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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

by 프라우지니 2021.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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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에는 눈이 참 오랫동안 안 왔습니다.

 

지난 12월 크리스마스에도 날씨가 따뜻했고,

연말도 새해도 눈이 없이 그렇게 따뜻한 겨울이었죠.

 

코로나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콧바람 쐬러 산책이나 등산같이

사람들이 덜 붐비는 곳으로 가는 건 가능한데..

 

 

산 위를 가봐도 눈이 없으니 조금 썰렁하고,

겨울에 할 수 있는 스포츠 (노르딕 스키, 눈신발)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렇게 마냥 따뜻한 겨울날의 연속이더니,

드디어 눈이 내렸습니다.

 

변비였던 사람이 오랜만에 쏟아 놓듯이

하늘에서는 눈이 48시간이나 쏟아졌었죠.

(어째 표현이 이리 추접하누?)

 

 

처음 24시간은 제법 날씨가 따뜻해서

내리는 족족 녹아내리더니만,

 

두번째 날에는 제법 날씨가 추웠는지

눈들이 녹지않고 쌓이기 시작했죠.

 

이때쯤 내가 봐둔 것이 있었는데..

 

내가 3일 연속 근무하느라

잠시 미뤄 놨던 일은 이제 눈 때문에 다시 미뤄졌죠.

 

! 이제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여러분께 살짝 공개합니다.

 

 

 

우리 부부가 산책하는 들판에

 

내가 침 바르고,

눈도장을 찍어놓은 녀석들입니다.

 

우리가 매일 산책을 다니는 밭들에는

지금까지 봐왔던 것과는 다른 것들이 심어져 있었죠.

 

, 호밀, 사탕무, 옥수수들이

주로 자라는 밭에 뜬금없는 잡초들.

 

남편은 이것들을 처음 보는 마눌에게 이렇게 설명했죠.

 

“가축들에게 주려고 노는 밭에 심어놓은 거라고..”

 

그런데 밭의 야채들을

베어지지 않고 그렇게 있었습니다.

 

서리가 오니 파릇했던 잎들은

다 죽었지만 여전히 밭에 그대로!!

 

이 무렵 이곳의 용도를 인터넷에서 찾았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농부들은 노는 밭을

그냥 두지 않고 이곳에 씨를 뿌립니다.

 

 

뿌려지는 씨는 여러 종류인데

 

내가 아는  는 노는 땅이

아래로 가라앉지 않게 해 주는 용도라고 합니다.

 

 

 

 

 

여기에 심은 야채들을 나중에 싹 갈아 엎어버리면

질소가 풍부해진다나 뭐라나?

 

내가 궁금한 것은..

 

토지에 어떤 영양소가 풍부해지는가가 아닌

밭에 있던 들은 다 어떻게 되나? 였거든요.^^

 

매일 산책을 하면서 봐왔던 밭의

이건 슈퍼에서 판매하는 그 무와 비주얼이 같습니다.

 

유럽의 슈퍼에는

우리나라의 시장에서 파는 굵다란 무가 아니고

단무지용으로 나오는 훌쭉한 무.

 

단무지용 무라도 살수는 있지만,

이도 모든 슈퍼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특정한 곳에서만 판매를 하죠.

 

슈퍼에서 파는 그 무가 밭에

지천인 것을 저는 매일 봤습니다.

밭이 엎어지는 날을 기다리면서 말이죠.

 

농부가 밭을 엎어버린다고

모든 야채들이 다 초토화가 되는 것이 아니어서

 

그 중에 상처하나 없이 살아남는

녀석들은 있기 마련이거든요.^^

 

 

 

3일 근무를 하느라 들판의 산책을 한 동안 못 했고,

간만에 남편과 산책을 나서서 저는 드디어 봤습니다.

 

심 봤다~”

아니

갈아버린 밭을 봤다~”

 

다 갈아버린 밭의 언저리에서

아직 멀쩡한 무 3형제를 주었습니다.

 

한 녀석은 이미 반 토막이 난 상태였지만,

그래도 챙겨서 귀가.^^

 

갈아버린 밭의 언저리에 보니

아직 멀쩡한 녀석들이 꽤 있습니다.

 

남의 밭이기는 하지만,

이미 밭을 갈아버렸으니

농부가 할 일은 끝이 났고,

 

갈아버릴 때 칼날을 피한 녀석들은

농부의 관심 밖이겠죠?

 

이제 저는 시간 날 때 배낭을 메고

와서 무를 주어 가면 되는 거죠.

 

한동안 사탕무로 무생채도 하고,

석박지도 해서 먹었는데,

 

이제는 제대로 된 무로 그걸 해 먹을 수 있다니

혼자 신이 난 산책길이었죠.

 

 

 

 

그렇게 무를 뽑으러 갈 날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쏟아진 48시간 폭설.

 

덕분에 온통 하얀 눈 세상입니다.

 

눈이 온 후에 날씨까지 추워지니

눈은 녹지않고 그대로 얼어버린 상태.

 

눈이 녹아야 무를 뽑으러 갈 텐데..

무 뽑으러 갈 때 가져갈

무기(?)도 이미 잘 봐 뒀는데..

 

배낭 메고 가서 눈에 보이는 멀쩡한 녀석들과

반 토막 난 녀석들까지 구제 해 볼 생각인데..

 

언제쯤 눈은 다 녹으려는지,

날씨가 너무 추워서 내 품으로 오게 될 무들이

다 얼어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을 하면서도

저는 눈 녹을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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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오스트리아 랜선여행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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