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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의 고지식한 행동

by 프라우지니 2016.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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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나보다 15개월 연하임에도 하는 행동들을 보자면...

 

보통은 아빠 같고, 아주 가끔은 누나(=마눌)를 심하게 귀찮게 구는 귀여운 남동생 같은데,

가끔씩 할아버지처럼 고지식한 행동들도 아주 곧잘 합니다.

 

좋게 말하자면 "매너"가 있는 것인데, 남들은 다 하는 행동을 자신은 안하는 것을 보면은 아주 고지식한 면이 심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적당히 해도 티가 안 나는 것을...왜 그러는 것인지!

 

 

자! 이제 상황을 보시고, 판단 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편이 하는 행동이 맞다는 것은 알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고지식이 되는 거죠.^^;

 

 

 

올 여름 이야기입니다.^^;

 

남편과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젤 큰 호수인 Attersee 아터쎄(아터 호수)에 보트를 타러 갔다가 집을 돌아오는 길,

 

저녁을 먹지 못한지라 배는 출출하고 해서 집에 오는 길에 있는 IKEA이케아에 잠시 들렸습니다.

 

이케아는 저녁 9시까지 영업을 하고, 1.50유로면 핫도그 & (무한리필)음료 세트를 먹을 수 있는지라 이곳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이케아에 가서 남편은 앉혀놓고 마눌이 자기 맘대로 고른 메뉴는 이렇습니다.

 

핫도그&음료 세트, 프랑크푸르터 세트 (소시지 2개에 센멜빵) 그리고 감자튀김.

가격은 1.50유로, 2유로, 1유로 합이 4.50유로, 저렴한 저녁 한 끼죠!^^

 

"남편, 당신은 소시지 2개랑 센멜 먹어. 나는 핫도그 먹을께!"

"음료수는 왜 하나야?"

"음료수는 무한리필이나 같이 마시면 되지 뭐!"

 

사실 음료를 따로 주문하면 1유로인지라 세트에 딸려 나온 음료를 같이 마시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둘이 와서는 핫도그&음료 세트(1.50유로)와 핫도그 추가(70센트) 해서 같이 먹습니다.

 

다들 이렇게 먹는데, 남편은 우리가 음식을 먹는 내내 음료에는 입을 대지 않았습니다.

 

음식을 먹고 나오면서 종이컵에 다시 음료를 채워서 밖에 가지고 나온 후에 남편에게 내밀었습니다.

 

밖에 나와서야 남편은 마눌이 내미는 종이컵을 받아들고는 그 안에 있는 음료를 단번에 다 마셨습니다.

 

"왜 그래? 그냥 먹을 때 같이 마시면 되잖아. 누가 컵 하나로 둘이 먹는다고 뭐라고 하남?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마시잖아."

"...."

 

남편의 행동이 옳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럴 때는 참 고지식한 양반으로 보입니다.^^;

 

 

 

 

남편과 함께 갔던 주말 동네 쇼핑몰.

 

출출한 마눌이 남편 손을 끌고 간곳은 햄버거집 "버거리스타"

무한리필 음료에 푸짐한 감자튀김이 나오는 버거세트 가격은 6.50유로.

 

제일 작은 버거 3.5유로에 감자튀김&무한리필 음료가 3유로!

 

조금 큰 버거(6유로)를 고르면 같이 나온 감자튀김을 다 먹을 수가 없는지라..

다 먹으려면 젤 저렴한 버거 세트가 여성에게는 딱입니다.^^

 

"내가 쏠게, 당신도 먹을꺼지?"

"나는 안 먹어."

"그래놓고 또 내꺼 뺏어먹으려고 그러지?"

"안 먹어!"

 

말은 이렇게 해놓고 마눌 것을 뺏어먹을 거라는 건 살아온 세월이 있는지라 자알 알죠!^^;

 

그래서 마눌은 음식이 나오면 남편 앞으로 밀어줍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하죠!

 

"많이 먹으면 살찌는데, 조금 먹으면 나도 좋지 뭐!"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나는 햄버거를, 남편은 감자튀김을 먹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무한리필 음료수이니 이것도 사이좋게 나눠먹으면 좋으련만...

 

남편은 감자튀김은 먹으면서도 마눌이 밀어주는 음료수는 내내 사양을 했습니다.

 

컵 하나는 원래 한사람만 먹어야 한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다른 테이블에도 보면 둘이 와서 음료수 하나를 사이좋게 나눠먹고..) 무한리필이라고는 하지만 한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도 두세 번 정도의 리필이니, 둘이 먹어도 그 정도의 용량만 갖다먹으면 상관이 없을 거 같은데...

 

남편의 생각은 컵 하나는 한 사람용이니 그 사람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햄버거집의 음료수 컵은 종이컵이 아닌지라 음료수를 가지고 나오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쇼핑몰 내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홍보용 탄산음료를 받아서 남편에게 내밀었습니다.

 

이번에도 남편은 그 음료수를 단번에 받아서 마셨죠.

 

"왜 그래? 남들도 다 두 사람이 컵 하나로 마시는데, 햄버거 집에서 감자튀김 먹을 때 같이 마시면 좋았잖아. 그리고 둘이 마신다고 해서 열댓번 갖다 마시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가 마실 분량인 두세 번 정도를 갖다  함께 마시는데,.."

"...."

 

남편은 마눌의 핀잔에도 별말을 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기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안 할뿐이죠.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면서 적당히 타협하면 될 거 같은데...

매번 이런 행동을 하는 남편을 보면 참 고지식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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