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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가끔은 마음에 안 드는 남편

by 프라우지니 2016.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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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남편이 아주 쪼잔 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왕에 사는 거 조금 더 넉넉하게 사오고,

이왕에 쓰는 마음 조금 더 쓰면 좋겠는데..하는 마음에 말이죠.

 

남편이 러시아 출장을 간다고 준비할 때 은근히 선물타령을 했었습니다.

시부모님이 다 계신데도 말을 했었구요.

 

이 이야기는 남편의 첫번째 출장 이야기입니다.

 

남편은 두번째 출장에서 골절사고를 당해서..

지금은 깁스하고 안방마님으로 들어앉아있습니다.^^;

 

 

“남편, 러시아에서 돌아올 때 선물 잊으면 안 돼! 부모님 것도 잊지 마!”

 

사오란다고 진짜로 뭘 사올꺼라고 기대도 안하지만 일단 “선물”타령을 줄기차게 했습니다.

자꾸 들어야 기억을 할 거 같아서 말이죠.

 

원래 남편은 뭘 사들고 다니는데 인색한 편입니다.

받기 부담스러운 선물보다는 받기는 했는데 차라리 주지 말지..한 것도 가끔 하죠.^^;

 

그래서 지난번 출장에서 가져온 선물은 그나마 귀여운 편입니다.

 

어떤 건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626

출장 갔던 남편의 깜짝 선물

 

남편이 러시아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은 주일날 저녁 이였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가방에는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들어있었죠.

마눌이 노래 불렀던 것처럼 남편은 정말로 가족들의 선물을 사왔습니다.^^

 

아빠는 크랜베리가 들어있다는 러시아산 보드카.

엄마와 마눌 그리고 여동생 몫으로는 러시아산 초콜릿.

 

 

 

 

마눌 몫으로 떨어진 초콜릿 박스.

 

마눌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걸 알면서도 왜 이런걸 사오는 것인지...^^;

그래도 사오니 감사해야죠.^^

 

주일날 저녁에는 시아버지의 형제분(형님분 내외와 동생분)들이 오셔서 카드놀이를 하시는데..

 

남편은 사온 시아버지 선물인 보드카만 달랑 한 병 들고는 그곳으로 가서 출장을 다녀왔다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엄마 몫으로 초콜릿 박스를 드렸고요.

 

이곳의 문화가 그렇습니다.

내가 받은 선물이지만, 여럿이 있음 뜯어서 나눠먹지 않습니다.

(모르죠! 우리집만 그런지도...^^;)

 

남편이 드린 보드카나 초콜릿을 그 자리에서 뜯어서 여러분이 나눠먹음 좋겠구먼..^^;

 

 

우리 방으로 돌아와서는 한마디 했습니다.

 

“인간아~ 이왕에 사오는 거 초콜릿 좀 여유롭게 사와서 매주 일요일에 카드놀이 하러 오시는 삼촌들 하고 나눠 드실 수 있게 했음 좋잖아. 그게 뭐냐?”

“선물 갖다드렸잖아.”

“그건 아빠랑 엄마 몫이지. 그걸 나눠드시라고 할 수는 없잖아.”

“....”

“그리고 삼촌(아버지 형님)은 매년 우리한테까지 구운 생선을 주시는데 그렇게 인정 없게 행동하고 싶냐?”

“....”

“내 초콜릿 갖다드릴래, 함께 드시라고!”

“하지만 그건 당신 몫이잖아.”

 

마눌 몫을 갖다드리는 건 싫은지 남편이 싫은 티를 냅니다.

 

사실 내 몫은 남편이 다 먹을 요량인지라 그걸 갖다드린다니 마음에 안 드는 거죠.

 

얼른 초콜릿 포장을 뜯어서 남편에게 디밀었습니다.

 

“자, 두 개만 꺼내서 먹어. 나머지는 삼촌들이랑 나눠드시라고 갖다드릴래!”

 

자기가 사온 마눌 선물인데 마눌이 하나도 안 먹는 건 마음에 걸리는지 저한테도 먹으라고 재촉을 합니다. 얼른 저도 초콜릿을 하나 들어 입 속에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얼른 초콜릿 박스를 들고 시부모님 건물로 넘어갔죠.

카드놀이 하시는 시아버지와 삼촌들 앞에 내려놨습니다.

 

“이거 테오가 러시아 출장에서 사온 건데 카드놀이 하시면서 드세요.”

 

초콜릿을 하나씩 꺼내 가시면서 모든 분들이 감사하다고 웃으셨습니다.

 

이분들이 하시는 감사의 인사와 웃으시는 모습을 남편도 봤다면..

내 몫이라고 내가 안고 혼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더 행복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마음 씀씀이 쪼잔한 남편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넉넉한 마음을 가질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교육을 시키면 언젠가는 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교육자(=마눌?)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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