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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도 감당이 안되는 나의 무절제, DIY 프랑스 자수

by 프라우지니 2024.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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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사람의 성격이

변한다고 하던데, 내 성격은

지금껏 변함이 없습니다.

 

성질은 급한데, 인내심은 없죠.

 

성질 급한 걸

긍정적으로 풀어 보자면..

 

성질이 급하니 무슨 일을

해도 실행력은 갑이죠.

 

뭔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뒷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그냥 질러 버리기.

 

인내력이 없으니 작심삼일이라

중도에서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행을 해서

도전은 해봤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는 스타일이죠.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한다면 그냥 해보고

후회하는 편입니다.

 

50대 중반의 나이라

이제는 내 인생에 시험은

없을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얼떨결에 오스트리아

국적취득 시험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요즘.

 

시험이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은 느끼지만 시험공부는

대충 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매일 장보러 가는 일상을 즐기죠.

 

 

생전 처음 마주한 프랑스 자수 제품.

 

심심해서 놀러 나갔던

쇼핑몰의 할인매장에서

평소에 안 팔리던 것들을

다 떨이 처리하는지 한쪽에

벼룩시장을 열었는데 거기서

대박 상품을 만났습니다.

 

가격으로 보자면

당장에 들고 와야 하는데,

나는 잠시 그것을 집으로

가져올까 말까 살짝

망설여야 했습니다.

 

잠시 두 작품의

정가를 말씀 드리자면..

 

우측은 8.99유로,

좌측은 6.99유로.

 

DIY프랑스 자수 제품이

개당 70센트이면

거저이기는 한데,

이제는 돋보기를 써야

글자를 읽을 수 있는 나이라

이걸 사면 돋보기를 쓰고

자수를 놓아야 하는디..

 

내가 아는 자수는 십자수가

전부라, 프랑스 자수는

어떻게 놓는지도 모르니

이걸 사 들고 와도 시작도

못하고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재미있겠다

생각이 더 커지는 건 어쩌누?

 

70센트면 내가 자수를

못 놔서 버린다고 해도

아깝다고 느낄만한 가격은

아니라는 판단이 서니

처음에는 한 개만 집어

들었다가 나머지 한 개도

그냥 챙겨서 집으로 왔죠.

 

 

나의 프랑스 자수 첫작품.

 

집에 가지고 와서 꺼내보니

“DIY프랑스 자수의 포장

안에는 이런 것이 들어있네요.

 

대나무 자수 틀, 자수 천,

자수 실, 바늘 3종과

우산 모양의 이것은

실꽃이용 도우미?

 

일단 밑그림을 따라서

자수를 놓으면

될 거 같기는 한데,

프랑스 자수는 처음이라

어떻게 수를 놓아야 할지

아주 막막합니다. ㅠㅠ

 

 

 

 

포장지 안에는 어떤 색으로

어떤 부분에 수를 놓아야

하는지 자세한 안내도 있으니

시작은 해보기로 했습니다.

 

가격도 저렴 했으니

하다가 망치면 버리면 되지

라는 생각도 사실

약간 있었습니다만,

지배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재미있겠다.”

 

시험이 코앞이라 이런 것에

정신을 팔면 안되는

시기였음에도 일단 포장지를

열어서 이런저런 것을 보니

실행력 갑인 아낙답게 바늘에

실을 꿰었습니다.

 

 

쉬운 부분부터 빈칸 메꾸기.

 

프랑스자수는 처음인

아낙이라 가장 넒은

부위부터 시작하기.

 

작은 부분은 자신이 없으니

제일 만만해 보이는

넓은 부분부터 빈 공간을

채운다는 느낌으로 실로

빈 공간 메워보니

제법 할만합니다.

 

프랑스 자수

일자무식이면서도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이런저런 튜토리얼 강좌를

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로 일단 시작을 했었죠.

 

원래 생각을 많이

안하는 단순한 성격이지만,

자수를 놓는 동안은 정말로

머리 속의 모든걸 내려놓고,

심지어 시험이 코앞에

와있다는 생각도 잊었었죠.

 

 

 

 

나의 무절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부분을 수놓던 순간.

 

쌀알보다 작은 잎 파리를

포함한 작은 부분들을

수놓기 시작했는데,

한번 시작하니 중간에

손을 놓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ㅠㅠ

 

저녁 6시경에 넥플릭스

드라마 중 하나를 틀어

놓고는 수놓기 시작했는데,

새벽 3시까지 저는 고개를

숙인 채로 꼼짝도 안하고

앉아서 자수를 놓았죠.

(아니, 빈칸을 메꿨죠.)

 

절제를 할 줄 아는

인간이었다면 자정쯤

정리한 후에 다음 날 다시

계속 이어가도 좋았을 텐데,

무절제한 인간이라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려고 덤볐던거죠.

 

한국의 드라마도 무절제한

나에게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한국 드라마의 중독성

+ 나의 무절제가 만나면

드라마 16편을 하루에

해치워버리죠.

 

 

나의 완성작.

 

중도포기를 각오하고

시작했던 나의 DIY프랑수

자수는 나의 무절제를 만나서

이렇게 완성이 됐습니다.

 

돋보기 안경까지 쓰고

새벽까지 이어지는 몇 날의

작업 끝에 탄생한

나의 첫 작품이죠.

 

프랑스 자수는

다양한 테크닉이 있던데,

이때만 해도 아는 것이

없어서 빈칸을 메운다는

느낌으로 그 공간을

채우기만 급급했었죠.

 

작품을 끝내 놓으니

뿌듯하기는 한데,

나의 무절제가 내 밤 잠까지

가로채 나의 건강까지

해칠 정도라는걸

이번에 알았으니 앞으로

조심해야하지 싶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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