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 11월쯤에
오스트리아 국적취득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접수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필요한 서류를
다 준비해서 접수했는데,
나는 아무런 증빙서류를
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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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접수를 했으면
접수증이나, 접수번호
혹은 확인증이라고 줘야하는데
내가 낸 서류를 받더니만
“됐으니 이제 가세요.”
나 혼자 가서 서류를
접수했었더라면 집에 와서
남편에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을 뻔 했었습니다.
“서류를 접수했는데,
접수증이나 확인증을
안 줬다는 것이 말이나 돼?”
뭐 이런 이야기들을
들을 뻔 했는데,
다행히 서류 접수는
남편이랑 같이 갔었고,
서류의 원본을 확인하고
사본을 하나씩 받아 든 직원은
남편의 코 앞에서
“서류 접수 끝났으니
그냥 가세요.”하니 남편도
아무 말 못하고 그냥 나왔었죠. ㅋㅋ
그때는 출국을 코앞에
두고 있던 시점이라
그냥 오스트리아를 떠났었고,
4달 후인 2월 말에 다시
오스트리아에 돌아와서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연방 정부에 가보기.
우리가 오스트리아에 없는 사이에
혹시나 연락을 해오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그사이에
연락은 없었으니 이제
확인을 해봐야 하는 거죠.
국적취득 부서는 생각보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단 줄을 섰는데,
“안에 들어간 사람들은 한참이
지나도 안 나온다!”
서류를 접수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더 지체되나 봅니다.
나는 접수가 잘됐는지
한마디만 물어보며 되니
내 앞사람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저는 제 서류 접수가
잘 됐는지 물어만 보면 되는데
먼저 들어가도 될까요?
접수하고 4달이나 지났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요.”
내 말에 내 뒤에 있던
사람이 한마디 합니다.
“나도 1년전에 접수를 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오늘 왔어요.”
나는 4달도 길다고
생각했는데, 1년 이상을
기다린 사람이 있다니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일단 안에 들어가서
창구의 직원에게
내 신분증을 내밀며
“내 서류가 접수는 잘 되었는지?”
질문을 하니 컴퓨터에서
뭔가를 확인하는가 싶더니만
한마디 합니다.
“접수는 잘 되어있어요.”
“저 혹시 접수 번호 같은 건 없나요?”
“그런 건 없고, 기다리시면
시험 날짜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지금부터 시험공부를
해야하는 건가요?”
“시험공부를 지금부터 할
필요는 없어요.”
도대체 언제쯤 시험 날짜가
나오는데, 공식적으로
지금은 시험공부를
하지 말라는 것인지..ㅠㅠ
나라의 관청이 주먹구구식으로
장사하는 가게도 아니고,
귀한 서류를 받았으면
잘 받았다는 확인증이라도
줘야하는 것이 정상인데
참 허술한 오스트리아 연방정부.
안되는 일도 되게 만드는
진상 남편이 전화를 하면
없는 접수번호라도 만들어서
받을 줄 알았는데,
남편은 웬일로 조용히 기다렸죠.
1년을 기다린 사람도 있다니
적어도 1년은 기다려야
하나보다..로
더 이상 연방정부를
찾아가지는 않았고
그냥 잊고 지냈었죠.
엊그제 철야근무를 하고
퇴근해서는 낮에
잠을 자던 주말 오후.
남편이 잘자고 있는
마눌의 귀에 속삭였습니다.
“당신 연방정부에서 서류가 왔어.”
잠결에 이 말을 들으면서
했던 생각은..
“내 서류가 다른 곳으로
새지는 않았었네..”
접수 번호도 안 줘서
접수가 된 것인지도
의심스럽더니만 접수는
잘되어 있었나 봅니다.
내 신청서에 대한 답변이
왔으니 말이죠.
등기우편이라 찾아가라는
안내장을 받은 모양인데,
보통은 어디서 왔는지
확인인 안되는 경우가 많던데
남편은 어떻게 그 서류가
연방정부에서 온 것을
아는 것인지..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는 중이라
눈을 감고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그것이 연방정부에서 온 것인지
어떻게 알아?”
“여기 발신처가 연방정부라고 써있어.”
남편은 자신의 계획대로
이제 마누라를 오스트리아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신나는 것인지
눈뜨고 보지않아도 남편의
목소리로 그의 기분 상태를
알 수 있었죠.
빨리 찾으러 가자는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서
오후에 우체국에 가서
내 앞으로 온 우편물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안에는 시험에 필요한
안내책자 2권과 시험에
관련된 안내가 적혀 있었죠.
시험 날짜는 9월 3일 15시.
시험 날짜가
너무 일방적인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나 이날 시험을
보지 못할 상황이라면 미리
연락을 하라는 안내도 있네요.
나는 “오스트리아의
민주주의 제도”,
“오스트리아 역사”와
내가 살고 있는
“오버외스터라이히 주”에
관련된 문제”를 총 18개
풀어야 합니다.
시험은 사지 선다형이라
별로 어려울 거 같지는 않은데,
답이 하나가 아니라
하나 빼고 전부 정답인
경우가 있어서 시험문제와
답을 암기해야할거 같죠.
시험이 9월이면 아직 시간이
넉넉한 거 같기도 한데,
시간 많다고 넋 놓고
있다가는 큰일날 거 같고,
한국 국적을 내놓아야 하는
앞으로의 상황은 심난 하지만
일단 코앞에 닥친 시험이니
열공을 해야하지 싶습니다.
남편에게 이번데도
한국인은 시험에 강한
민족이라는 걸 증명해야
하니 말이죠.
남편은 자신이 계획했던 대로
일이 착착 진행이 되니
기분이 좋은 거 같은데,
나는 내내 찜찜합니다.
내가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해도 난 여전히 한국인이지만,
내가 초록색
(지금은 청색이라지만 나는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다는..ㅠㅠ)
한국 여권 대신에
붉은색 오스트리아 여권을
들고 한국인 전용 출구가
아닌 외국인 출구로
한국을 입국하게 되는 건
슬플 거 같죠. ㅠㅠ
그나저나 일단 시험이
먼저이니 9월 3일까지
신경 써서 준비해야
하지 싶습니다.
이번에도 마눌이 얼마나
똑똑한 한국여자인지 남편에게
보여줘야 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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