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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내 적성에 맞는 봉사활동

by 프라우지니 202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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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어떤 종류의

사회 봉사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종류의

사회봉사가 존재합니다

 

난이도와 시간적으로 봐도

돈을 받고 했으면 했지,

무료봉사라고 할 수는

없을 거 같은데,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죠.

 

https://jinny1970.tistory.com/2972

 

어릴 때부터 접하는 오스트리아의 자원봉사 문화

오스트리아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방서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다 자원봉사자들이죠. 다른 것도 아니고... 항상 대기하고 있다가 전화 한통에 출동해야

jinny1970.tistory.com

 

 

우리 요양원에도 적십자의

자원봉사자들이 옵니다.

 

보통은 적십자의 빨간

조끼나 자켓을 입고 오시는데,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 중

가족이 없어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없는 분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 두시간 방문해서

시간을 보내 드리죠.

 

그외 직원들도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을 위해 봉사

차원의 일을 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거라고

한다면 맥주 사다 드리기.”

 

맥주 한두 캔이 아니라

24개가 들어있는 것을

두어 짝 사와야 하니

무거워서 차가 있는

직원들이나 해 드릴 수

있는 일이죠.

 

직원들 중 당신이 친하다고

생각하는 혹은 다른 직원보다

조금 더 친절한 직원에게

당신이 필요한 것을

사다 달라고 부탁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가장 최근에는

한 할배가 좋아하신다는

드라마 CD세트를 인터넷으로

주문, 결제해준 직원이 있었죠.

 

보통 인터넷은 신용카드

결제를 해야하는데, 신용카드도,

인터넷도 없는 할배가

하실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직원에게 현금을 주고

부탁을 했었던 모양입니다.

 

소소하게 원하시는 것을

사다드릴수도 있지만

어르신들의 주문을 애초에

차단 해 버리는 직원들도

있습니다만, 직원들의 필요에

의해서 어르신의 주문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입을 옷이 없으신

경우가 그렇죠.

 

https://jinny1970.tistory.com/3685

 

요양원 근무, 선물과 인종 차별 사이

요 며칠 저의 기분은 극과 극의 달리고 있습니다. 요양원 근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습니다. 선물을 주시는 분이 쓰신 짧은 메모는 처음이었죠.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2주동안

jinny1970.tistory.com

 

 

 

우리 병동의 깡패인 I할배가

처음 요양원에 오실 때

옷이 없어서 내가 시내의

옷 가게에 옷을 사러 간 적이

한번 있었죠.

 

나한테 인종차별을 했다고

사과를 해왔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고,

당신이 잘못했다손

치더라고 미안하다말 하는

인간형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나와는 그냥 저냥

이야기 하는 사이가 되었죠.

 

요즘도 여전히 내 이름

Jin진의 “J는 제이가 아니라

이응 발음이 난다니깐

하면서 독일어 발음

이야기를 하지만 내가 대꾸를

안하면 이내 그만두죠.

 

엊그제는 그 방에

들어갔는데, 할배가 입고

있는 옷도 다 헤진 상태이고,

자꾸 뚱뚱해지고 있는

할배의 몸에 맞는 옷을 찾기가

힘들어서 옷을 사야겠다.”하니

당장에 돈을 주겠다는 할배.

 

지갑에서 100유로를 주면서

옷 좀 사다 달라

부탁을 하니 거절하지

못해서 돈을 받았습니다.

 

입혀드릴 옷이 없는 건

직원들의 문제거든요.

 

100유로는 어떤 품질의

옷을 사느냐에 따라서

한 개도 못 살수도 있지만,

여러 개를 살수도 있는

금액이죠.

 

할배 지갑에서 꺼낸

100유로를 손에 쥐고 할배랑

잠시 의견교환을 했었죠.

 

 

첫번째로 산 바지 2벌.

 

바지는 몇 개 사면 될까?

한 두개?

돈이 되면 한 서너 개 살까?

여름이니까 반바지도 살까?

돈이 남으면 셔츠도 한 두개

사면 될 거 같기도 하고!”

 

대충 내 생각에는 바지

서너 개 사고 돈이 되면

가슴에 주머니가 있는

셔츠를 두 개 정도 살

생각을 했지만, 뚱뚱한 남자 옷은

어디서 사야하는지 동료에게

물어봐야 했었죠.

 

할배는 돈이 필요하면

더 가져가라고 했지만,

일단 100유로로

살수 있는 만큼만

사는 걸로 할배랑 합의를 봤죠.

 

일단 내가 할배께

돈을 받았다는 건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I씨가 옷을 사달라고

100유로를 줘서 받았음

 

할배의 사이즈는 3XL.

내가 지금까지 본적도

사본 적도 없는 것이라

어디서 파는지 모르니 일단

내가 자주 가는 가게부터 뒤졌죠.

 

보물찾기가 취미인 아낙답게

열심히 뒤지니 80유로인데

12유로에 파는 스판 바지를

발견했습니다.

 

여성 바지인데 뚱뚱하면

여자, 남자의 구분이 없어집니다.

