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힘든 시간들

by 프라우지니 2016. 12. 3.
반응형

 

요즘은 제가 나이를 먹고 있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쪼매 젊을 때는 저녁에 잠들면 아침에 깰 때까지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잠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새벽에 화장실에 볼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깹니다.

깨서는 다시 시간을 확인하고 또 잠자리에 들죠.

 

아! 또 있네요.

저녁에 잠을 잘 때 엄청시리 까칠해 집니다.

 

저보다 조금 늦게 잠을 자는 남편에게 이런저런 요구사항을 이야기 합니다.

 

“전등은 끄고, 책상 스탠드 켜고, TV는 헤드셋으로 소리 듣고..”

 

그리고 마눌은 번쩍이는 TV화면 때문에 안대를 하고서야 잠자리에 듭니다.

 

마눌은 항상 자정에 잠들어서 새벽 6시에 일어나야 하는 일상이므로,

잠이 부족하니 마눌이 짜증스럽게 말해도 남편은 다 들어주는 편입니다.

 

요 며칠 저나 남편이나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족한 잠 때문에 항상 날카로운 마눌은 마눌대로,

멀쩡하던 몸 중에 다리 하나에 깁스를 하고 있는 남편은 남편대로.

 

 

오스트리아에서 골절은 어르신들이 주요고객인데.. 남편이 할매들과 나란히 진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눌은 없는 시간에 시험공부까지 해야 하니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남편은 다친 다리 때문에 우울해하고, 시간이 많다보니 밤낮이 바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마눌이 잠을 자는 새벽에 남편은 목발을 짚고서 방안을 오락가락합니다.^^;

조용해도 새벽에 한두 번 깨는데, 남편까지 등장하시니 잠을 제대로 못자는 상황인거죠.^^;

 

정말 이럴 때는 우리가 임시라고해도 단칸방에 사는 것이 싫습니다.

내 직업교육이 아니었다면 린츠에 오지 않았을 테고..

그랬다면 이렇게 좁아터진 단칸방생활을 안 했을 텐데..

 

요새는 왜 그리 우리가 살던 그라츠 집이 그리운 것인지...^^;

남편은 거실서 TV나 노트북과 시간을 보내고, 마눌은 주방에서 노트북과 시간을 보내다가..

졸린 사람이 알아서 조용한 침실에 들어가서 잠을 잤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죠.

우리는 지금 호텔에서 살고 있거든요.^^;

 

뭐래? 하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584

호텔된 우리 방

 

단칸방도 생각을 바꾸면 호텔이 된다고 하지만..

 

TV 때문에 방안이 환하고, 노트북 자판치는 소리가 들리다가, 남편이 목발을 짚고 방안을 오락가락하는 소리가 들리면, 우리 방이 호텔에서 단번에 단칸방으로 변합니다.^^;

 

거기에 시험이라도 봐야하는 상황이면 제가 잠을 줄어야 하는데,

줄인 잠도 남편 때문에 제대로 못자니 정말로 제정신이 아닌거죠.^^;

 

하지만 남편에게 화를 낼 수도 없습니다.

남편 또한 갑자기 (6주짜리)장애인이 되어버린지라 본인 또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거든요.

 

마눌은 마눌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힘든 상태에서 오늘 시험 하나를 해치웠습니다.

 

내가 전업주부 혹은 시간제 알바나 하는 아낙이라면 아픈 남편을 풀타임으로 간호하겠지만,

지금은 이틀은 요양원에 가야하고, 이틀은 학교를 가면서 시험까지 봐야하는 아낙인지라...

 

남편의 간호라고 해 봐야 아침 차려주고, 남편이 간식으로 먹을 과일을 준비 해 주고!

저녁에 와서 다시 남편의 저녁을 차려주는 것밖에는 하지 못합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마눌은 남편에게 위로보다는 짜증을 냅니다.

남편은 아파서 힘들고, 마눌의 위로를 받지 못해서, 마눌이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힘들 텐데..

 

우리부부에게 힘든 시간이 어서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빨리 1월이 와서 남편이 깁스를 벗었으면 좋겠고!

빨리 2월이 와서 저에게 길고 길었던 2년의 직업교육을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 생긴 내 가방  (19) 2016.12.31
남편과 협상하는 방법  (14) 2016.12.16
남편의 고지식한 행동  (19) 2016.12.13
가끔은 마음에 안 드는 남편  (14) 2016.12.12
슬슬 시작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쇼핑, 향수  (12) 2016.12.06
남편이 돌아왔다.  (23) 2016.12.01
남편의 귀여운 거짓말  (8) 2016.11.23
바빴던 나의 3박4일  (16) 2016.11.21
남편이 출장간 사이 사골국.  (12) 2016.11.20
매번 응하지 못하는 초대  (9) 2016.11.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