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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2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169-Mokihinui Gorge Track 모키히누이 고지트랙

by 프라우지니 201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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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낚시 외에도 트랙킹을 좋아합니다.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는 드물기는 하지만 산악자전거도 타러 다녔고요.


마눌은 산을 기어올라서 가야하는 등산(힘든 정도)은 별로지만..

뉴질랜드에서 말하는 트랙킹은 군말없이 따라다닙니다.


이곳에서 말하는 트랙킹은 우리나라의 등산개념이 아니라..

산골짜기를 따라서 걷는 정도거든요.

 

물론 약간의 경사도는 있지만..

그래도 땀 뻘뻘 흘리고 올라가야 하는 등산정도는 아닙니다.


목키누이 캠핑장 주방에 걸려있는 근처의 여러 가지 트랙킹코스 안내를 남편이 봤습니다.

 

 

 

Giant Rimu 30min-카라메아의 커다란 리무나무 보러 갔었고..


Fenian Creek  1 1/2 Hrs-페니안 트랙도 갔었고..


Lake Hanlon 60min-여기 오는길에 들렸던 Lake Hanlon한론(런)호수도 나와있고..

(근디..호수는 왕복이 20분도 안 걸리는디..왠 60분? 엉터리군!)


Mokihinui Girge Track-모키히누이 고지트랙! 시간이 안 나왔다..^^;


Gentle Annie 30min-젠틀애니 트랙 (앞으로 보시게 됩니다.)

Chasem Creek 15min-캐즘 크릭 (앞으로 보시게 됩니다.)

Charming Creek 3Hrs-차밍크릭 (앞으로 보시게 됩니다.)


원래 예정에 없었는데...

남편이 목키누이 고지트랙을 가자고 합니다.


차밍크릭은  가이드북에서 추천하는 것이여서 갈 생각을 했었고..

젠틀애니, 캐즘크릭은 시간이 별로 안 걸리니 상관이 없는디..

 

목키누이 고지트랙은 만만치 않아 보이는 거리입니다.^^;

 

 

남편이 가자고 강하게 나오는 이유는..


나중에 지도를 보고 알았습니다.

목키누이 고지트랙은 목키누이강을 따라서 이어지더군요.


낚시꾼이 강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낚시인거죠!

 

 

차 아끼는 남편에게 중요한 정보입니다.


여기 이후로는 이 지방 단체에서 닦은 길이 아니므로..

“달리다가 차가 고장 나는 것은 니가 알아서 하세요!”

(길에서 나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는거죠!)

 

 

얼마나 더 걸어야 트랙이 시작되는지도 모르면서..

일단은 차는 안내문이 있는 지점에 두고 걸어갑니다.^^;

(한 시간을 비포장 도로 길을 걸어가서야 트랙의 출발지를 만났습니다.^^;)


남편이 이곳에 온 목적인 낚시대는 손에 꼭 쥐고 갑니다.^^

 

 

트랙의 출발지쯤에 오니 목키누이강과 만나는 지점입니다.

자! 일단 강을 만났으니 얼른 낚시대를 던져봅니다.


목키누이 강 하류에서는 송어잡이 성적이 나쁘지 않았으니..

이제 상류에서 성적이 좋으면..

 

“목키누이 강 내 손 안에 있소이다~” 가 되는 거죠!

 

낚시대 한번 던지기 시작하면 절대 멈추지 못하는 남편!

 

마눌의 잔소리에..

30여분의 낚시를 멈추고 트랙을 갑니다.

 

 

 뉴질랜드의 가이드 책을 보면..

여러 종류 트랙킹의 난이도도 함께 나와 있습니다.


“난이도가 꽤 높다” 는 말은..

트랙킹 중에 수시로 양말과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얘기로 해석하시면 맞습니다.^^

물론 물의 높낮이는 수시로 달라지지만 말이죠!


목키누이 고지 트랙도 양말을 몇 번 벗어야 했습니다.^^

 

 

남편이 지도상으로 봤을 때는..

강 옆으로 난 트랙이 맞는데..

그래서 이 트랙을 오겠다고 우겼었는데..

 

 

바로 옆에 있는 강은 저~ 아래 있습니다.

 

트랙을 이동하는 중에 저 강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이빙 뿐입니다.^^;


강이 몇백미터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는 얘기인거죠!

 

 

비가 심하게 온지가 얼마 안 되서인지, 트랙은 난리가 아닙니다.


이 길도 씩씩하게 앞서서 가는 남편!


트랙의 중간 어느 지점에 가면 지대가 낮아지면서 강이랑 만나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지나가는 산악자전거 아저씨한테 듣고는 열심히 갑니다.

(모키누이 고지트랙은 산악자전거로도 가능합니다.)

 

 

발이 쑥쑥 빠지는 진흙탕길도 잘 왔는디..

이 작은 개울은 만만치 않은 곳입니다.


묶여있는 줄을 잡고서 젖는 바위에 발을 디뎠다가는..

발라당 자빠져서 머리가 깨질 수도 있는 환경입니다.


물의 깊이도 꽤 있어서리..

허벅지까지 젖어야 할 거 같고..

출발할 때 3시간까지만 걷고 다시 돌아가자(왕복6시간) 였고..

결국 이 냇가(보다는 큰 규모)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나중에 캠핑장 관리인 할배한테 우리가 갔던 냇가의 밧줄이랑 말씀드렸더니만..


“아! 거기? 거기서 사람이 죽었었는데...”

“아니, 어떻게 산골짜기 냇가에서 사람이 죽어요?”

“어어~ 술 취해서 그곳을 지나다가 쳐박혀서 죽었어..”

하긴 술 취해서 시골 밤길 가다가 논두렁에 넘어졌는데..

일어날 수가 없어서 숨 막혀서 죽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기는 합니다.

술이 웬수 인거죠!


사람까지 죽은 냇가라고 생각하니..

젖는 돌 잘못 디뎌서 정말 머리가 깨졌을 수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원래 사람이 죽은 자리에는 그 영혼이 못 떠나고서 다른 영혼을 불러들인다죠?

아닌가요? 교통사고 만인가요?

 

 

꼭 6시간을 채우고서야 저희는 처음의 출발지로 돌아 왔습니다.


낚시를 하기는 했지만..

남편은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트랙킹을 하는 동안에 봤던..

“물의 깊이에 따라서 오묘하게 색이 달라지는 목키누이 강”을 몇 시간 본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고 합니다.^^


행복은 꼭 뭔가를 취해야 느낄 수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하긴.. 

고기를 잡았다면 행복+성취감까지 느낄 뻔 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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