중요한 건 바지가 몸을 다

감싸느냐의 문제거든요.

 

품질 좋은 스판 바지를

12유로에 구매하고

추리닝 바지 한 개도 반값인

6유로에 구매 완료.

 

 

넉넉하게 사들인 I 할배 옷.

 

그래도 일단 바지 두개를

벼룩시장 가격에 구매하니

안심은 됐습니다.

 

옷을 사주겠다고 돈까지

받았는데, 옷을 사지 못해서

돈을 돌려주는 상황은

면했으니 말이죠.^^

 

바지는 두 군데의 가게에서

긴 바지 3개와 반바지

하나를 구매했고,

폴로 셔츠 같은 경우는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곳을 가야 했지만,

워낙 쇼핑을 좋아하는 아낙이라

활동이 힘든 사람을 위해

봉사한다 생각하니

나름 재미있게 물건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 사실 고르고 자시고

할 필요는 없었네요.

 

워낙 흔하지 않은 3XL

사이즈이다 보니

직원에게 물어봐서

대형 사이즈가 있는 곳에서

할배가 원하는 가슴팍에

(담배를 넣을)주머니가 있는

어두운 색깔의 폴로 셔츠를

집어 들기만 했으니 말이죠.^^

 

I할배 옷을 산 영수증.

 

 

I할배의 옷은 생각보다

쉽게 세 군데의 가게를 다니며

반나 절 만에 구매를 완료했습니다.

 

알뜰하게 쇼핑하는 아낙답게

추리닝 긴 바지 2,

반바지 하나에

, , , 아래로

쫙쫙 늘어나는

스판 바지에 품질 좋은

폴로 셔츠 2개를 구매하고

지출한 돈은 달랑 73유로 정도.

 

나머지 돈으로 옷을 더

살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일단 바지 4개에 셔츠 2개면

할배가 원하는 수량은

만족했으니 옷과 함께

영수증과 잔돈을 다

I 할배께 드리기로 결정!

 

옷은 내가 야간근무를

들어가는 날 출근해서

I할배 방에 가서

전해드렸습니다.

 

넉넉한 사이즈를 사기는 했지만,

그래도 바꿔야 할지 몰라서

할배방에 들어가서 옷을

하나하나 다 입혀드렸죠.

 

다행히 옷들은 다 넉넉한

사이즈라 나의 쇼핑은

성공적이었고, 할배도

만족스러워 하니 나름 보람찬

봉사라고 생각했었죠.

 

이틀 후 다시 출근을 해서

보니 I할배는 내가 갖다 드린

영수증과 잔돈을 그대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방에 들어서는 나를 보시더니만

테이블 위에 있는 잔돈을

나에게 가지라 하십니다.

팁이라고 말이죠.

 

바지 한 개 가격으로

옷을 몇 벌 사온 것이

나의 능력이라며 25유로

상당이 되는 돈을 나에게

가지라고 하시는데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우리는 법적으로 거금(?)

팁을 받으면 안되는

직업군이거든요.

 

 

나중에 사다드린 양말 3개.

 

 

처음에는 안된다고 싫다고

거절했지만 자꾸 내가

가져야 한다고 설득을 하시니

잔돈을 가지고 방에서

나왔습니다.

 

할배가 나에게 돈을 줬다고

동료에게 말을 할까?”하는

생각도 했었고,

우리 병동의 책임자에게

할배가 준 팁이라고 갖다 줄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것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다가 할배한테 필요한 것을

사다 주는 것이 나을 거 같아

표면적으로는 인 마이 포켓

해버린 잔돈.

 

할배가 주신 돈으로

양말 세 컬레를 사서

며칠 후 출근해서는 할배께

신겨드리며 내가 드리는

선물이라고 했죠.

(사실은 할배 돈으로 샀지만

말이죠. ㅋㅋㅋ)

 

양말을 사고 남은 돈으로

할배 신발을 사드릴까 싶어 

신발 사이즈와 어떤 종류의

신발을 신으시나 여쭤봤죠.

 

아무거나 다 신으시면

할배가 주신 돈 준에서

남은 24유로 정도에 신발을

살수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할배는 비싼 가죽 신발만

신으신다니 신발을 사기에는

무리가 있는 금액이라

잘 가지고 있다가

크리스마스때쯤 할배께

크리스마스 물씬 풍기는

양말 세트나 선물해드릴까

생각중입니다.

 

나는 처음 해본 쇼핑 봉사.

 

내 취향에 딱 맞는 봉사라

쇼핑을 다니는 내내도

즐거웠고, 내가 사다 드린

옷을 보고 만족하시며

고맙다고 하시니 나도 좋은 일

한 거 같아 뿌듯했습니다.

 

할배가 팁이라고

주시는 돈을 끝까지

거절하지 않고 받은 이유는

내가 돈을 받아야 할배도

나에게 미안한 마음없이

다음 번에도 당당하게

부탁을 할거같아서였지만,

 

잘 가지고 다니다가

다시 할배께 물건을 사서

돌려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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