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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바람 피우러 나가는 시간

by 프라우지니 2024.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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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바람이 났습니다.

 

집을 나설 때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죠.

 

나 애인 만나러 갔다올께. “

 

정말 남편에게 애인

만나러 간다고 하냐고

물으신다면 맞습니다.

 

나는 실제로 남편이

인정하는 애인

있는 여자죠. ㅋㅋㅋ

 

이쯤에서 살짝

애인이란 뜻의

독일어 배워보실까요?

 

 

네이버 사전에서 캡처

 

Liebhaber 립하버는

두개의 뜻이 합쳐진

합성어로.

 

Liebe 리베(사랑)

haben 하벤(가지고 있다)

뜻을 가지고 있죠.

 

Liebhaber립하버는

다양한 뜻이 있지만 나와

남편의 대화에서는

항상 애인이죠.

 

남편도 인정하는

나의 애인은 바로 우리의

오랜 친구인 안디”.

 

50대의 노총각이

되어버린 안디에게 나는

사랑한다하기도 하고

언제 결혼할래?”

묻기도 하죠.

 

물론 남편 앞에서만

내가 안디와 주고

받는 말들입니다.

 

나중에 더 늙으면

우리 셋(안디, , 남편)

함께 살까?”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나는 두 남자의 끼니를

책임지는 식순이가

되지 싶습니다. ㅠㅠ

 

 

내 스마트폰에서 알려주는 해뜨고,지는 시간.

 

내가 애인을 만나러 가는

시간은 해가 질 무렵인 저녁.

 

아는 사람만 아는 사실이지만

유럽의 여름 해는

유독 깁니다.

 

아침 6시가 안됐는데,

해가 이미 중천에 떠있고,

저녁 10시가 다 되어가도

훤하죠.

 

8월인 요즘은 해가 조금

짧아져서 저녁 830분쯤에

해가 집니다.

 

나는 아직 해가 하늘에

걸려있는 8시쯤 집을 나서며

들판으로 애인을 만나러 출동.

 

 

야생노루가 나오니 조심할는 교통 안내판.

 

들판에서 정말 애인을

만나는 건 아니지만 나는

꽤 다양한것들을 만날 수 있죠.

 

내가 들판을 나오는 시간은

이미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은 다 들어간 시간이라

내가 만날 수 있는 건 짐승들.

 

우리 동네는 들판에서

노루들을 자주 볼 수 있죠.

 

참 오래된 이야기지만

내가 처음 노루를 봤을 때는

소리까지 지르며 지나가는

사람들 불러 세웠었죠.

 

저기 봐요. 저기!

저기 노루 봤어요?”

 

웬 아시아 아낙이 들판에 서서는

노루를 보라고 소리를

질러 대니 조깅을 하던

그 현지인은 참 많이

당황했을 거 같아 지금

생각해봐도 쪼매 부끄러운

추억도 있습니다.

 

 

들판으로 나가는 초입구간.

 

처음 들판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아픈 허리

때문이었죠.

 

걷는 것이 좋다니

들판을 걷기 시작했고,

그렇게 습관이 되어가니

이제는 빠른 걷기와 달리기를

번갈아 하면서 기분 좋게

숨찬 40분을 보냅니다.

 

유럽의 여름은

뜨겁고 해는 뜨거운데,

해가 지기 시작하면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기분이

딱 좋은 온도로 내려가죠.

 

한여름이라도 아침, 저녁은

선선한 유럽이라 저녁에

들판으로 나오면 멋진 풍경과

더불어 바람을 가를 때

시원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남편도 함께 선선한

들판 바람을 맞았으면

좋겠는데,

남편은 마눌이 설렁거리며

걷다 온다고 생각해 운동이라

느끼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남편에게 운동은 테니스나

사이클 같이 숨을 헐떡거리는

종류의 스포츠만

해당이 되는 모양입니다.

 

 

매일 찍는 나의 인증사진.

 

나는 걸음이 꽤 빠른편이라

나와 걷는 것 만으로도

꽤 숨찬 시간일 텐데

한번 해보지도 않고

사양부터 하는 남편.

 

산책을 나서며 내가 제일

먼저 챙기는게 블루투스

헤드폰.

 

처음에는 오디오 북을

들으면서 걸었는데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발걸음이 더 빨라진다고

어디선가 들은 후부터는

매일 음악을 들으며 달리듯

걷고있죠.

 

 

추수전 밀에 앉아잇는 곤충과 산책의 끝에 챙겨오는 민트잎&꽃

 

산책 중에는 노루나 토끼 혹은

추수가 끝난 밭에서

먹을걸 찾아 헤메는

까마귀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사람이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곤충도

만날 수 있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잊지않고 민트 잎을 따옵니다.

 

운동 후에 집에서 생민트 잎을

우린 민트 차를 마시는 것이

요즘 나의 일과중 마지막

루틴이 되어버렸죠.

 

 

매번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 우리동네 석양.

 

나는 앞으로도 한동안은

바람을 피우러 저녁마다

집을 나서지 싶습니다.

 

늦게 지는 해가 나에게 시간을

허락할 때까지 말이죠.

 

유럽의 여름 해는 일찍 뜨고,

늦게 지면서 우리에게

엄청나게 긴 시간을

허용하지만,

 

겨울 해는 늦게 뜨면서도

또 일찍 지는 특징이 있어서

오후 4시만 되도 깜깜해져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불가능해지죠.

 

가을까지의 시간은 충분하니

나는 날씨가 허락하는 한

부지런히 나다닐 생각입니다.

바람을 핑계 삼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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