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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밤마다 콩 까는 요즘

by 프라우지니 202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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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제목을 써놓고 보니

참 거시기 합니다만,

내가 요즘 밤마다 콩을

까는 건 사실이니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을에

추수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추수는 늦여름부터

시작합니다.

 

우리 동네 들판에는

8월부터 이미 추수를 끝낸 밭에

겨울맞이용 씨를 뿌려놓은

상태라 잡초 아닌 잡초들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밭들이 수두룩합니다.

 

겨울맞이용 씨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365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

올 겨울에는 눈이 참 오랫동안 안 왔습니다. 지난 12월 크리스마스에도 날씨가 따뜻했고, 연말도 새해도 눈이 없이 그렇게 따뜻한 겨울이었죠. 코로나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jinny1970.tistory.com

 

 

어차피 겨우내내 잘 자랄텐데

굳이 늦여름에 추수를 끝낸

밭을 바로 갈아버리고,

씨를 뿌려 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것이 트랙터로

추수를 끝낸 밭을 기웃거리는

먹거리를 찾아 헤매는

아낙의 생각이죠.

 

올해는 작년보다 농부들이

더 부지런해진것인지

추수가 끝낸 밭을 확인하고

찜 한 다음에 한 이틀 정도

지나서 다시 가보면 이미 밭을

다 갈아버린 뒤라 내가

건질만한 것은

하나도 없는 상태. ㅠㅠ

 

 

수확해온 콩 세보따리와 껍질을 담는 양동이.

 

올해는 부지런한 농부들

덕에 추수(?)할만한 것이

있는 밭을 만났다면 가능한

많이 가져와야 합니다.

 

오늘은 적당히 챙기고

내일 또 오면 되지

했다간 다음날 완전히 갈아버린

밭을 만날 확률이 높거든요.

 

내가 요즘 수확을 하는 건 콩.

이건 작년부터 시작한 가을용 취미죠.

 

https://jinny1970.tistory.com/3874

 

콩 줍는 산책

유럽의 가을은 아침 안개와 함께 찾아옵니다. 아침에 일찍 해가 뜨고 저녁에 늦게 해가 져서 하루가 길게 느껴지던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에 안내가 내리기 시작하면 해가 지는 시간이 조금씩

jinny1970.tistory.com

 

 

그래서 수확이 가능한 밭을

만났다면 가지고 있는 장바구니

여기저기에 담아서 배낭에도

담고 자전거 양쪽 핸들에 걸고는

집에 돌아와서 콩을 까는

수확을 시작하죠.

 

콩에 묻어오는 흙 때문에

저녁마다 주방 바닥을

청소해야 하지만,

그런 불편한 일을 감수하면서도

매일 콩을 까는 건 

겨울용 나의 먹거리이기도

하지만 재미 또한 있습니다.

 

 

찾으면 보이는 콩깍지들.

 

 

매일 들판을 나가다 보니

수확에 필요한 물품들도

진화를 합니다.

 

처음에는 접어서 배낭에

가지고 다니는 장바구니를

이용했었는데,

밟아서 부피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해서 자전거 핸들에

걸고 다니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요새는

양동이를 가지고 다닙니다.

 

플라스틱 양동이에 들어있는

콩 줄기는 발로 밟아서

부피를 줄일 수 있어서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수확이 가능하죠.

 

 

 

해질녘 들판에서 수확한

콩들은 집에 가지고 와서

바로 콩 까는 작업을 합니다.

 

, 요즘 저는 밤마다 주방에

앉아서 콩을 까고 있죠.

 

물론 내가 수확한 것이

있는 날만 하는 작업이지만,

하루라도 안하면 섭섭한

작업이라 해가 질 무렵이 되면

자전거에 양동이도 챙기고,

배낭에 장바구니까지

넉넉하게 챙겨서는 들판으로

달려갑니다.

 

저녁마다 집을 뛰쳐나가서는

콩깍지를 한아름 안고 와서

자정이 넘도록 콩만 까대는

마눌이 짜증날 만도 한데

남편은 요즘 조용합니다.

 

하긴 마눌이 하고 싶은걸

못하게 하면 헐크가 되어서

집안이 떠나가라고 소리를

질러댈 테니 마눌이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뭔가를

하고 있다면 그냥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기는 하죠.

 

 

 

 

트랙터로 훑고

지나간 콩밭에

남아있는 것 중에는

아직 마르지 않는 콩들도

꽤 있어서 콩을 깐 다음에는

아직 익지 않는 풋콩을

골라내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마른 것과 풋콩은

색이 다르기도 하지만,

함께 말린다고 해도

말라가는 속도가 같지 않고,

또 색깔도 다르니 풋콩은

골라서 바로 삶아 먹어버리죠.

 

 

 

 

내가 수확하는 콩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하루 수확량이 대충

400g정도인데 이걸 까는데

걸리는 시간은 3~4시간.

 

내가 쓴 시간에 비해서

턱없이 작은 수확량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나는 이 작업을

포기하지 못하죠.

 

우선 빈 밭에서

콩을 찾는 재미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달리며

바람을 맞는 재미도 있고,

저녁마다 콩을 까는

수확의 기쁨까지 있으니

가능하다면 매일 하고 싶은

가을용 취미.

 

말라빠진 콩깍지를 매일 저녁

까다 보면 손끝도 아프지만

그렇다고 안할 수는 없으니

작업 전에는 손가락 끝을

스카치 테이프로 둘둘 말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수확한 콩들은 다양한

그릇들에 담겨서 우리 집

창가를 지키고 있습니다.

 

주방 창가에는 저렇게

그릇 2개가 놓여있고,

침실의 창가에는 제법 많은

양의 콩들이 말라가고 있죠.

 

미친듯이 콩 수확을 하고

콩을 까대는 마눌에게

남편이 지나가며 한마디 했죠.

 

그깟 콩은 사면되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는

콩보다는 내 손으로 수확한

(오스트리아)국내산 콩이

더 건강에 좋죠.

 

나의 시간과 수고가

들어갔으니 물론 나는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말이죠.

 

사실 작년에 수확해 놨던

콩들이 아직까지 남아있지만

그렇다고 올해의 햇콩 수확을

안할 수는 없으니 올해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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