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뉴질랜드를 자주 들락거렸던
우리부부.
그곳에서 중고차를 사서
남편이 직접 만들어봤던
캠핑카도 서너 대.
물론 판매하는
일반 캠핑카하고는
비교조차 안되는
열악한 시설이었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잠을
잘 수 있었으니 나름 뉴질랜드
전국을 편안하게 돌아다녔었죠.
남편이 뉴질랜드를 좋아하는 건
어디서나 낚시를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죠.
강이면 강, 바다면 바다
어디서나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만큼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낚시꾼에게는
엄청난 매력인 거죠.
우리나라 낚시꾼들도
알고계신지 모르겠지만,
뉴질랜드는 전세계 낚시꾼들에게
소문난 낚시 천국입니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오지를
찾아 들어가도 현지인이 아닌
외국인 낚시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죠.
남편은 낚시 때문에
매번 뉴질랜드를 가자고 하지만,
낚시에 관심이 없는 마눌에게는
이제는 그만 갔음 싶은 곳도
바로 뉴질랜드.
남편에게 이왕에 하는 여행
뉴질랜드는 그만하고 이제는
“유럽”쪽으로 눈을
돌려보자고 했었습니다.
유럽의 추운 겨울에는 덜 추운
그리스쪽으로 가면 될 거 같고,
그곳도 추우면 배타고
모로코 쪽으로 빠지는
방법도 있죠.
우리가 뉴질랜드에서 자작
캠핑카로 전국일주를 하듯이
유럽도 그렇게 여행을
하면 될 거 같은데,
눈썹 하나도
끄떡하지 않던 남편.
그래도 말하는데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니 마눌은 틈틈이
남편 세뇌 작업을 했었습니다.
“봉고 한대 사서 중고차로 개조해서
스페인, 포르투갈쪽으로 달려서
노르웨이 찍고 돌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고..”
뉴질랜드에서 만났던 영국인의
말을 빌리면 포르투갈,
스페인쪽으로 넘어가면 무료로
캠핑할 수 있는 곳이
엄청 많다고 했으니 숙박비도
안 들이고 여행할수있죠.
결론은 자작캠핑카를
뉴질랜드에서만 만들지 말고
오스트리아에서도 만들어보자
(물론 남편이 다 만드는거지만..^^)
는 이야기였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남편도 직장 때문에 바쁘고,
나도 이제는 한동안 조용히
살 예정이라 자작 캠핑카는
다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남편의 스마트폰에서
누군가와의 왓츠앱 대화를
발견했습니다.
중고차 이야기를 하는걸 봐서는
남편의 친구 L인 것은 알겠는데,
왜 그 친구는 남편에게 끊임없이
봉고형 중고차들을 알려오는 것인지..
L은 호남형인데 잘생긴 얼굴만큼
인간성이 좋은 거 같지는 않죠.
https://jinny1970.tistory.com/2748
남편과는 여전히 함께
테니스를 치는 사이지만,
부부동반해서 함께
만난지는 꽤 됐죠.
왜 L이 남편에게
중고차 사진들을
보내오는 것인지 궁금하니
남편에게 요리조리
유도 심문을 시도 해봤고
대충 정보를 얻을수 있었죠.
남편이 중고차를
알아보고 있는 모양인데,
부업으로 중고차 매매를 하는
L이 남편에게 팔아먹을 생각인지
다양한 종류의 중고차
모델을 보내왔던 거죠.
마눌이 말할 때는
전혀 관심이 없는듯 하더니만
남편은 일상으로 돌아와서
슬슬 캠핑카를 만들 봉고차를
알아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물론 남편이 알아보고
있다고 해도 금방 차를 사지
않을거 라는 건 알고있죠.
남편은 결정 장애자라
맘에 드는 물건을 만나도
요리 보고, 조리 보고 하면서
그 물건을 바로 선택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놓치기도 하거든요. ㅋㅋ
L이 보내온 사진들도 꽤 됐지만,
남편이 확답을 안 주는지
L은 계속해서 사진들을
보내오고 있었죠.
처음에는 L이 보내오는
차들을 보는듯 했던 남편이
어느 날부터는 자동차 위탁
경매를 하는 사이트에 들어가서는
주기적으로 가격을 검색합니다.
남편이 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가지인데
그 중에 제일 중요한건 주행거리.
남편은 100,000km이하를
원하는데 유럽에서 봉고형 자동차는
영업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300,000km를
훌쩍 넘긴 차들이 수두룩이죠.
남편은 요즘 매일 틈틈이
경매사이트에 들어가서
자신이 찜 한 차의 가격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확인,
또 확인을 하고 있지만 언제쯤
차를 사게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차를 사겠다는
의지는 봤으니 우리는 언젠가
자작캠핑카를 우리 집
마당에서 만들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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