

아예 반응을 살피지 않는 것도

편하게 사는 방법 일 텐데..

 

 

C는 자기의 말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또 살피나 봅니다

 

그러니 C도 그녀와 불편한 관계인 직원들도 

편할 수 만은 없는 근무죠.

 

 

인간 관계라는 것이 누구 하나가 이해한다고 해서 

서로 간에 얽힌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죠

 

문제를 해결하려면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해야 풀어질 텐데..

 

아무리 봐도 C는 대화로

풀어내기는 힘든 인간형.

 

 

나야 출근을 가끔 하고

C랑 근무하는 날이 많지 않으니 

 

그녀가 얼마나 진상인 줄은 

동료들 사이에서 도는 이야기로

대충만 알고 있었습니다.

 

 

간호사인 C는 공공연하게

요양보호사들 동료 앞에서 

자신이 상사인양 행동하고

모든 걸 자기가 알아야 하고

 

보고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걸 나도 겪었으니

모르는 건 아니고..

 

 

 

www.pixabay.com

 

C와 같이 같은 반에서 3년 동안

간호사 직업 교육을 받은 후에 

우리 요양원에 정직원이 된

간호사 A의 말을 들어보면 

 

C는 직업 교육을 받는 동안에도

같은 반 사람들이랑 

문제들이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결론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하고만

상대한다는 이야기인데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다 내 입맛에 맞지는 않죠.

 

 

아니꼽고 더러워도 내가 참아야 할 때도 있고

따져봐도 어차피 대화가 안 되니 

 

그래, 너 잘났다!”하고 

피하는 것이 더 현명할 때도 있죠.

 

 

그날은 제가 C와 같이 근무하는 날이었네요

 

근무에 들어가면서 손목시계를 풀어서 

주머니에 넣는 나를 보고는 C가 하는 말!

 

당연히 그래야지.”

 

이걸 칭찬이라고 나에게 하는 것인지.. 

 

나는 그녀보다 나이도 많고

또 그녀보다 근무도 더 오래 한

어떻게 보면 선배 뻘인데.

 

 

근무 중에 시계나 반지 등을 착용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반지나 시계를 차고 근무를 합니다.

 

 

 

 

 

어르신들을 만지는 일을 하지 않는 간호사들은 

시계까지는 봐준다고 해도 

 

수시로 손을 소독하는 요양보호사들은

반지를 안 끼는 것이 좋지만 

몇몇은 그냥 끼고 근무를 하죠.

 

 

근무중에 시계나 반지를 끼지 않는 것이

옳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나보다 더 선배들에게 그런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들 알아서 할 테니 말이죠.

 

 

아직 초보 직원이던 남미 출신 아낙의 손가락에 

반지를 낀 상태로 일하는 것을 보고 

지나가듯이 말을 해준 적은 있습니다.

 

근무 중에는 가능한 반지는 끼지마

중간에 이물질이 끼면 소독을 해도
거기까지 소독이 안되는 경우도 있으니
……”

 

 

이렇게까지 말을 해 줬는데도 반지를 계속 끼고 

근무하는 건 그녀의 선택이니 나 뒀죠.

 

선배들도 반지를 끼고 근무하는 이가 많으니 

내 말은 무시를 하는 거 같았습니다.

 

 

근무중 손목시계나 반지를 끼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꼭 빼라!”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으니 

눈치껏 끼고 근무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제 생각이죠.

 

 

그래서 근무에 들어가면서 손목시계를 빼서

주머니에 넣는 내 행동에 대해 

 

C는 칭찬이라고 말을 한 모양인데

 

 

 

 

나는 그녀에게 칭찬 받을 나이도, 짠밥도 아니어서 

살짝 기분이 나빴습니다만,

 

너는 내 상사가 아니야

내가 시계를 빼고 말고에 대해서
네가 상관할 일은 아니야
.”

 

이런 말을 하려다 순간 참았습니다

 

별로 중요한 말도 아닌데 했다가

괜히 C랑 한바탕 할 거 같아서 말이죠.

 

 

그날 오전 중에 요양원에 사시는 분중 한 분이 

사무실로 전동휠체어를 타고 왔습니다

 

젊어야 70대이고 대부분은 90을 바라보고 계신

어르신들의 연령대를 보자면 

 

아직 너무 어린 60대 초반의 입주민.

 

온몸의 근육이 약해지는 병이라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나이 상으로 보자면 요양원이 아닌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집으로 가는 것이 맞을 거 같은 남성.

 

 

요양원에 살기에는 나이도 어리고

거기에 툭하면 요양원 원장한테 가서

요양원에 살면서 못마땅한 점을 시시콜콜 따져 대는

우리 요양원 대표 불만러

 

 

 

 

코로나 바이러스 초기에는

요양원의 방문객 통제에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통제해서 

 

건물 안에서 꼼짝 마라 상태였죠.

 

 

이때도 이 불만러라 거의 매일

요양원 원장을 들들 볶은 덕에 

 

담배를 피우시는 몇몇 어르신과 불만러는 

뒷마당에 나가서 상쾌한 공기라도 마실 수 있었죠.

 

 

불만러를 좋아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싫은 티를 내지는 않죠.

 

 

바쁜 오전 시간 불만러가 전동 휠체어를 타고는

사무실 앞까지 와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C에게 한마디 합니다.

 

 

오늘 아침에 슬라이스 치즈 나오는 날 아니었어요?”

