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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내 동료들이 놀란 나의 수박 깍두기 썰기.

by 프라우지니 2024.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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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지구상에는

아주 다양한 나라들이

각자의 문화를 가지고 있죠.

 

나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나와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다른 문화속에서도

사람 사는 데는

어디나 비슷하다.”

싶을 때도 있는 것이 외국에

사는 교포의 생각입니다.

 

내가 유럽에 살면서

식재료로 받았던 충격들이 많지만

그 중에 하나는 바로 애호박

 

 

 

사실 유럽에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만나는 애호박은 아니고,

조금 더 길고, 조금 더

진한 색의 주키니 호박

먹습니다만,

내 눈에는 주키니 호박도

애호박이죠.

 

현지 레스토랑에서 저녁에

몇 시간 설거지 알바를

하던 때였는데,

헝가리 출신의 주방 보조가

뜬금없이 메뉴에는 없는

샐러드를 만든다며 집어 든 것은

주키니 호박.

 

호박을 삶아 먹어야지

우째 생으로 먹노??

 

주방 보조딴에는 일단

샐러드를 만들어서 주방장이

OK하면 여러가지 샐러드가

함께 나가는 접시에 담아

보려고 만드는 거 같았는데,

만드는 법은 아주 쉬웠습니다.

 

주키니 호박을 채칼에 썰어서는

샐러드에 들어가는 드레싱

(식초, 오일, 소금, 후추)

넣어서 몇 번 흔들어주면 끝.

 

나에게도 맛을 보라고

샐러드 그릇을 내밀었는데,

호박을 생으로 먹어본 적이 없는

나는 먹는 시늉만 하고서는

맛있네했었죠.

 

 

 

애호박과 마찬가지로

늙은 호박도 생으로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우리는 한번도 생으로

먹어본 적이 없으니

먹을 생각도 못해봤고,

먹을 기회가 와도 덥석 손이

가지는 않는 것들이

꽤 있더라구요.

 

내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식문화가 나에게는

당황스럽고 신기하듯이,

이곳 사람들도 나를 보고

놀라워하는 일들이 종종 있죠.

 

한국인 아낙의 귤 까는

모습을 보고 내 동료들이

전부 놀란 적도 있었는데!

 

https://jinny1970.tistory.com/1415

 

외국인친구가 깜놀한 나의 귤 까는 솜씨

날씨가 쌀쌀해지면 귤이 나오는 것은 이곳도 한국과 마찬가지입니다. 단, 이곳에 유통되는 귤은 국산(오스트리아)이 아닌 스페인 등지에서 온 귤이죠! 제철과일이 되는 만큼 가격도 저렴해지는

jinny1970.tistory.com

 

 

이번에는 수박으로

난리가 났었답니다.

 

어르신의 보호자가 직원들

먹으라고 수박을 가져왔는데,

근무중이니 조금 편하게

먹을 생각에 깍둑썰기를 해서는

접시 위에 담았는데

일정한 모양으로 썰린 수박을

보더니만 전부 감탄을 합니다.

 

유럽은 우리가 흔하게

수박을 써는 그 반달 모양

애용하는 모양인지 예쁘게

썰린 깍두기 모양의 수박은

생전 처음 본듯이

신기해 합니다.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은

전부 깍두기 수박을 먹고있는데,

남자 간호사만 어르신께

드릴 약을 준비하느라

두 손이 바쁘니 혼자만

못 먹고 있는 상황.

 

포크를 하나 갖다가

수박을 찍어서는 바쁘게

일하고 있는 남자 간호사의

입에 넣어주니 남자간호사는

내 수박을 넙죽 받아먹는데,

나랑 같이 수박을 먹던

직원들이 다 입을 벌리고

나를 쳐다봅니다.

 

 

 

 

남의 남자의 입에

수박을 넣어주는 것이

그렇게 놀랄 일인지..

 

한국에서는 같이 먹는데

혼자만 못 먹는 상황일 경우

옆에서 먹여 주기도 해.”

 

사실 남자간호사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직업교육을 받았고,

함께 근무한 기간도

7년이 넘었으니 나름 친근한

동료라 나는 자연스럽게

한 행동이었는데,

내 동료들에게는

놀라운 행동이었던 거죠.

 

한국 밥상에서는 쌈을 싸서

옆 사람에게 먹여 주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을 봤다가는

놀라서 뒤로 나자빠질

내 동료들입니다.

 

그후로도 수박을

몇 번 더 먹었고,

그때마다 두 손이 바쁜 남자

혹은 여자 동료들을 위해서

포크에 수박을 찍어 입까지

배달하는 일을 몇 번 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내 동료들은

내가 수박을 써는 방법보다

내가 수박을 먹여주는 것이

더 놀라웠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는 같이 못 먹는 동료를

위해서 한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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