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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돌아왔다.

by 프라우지니 2016.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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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 돌아왔습니다.^^

 

스트레스 왕창 받는 시험을 하나 끝내고 나니 속이 후련한 것이..

"앗싸~ 오늘은 글을 쓰면서 저녁을 보내도 되겠구나!"싶어서 신이 났습니다.

 

제가 시험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에 우리 집에는 아주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시험공부에 실습까지 가야해서 시간이 부족함에도 제가 따로 해야 할 일도 있었고 말이죠.^^

 

자! 이제 제가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우리 집 일을 공개합니다.^^

 

남편은 1주일을 꼭 채운 러시아출장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제가 있고 남편이 비행기를 타고 오고가는 상황이 되니 매번 남편의 전화를 기다립니다.

 

"비행기는 별 사고 없이 활주로에 잘 내렸는지.."

 

남편이 돌아오는 화요일은 요양원 실습하는 날이었지만, 오후에 잠시 짬을 내서 남편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었습니다. 이미 비엔나에 도착했을 시간임에도 전화를 받지 않는 남편!

 

한 시간쯤 지나서 다시 전화를 하니 비엔나에서 린츠로 이동 중이라는 남편!

 

공항에 내리면 "잘 내렸다는 문자하나 날려라"는 마눌의 충고(?)을 씹어 드신 남편에게 제가 한 첫마디!

 

"죽는다! 문자 보내라는 했는데 조용하지?"

"지금 택시타고 가는 중이야."

"어? 택시? 차는 어쩌고? 무슨 일인데?"

"내가 다쳐서 지금 택시타고 집에 가는 중이야. 당신 지금 간호조무사지.

당신이 간호하면 되겠다."

 

 

헉^^; 아니 건강하게 출장 갔던 남편이 다쳐서 왔다니..

 

자동차테스트를 자신이 직접타고 한 것도 아닌텐디... (네, 남편은 러시아에 자동차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장착한 "윈터(겨울) 테스트"를 하러 갔었습니다.)

 

아직 퇴근하려면 시간이 남은지라 바로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엄마, 당신아들 지금 다쳐서 택시타고 집에 오는 중이라고 하니까, 창밖을 보고 계시다가 택시에서 내리면 엄마가 좀 도와주세요. 제가 지금 못 가니까 엄마가 수고 좀 해주세요."

 

남편이 다쳐서 온다니 그때부터 퇴근할 때 까지 마음이 조급했습니다.

 

얼마나 다쳤는데, 비엔나 공항에 주차 해 놓은 차를 못가지고 오는 것인지..

 

아님 함께 간 직원이 차를 몰고 남편은 그 옆에 앉아서 오고 있는 것인지..

 

시간은 흘러 얼른 퇴근을 해보니 남편은 아직 도착 전입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 30여분 기다리니 남편의 차가 들어옵니다.

 

"뭐시여? 택시타고 온다며?"

 

얼른 밖에 나가서 보니 남편이 차에서 내리고 있습니다.

 

"뭐시여? 다쳤다며? 택시 탔다며?"

"당신이 죽인다며? 그래서..."

"그래서 다쳤다고 뻥을 쳤남?"

"아니야, 다치긴 했어."

 

 

절룩거리면서 짐을 챙겨서 방에 들어온 남편!

얼른 다리를 확인하니 발가락부분에 멍이 들어있고, 발목도 심하게 부어있습니다.

 

이틀 전에 (자동차)테스트 가는 빙판길에서 미끄러졌는데 거기는 병원이 없어서 안 갔다니..

 

정말 병원이 없지는 않았을 테고, 가서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야할 일이 있는데, 병원 가서 누워있을 상황도 아니고, 발목이 붓기는 했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뼈가 부러진 거 같지는 않아서 절룩거리면서도 이틀 동안 일을 했던 모양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함께 병원에 가주고 싶지만 저는 다음날 학교에 가야할 학생신분이므로..

 

"내 가정의에 가봐! 거기는 예약 없이 온 순서대로 진료를 해주니까 꼭 가봐!

당신은 뼈는 이상 없는 거 같다고 하지만, 일단 엑스레이부터 찍겠다고 하고!"

 

몸은 학교에 가있지만, 걱정은 되는지라 남편에게 쉬는 시간에 전화를 자주했었습니다.

 

"어디야?"

"지금 엑스레이 찍고 나왔어."

 

 

 

 

다시 집에서 만난 남편!

 

병원 가서 엑스레이 찍고 바로 깁스를 했다고 합니다.

 

갈 때는 절룩거리면서도 자신이 차를 몰고 갔었는데, 올 때는 깁스한 뒤에 구급차를 타고 왔고, 병원주차장에 두고 온 남편의 차는 시아빠가 나중에 가서 몰고 오셨다고 합니다.

 

남편의 발을 보니 짜증이 확 올라왔습니다.

 

"바보냐? 뼈가 부러졌는데도 그걸 몰라? 조치를 바로 해야 하는데 그 다리를 해서 이틀 동안 일을 했고, 비엔나에서 집까지 차를 몰고 그러고 다녔어?" 안 아팠어?"

 

원래 남편이 아파도 아프다는 내색 없이 혼자서 약을 먹는 타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6주 동안 깁스를 하고 있으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크리스마스도 새해도 남편의 깁스와 함께 지내게 되지 싶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그라츠에 가서 친구들을 만난다는 남편의 계획도 없었던 일로 되고 말았습니다.

 

며칠째 집에만 있는 남편이 너무 우울해 하는 거 같아서 어제는 격려차원에서 한마디 했습니다.

 

"그래도 다리 다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해.

더 크게 다칠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에서 마무리가 됐잖아. 알았지?"

 

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남편이 더 크게 다칠 수도 있었고, 더 불행한 상황일수도 있었을 텐데..

다리를 다치기는 했지만, 남편이 돌아와서 내 옆에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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