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9월 초순에
2주 휴가를 냈었습니다.
보통 9월이면 여름이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유럽은 9월까지
쭉 여름 날씨라 여름휴가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기간이죠.
우리부부는 매년 여름휴가는
성수기가 약간 지난 9월에 가니
이번에도 휴가를 내기는 했는데,
사실 어디를 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올해는 지난 6월에 이미
산토리니에서 1주일 동안
여름 휴가를 즐긴 것도 있었고,
짐을 싸서 어디를 간다는 것도
귀찮고 해서 나도 “어디를 가자”
하지 않았고 남편도 어디 갈
생각을 안하는 듯했죠.
남편이 말을 안하는 것이
오히려 저는 더 좋았습니다.
굳이 멀리 휴가를 가지 않아도
낮에 나들이 삼아서 근처
이곳 저곳을 다닐 수 있으니 말이죠
우리 집으로 말하자면
집에서 한시간 거리에
잘츠부르크도 있고,
그 유명한 잘츠캄머굿
지역의 호수들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죠.
차에 자전거를 싣고는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호수중 하나를 골라서
호수 주변을 달리거나,
호수 옆에 있는 산을 골라서
자전거 타고 열심히 오르면
반나절 정도는 금방 시간이
가니 나름 건강한 휴가를
보낼 수 있죠.
남편은 일반 산악자전거라
산 위를 오르려면 숨은
헐떡에, 가슴이 벌렁이라
심장 강화 운동 제대로 할 수
있으니 남편의 건강에는
왔다인 스포츠이니 좋고,
마눌은 전기자전거라
손쉽게 산을 오를 수 있죠.
그렇게 매일 차로 한시간
걸리는 호숫가로 가서는
자전거도 타고, 보트도 타면서
한가롭게 낮을 보내고,
해가 질 무렵에는 자전거 타고
동네를 한바퀴 돌며 추수가
끝난 밭에서 주어온 것을
저녁에는 추수(?)하며
나름 괜찮은 휴가라 생각하며
그렇게 첫 주를 보냈는데
둘째 주는 강제로 집콕이
되어버렸습니다.
유럽의 날씨는 “해”
하나로 결정이 되는데,
해가 뜨면 겨울에도 따뜻하다
못해서 더운 날이 되어,
한겨울에 공원에서 반라로
선탠을 하는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지만,
여름에도 해가 숨으면
쌀쌀한 날씨가 되기도 하죠.
유럽 여행 오면서
“옷 걱정”하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은 것이 바로
“유럽의 날씨”입니다.
유럽은 하루에 “봄, 여름,
가을”을 다 느낄 수 있죠.
그러니 한여름에 여행을
오시더라도 쌀쌀한 아침,
저녁에 입을 경량 점퍼나
카디건은 필수로 챙겨야 합니다.
지금은 지구 온난화로
여름 날씨가 많이 더워져서
유럽의 가정에도 에어컨이
필수가 되어가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여름에는 에어컨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밖은 해 때문에 뜨겁지만
그늘이나 건물 안에 있으면
시원하게 여름을 날수 있었거든요.
아무튼 “해가 있나 없나”로
한 겨울에도 여름 날씨를
느낄 수 있고, 한 여름에도
겨울 날씨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유럽 날씨인데 요새는
매일이 겨울입니다.
동남아는 태풍 때문에
여러나라에서 물난리가
났다고 하던데,
그 영향이 유럽까지
미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매일 비가 오고
지대가 높은 산에는 이미
눈까지 내려 산 위에서는
이미 겨울이라네요.
비가 적당히 오면 자전거를
타고 동네 슈퍼 한바퀴 돌며
장보는 것은 할 수 있는데,
비에 바람까지 불어대면
자전거를 타는 건 힘들어
걸어서 집을 나섭니다.
비 오고 바람 불어
체감온도가 겨울인 것은
그렇다 쳐도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으면
몸이 찌푸둥하니
가벼운 마음에 동네 쇼핑몰까지
산책 삼아 걸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비 오고, 바람 불고,
추우면 다들 집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날은 전부
쇼핑몰로 모이더라구요.
사람들에 치어서 쇼핑몰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갔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라고 조금 걸어야지
않그랬다간 앉아서
하루 종일을 보내니
먹는대로 다 아랫배의 지방으로
저장이 되는 느낌이 팍팍!!
하필 휴가기간에 비가 와서
꼼짝도 못하고 집안에만
있는 것이 조금 억울하지만,
날씨는 내 맘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나름의
소일거리를 찾아가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비가 빨리 그쳐야
나의 가을 한시적 취미인
추수가 이어질텐데..
앞으로도 이삼 일은
하루 종일 비가 오고
온도도 낮다고 하니 그저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지 싶습니다.
이번 비가 그치고 나면
다시 여름 날씨를
만날 수 있겠지요?
여름의 뜨거운 땡볕까지는
아니더라고 적어도 따뜻한
가을 날씨는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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