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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받을까 말까 시어머니가 주시는 물건값

by 프라우지니 2024.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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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과 한집에 살지만

한식구라기보다는 옆집 사람

혹은 집주인 같은 느낌의

시부모님!

 

같은 마당을 사용하는데도

며칠 못 보고 지낼 때도 있지만,

마당을 지나치며 하루에

열두번 만나도 그냥 쿨하게

지나치는 사이입니다.

 

며느리가 시부모님을 뵈면

하는 말은 항상 같죠.

할로우!”

 

마당에서 만나도 별말 안하고

그냥 지나칠 때도 있는데,

가끔은 내가 마당에서

일을 하시는 시아버지께

말을 걸 때도 있죠.

 

아빠, 슈퍼에 가는데

잘츠슈탕걸 드실래요?”

 

 

이것이 바로 소금범벅인 빵.

 

세일만 하면 눈이 멀어버리는

마눌은 가능한 많이

사려고 노력을 하지만,

남편은 세일을 해도

자신이 필요한 수량만

구매하려고 하죠.

 

남편이 좋아하는

“Salzstangerl 잘츠슈탕걸

사진에 보이는 대로 위에

소금이 엄청나게 박혀있고,

그 옆으로 캐러웨이(회향)

박혀있는 빵입니다.

 

한국에서 유행한다는

소금빵하고는 맛도,

빵의 식감도 다르죠.

 

한국인인 내가 이 빵을

먹을 때는 위에 붙어있는

소금을 거의 다 떼어내고

먹어야 하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빵이라 종종

사는 종류인데 2개 값에

3개를 준다니

안 사면 손해인 제품.

 

이쯤에서 살짝 알려드리자면

요즘은 유럽의 모든

슈퍼마켓에서도 오븐에서

나온 바삭하고 신선한 빵을

드실 수 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파니

가격은 저렴한데 빵의 신선함은

비싼 제과점의 품질과

별로 다르지 않죠.

 

 

 

전날 6개 사서

냉동실에 얼려 놨는데,

하루만 더 있으면 세일이

끝나니 아쉬운 마음에

더 사고 싶어서 슈퍼를

가던 중에 마당에 계시던

아빠께 살짝 여쭤봤던거죠.

 

2+1 제품이니 3개 사서

2개는 아빠 드리고,

한 개는 남겨 놨다가

저녁에 퇴근하는 남편 몫으로!

 

요즘 며느리는 슈퍼에

장을 보러 가도 시부모님께

필요한 것이 있으시냐?”

묻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장을 직접 보러 가시는 걸

추천하죠.

 

늙었다고, 힘 없다고

하루 종일 집안에만

짱 박혀 있으면 온몸의

근육은 더 퇴화가 될 테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직접 집을 나서시는 걸

환영합니다.

 

시아버지는 금방 구운 바삭한

잘츄스탕걸 2

주문 하시는가 싶더니만

며느리가 슈퍼에 가는걸

확인하시더니 한마디 합니다.

 

잠깐 기다려봐라,

네 엄마 뭔가 필요한 것이

있나 물어보자.”

 

평소에는 당신들이

필요한 것은 직접 사러

다니시는 양반들인데

웬일로 이번에는 며느리에게

도움을 요청하시네요.

 

시어머니가 싸주신 장보기 목록.

 

얼떨결에 마당에 서서

5분쯤 기다리니 안에서

시어머니가 필요하신

식품 목록을 적어 오십니다.

 

목록에는 생 이스트,

우유, 토마토를 적어주셨는데,

목록에는 없지만

크렘프레슈 Crème Fraiche

주문을 하셨죠.

 

크렘프레슈는 우유크림인데,

사우어 크림보다는 유지방이 많고

요리에 넣어서 끓이는

종류의 유제품이 아니라

이미 조리가 끝난

(차가운/식은) 요리 위에

얹어서 먹는 크림입니다.

 

우리 집에서는 굴라쉬나

크림 스프 같은 종류의

요리 위에 올려 먹으라고

식탁 위에 시어머니가

올려 놓으시는데,

보통 유럽의 레스토랑에서

굴라쉬를 주문했는데

위에 허연 것이 같이 나왔다면

크렘 프레슈라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구글에서 캡처

 

 

이날 제가 슈퍼에서 산 물품은

이 정도였습니다.

 

유기농 사과 주스가

1+1 세일이라 2병 샀었고,

아빠께 나눠 드리려고

여쭤봤던 2+1세일하는

잘츠슈탕걸.

 

나머지는 시어머니가

요구하셨던 것들이죠.

 

우유, 크렘프레슈,

생 이스트와 큰 것으로

골라오라고 하셨던 토마토.

 

물건을 사다가

시어머니께 드리는

시어머니는 내 예상대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널 얼마 줘야 하니?”

 

애초에 물건을 사오라고

하시면서 당신의 돈을

주셨다면 계산을 따로 해서

영수증을 갖다 드렸겠지만,

내가 사는 김에 몇가지

사오라고 하시면

시어머니께 돈 받을

생각을 하지않으니

얼마 줄까?”해도 금액을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리들 슈퍼마켓의 전자영수증.

 

 

코로나 시기에는 자주

시어머니가 원하시는

물건들을 사다 드렸지만,

그때도 영수증을 갖다 드리는

대신에 남편에게 받을

생활비 목록에 올리곤 했었고,

빵 같은 경우는 세일하니

저렴하게 산 김에 그냥 나눠

드리는 것이었거든요.

 

그날 저녁 우리 집 계단과

옆 건물인 시부모님 댁의

계단 사이에 작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나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시어머니가

돈을 놓으셨습니다.

 

우리 집 계단과 옆 건물인

시어머니 댁 계단 사이에는

문이 하나 있어서 작은 소리도

아주 잘 들리는 건물 구조.

 

가끔 이 문을 통해서

아들 부부에게 오는

우편물을 놓기도 하시고,

아들 부부에게 밥 먹으라!”

하실 때도 있는 두 가족의

소통의 창구죠.

 

 

우리집 계단과 시부모님댁 계단 사이의 작은 문.

 

 

그동안 부탁하신 다양한

것들을 사다 드렸고

내가 얼마나 줘야 하니?

매번 말씀만 하셨지

이렇게 돈을 주시는 경우는

없었는디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던 시어머니의 돈.

 

내 손에 쥐어 주신 것이 아니라

계단에 놓아두신 것을 봐서는

며느리에 꼭 주시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신 것인지..

 

시어머니께 사드린 식품은

대충 5유로 상당이니

나머지는 돌려드릴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동안

시어머니께 사다 드린 식품의

횟수가 여러 번이니 나머지

5유로는 그냥 내가 챙겨도

상관이 없을 거 같기도 하고!

 

계산을 해보면 거의 5유로

상당을 내가 팁으로 챙기는 꼴인데,

그동안 시어머니가 부탁하신

물건들을 사들인 횟수가

여러 번이니 그동안 주시지

않으셨던 심부름 값이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챙기는 것이

옳을지, 아님 다시 돌려드리는 것이

좋을지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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