 

그건 담당자한테 물어보세요.”

 

담당자가 누군데요?”

 

언제나 그렇듯이 하임()힐페(도우미) M이에요.”

 

“……”

 

 

 

www.pixabay.com

 

둘의 대화를 들어보면 불만러는 

아침 메뉴에 나왔던 치즈를 달라고 온 것인데

 

냉장고에 있는 걸 그냥 주면 될 것을 

C내 일이 아니니 딴데 가서 알아봐한 거죠.

 

 

마침 15분간의 휴식 시간에 간식을 먹으려고 

사무실로 들어오던 나와 다른 직원들도

이 둘의 대화를 들으면서 

 

서로 황당한 얼굴로 쳐다봤습니다.

 

 

불만러는 C와의 대화를 마치고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는 자기 방쪽으로 가는 걸 보고는 

 

제가 얼른 냉장고의 치즈를 꺼내 들고 

아직 복도를 달리고 있는 그를 불러 세웠습니다.

 

“XX, 치즈 달라고 오셨던 거죠?”

 

그가 원하는 대로 치즈 몇 장을

그가 가져왔던 용기에 담아주니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사라집니다.

 

 

불만러가 원한 것은 치즈 몇 장이었는데

C는 자기 일이 아니라고

동문서답을 해서 돌려 보냈던 거죠.

 

 

 

 

아침 식사에 슬라이스 치즈가 나오는 날인데

모든 사람이 다 치즈를 먹는 것이 아니니 

 

도우미 M이 그냥 지나쳤던 모양인데

그 일은 도우미 일이니 가서 알아보라고 한 거죠.

 

 

하임힐페(도우미) 는 아프리카에서 온 20대 아낙입니다

 

도우미는 간호사나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과는

다른 일을 하지만

 

그 일을 간호사나 요양보호사가 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건 아닙니다.

 

같은 소소한 일이라고 해도 현지인 직원이 했으면 

별 문제없이 지나치는 일인데

 

외국인 직원이라면

항상 거기에서 말이 나오죠.

 

 

그러니 아침에 자기한테 슬라이스 치즈를 안 줬다고 

 

불만러는 바로 원장한테 바로 달려가서

도우미 M의 불성실한 근무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도 있는 문제.

 

 

 

www.pixabay.com

 

우리는 팀으로 일을 하니,

간호사도 요양보호사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일손이 바쁠 때는

서로 도와주기도 하는 일인데..

 

 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냉장고에 있는 

슬라이스 치즈 몇 개를 꺼내 줄

1~2분의 시간이 없었던 것인지..

 

 

자신은 왕따이고,

전 직원이 다 자기만 미워해서

 힘들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는 간호사 C.

 

 

그날 C를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이야기를 해 준다고 해서 

고쳐질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자기 생각처럼 우리 팀에서

간호사가 가장 상위의 직업 군이니 

자기가 상사라고 생각한다면..

 

(자기 생각에 자기 부하 직원이 되는 최 하위 그룹인

 

도우미가 하지 못한 일을 상사인

자기가 보듬어주어도 좋았을 일인데..

 

 

그녀는 우리 팀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간호사이니 

요양보호사, 도우미등은 자기 아래의 직원인 거죠

 

 

 

 

그러니 자기 아래 직원의 일을 

자기가 하면 큰일이 나는 거죠.

 

 

직원들의 상사가 된다는 건 

단순히 부하 직원을 부리는 위치가 아니라 

 

직원들이 제대로 하지 못한 일도 말없이 처리 해 주고 

보듬어 줘야 하는 위치인데……

 

 

그녀는 상사로서 의 자기 위치와 

부하 사람들의 존경만 필요한 모양입니다.

 

 

간호사가 하는 일이 요양보호사나 도우미가 하는 일과는 다르고

월급도 더 받지만

 

그렇다고 어느 직업 군이 제일 상위에 있다고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간호사 중 어느 누구도

아니 우리 요양원 (간호사 출신)원장이나

(간호사 출신) 인사 부장,

 

심지어 우리 병동의 (간호사 출신)책임자도 

직원들에게 나는 너희의 상사라고

말하지 않고, 티도 내지 않는데

 

유난스러운 우리 병동의 

새내기 간호사의 대장 놀이

 

 

 

 

 

여러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는

직선적으로 말을 해서 

그 직원을 동료들 앞에서 면박/창피를 주고는 

 

나중에 뒤로 와서는 

혹시 내가 실수한 말이 있다면

네가 이해해라!”는 식으로 말을 한다는 그녀.

 

 

동료들 앞에서 면박을 줬으면 사과도 

동료들 앞에서 했으면 더 좋을 것을..

 

 

처음에는 그녀의 그런 성격을 누군가 말을 해주면 

고쳐질 거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내가 오늘 본 그녀의 행동을 보면서 

그녀는 누가 말을 해준다고

고쳐질 성격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오늘도 그녀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대부분은 사람은 진실해야 한다는 종류이고!

 

 

 

 

오늘은 그녀가 평소와는 조금 다른 것을 포스팅했네요.

 

 

왜 나는 나를 돕지 않는 다른 사람들 돕냐고

왜냐하면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니까!”

 

 

내가 아는 그녀는 동료를 돕는

스타일은 아닌데……

 

 

타인에 눈에 비친 그녀와 자신이 생각하는 

그녀 사이의 차이가 엄청 나다는 걸

그녀는 평생 모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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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가을 날 안개 속의 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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