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를 가도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 저렴한
물건들을 탐색합니다.
슈퍼마켓도 잘 찾아보면
구석에는 엄청 저렴하게 파는
이월상품을 만날 수 있거든요.
문제라고 한다면 가끔은 나도
필요 없는 물건인데 저렴한 가격에
눈이 멀어서 사는 경우가
종종 있죠.
필요 없지만 그걸 살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재미 때문이죠.
네, 나는 재미로
이월상품을 사면서
그걸 “벼룩시장”이라고 생각하죠.^^
내가 거의 매일 신는 모카신 안에
신으면 딱 일거 같아서
일단 집어 들기는 했는데,
가격이 2개입니다.
원가는 5.99유로였던 모양인데,
하나는 3유로, 또 하나는 1유로.
정가에서 3 유로로 할인한 후에
다시 1유로 내려간 것인지
아니면 가격표를 잘못 붙인 것인지
일단 확인에 들어가봐야죠.
3유로면 50% 할인된
가격이기는 하지만 그리
매력적인 가격은 아니고,
1유로라면 얼른 들고 와야 하는
오늘의 횡재 상품이 되는 거죠.
마침 슈퍼마켓 카운터에는
몇 번 봐서 얼굴이 익숙한 중년의
직원 아주머니가 앉아 계셨고,
마침 영업도 끝나가는 시점이라
카운터에 줄 선 사람들도 없으니
그야말로 물어보기 딱 좋은 시간!
“이건 가격이 2개 찍혀 있는데,
3유로가 맞는 거예요
아님 1유로?”
내가 준 양말의 가격표 중
1유로짜리를 스캔한 아주머니는
마침 25% 할인되는 제품이라며
양말의 가격은 단돈
75센트라고 하시네요.
양말 5개에 단돈 75센트라니
다시 없을 기회이니
얼른 계산하기.
계산을 하면서
양말 묶음을 풀어서
계산대 아주머니께 양말
한 개를 드렸습니다.
75센트에 양말 5개를 얻었는데,
1개 정도는 선물을 해도
좋을 거 같았고,
3유로 가격표를
스캔할 수도 있는데,
1유로짜리를 스캔하신
아주머니께 감사한
마음도 있었죠.
1유로짜리 가격표를 스캔한 후에
거기에 25%할인까지 한 건
직원 아주머니가 나에게 해주시는
배려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살짝 했었습니다.
내가 양말을 드린 캐셔 아주머니는
전에도 나와 대화를 한적이 있었죠.
다양한 색과 디자인의 꽃무늬
멀티 헤어 밴드가 (정가 9유로)가
단돈 1유로라 여러 개를 샀는데,
어디서 이 물건을 가져왔냐고 하시길래,
내가 물건을 가져온 방향을 가리키며
“한 개 갖다 드릴까요?” 했었는데,
“30분 후에 근무가 끝나니
내가 가보겠다”고 하셨었죠.
그 다음에 다시 아주머니를 봤을 때
아주머니는 내가 본적이 있는
꽃무늬 멀티 헤어 밴드를 하고
계셨고, 내가 알려준 곳에서
샀다며 헤어 밴드가 너무 길어서
자신은 반을 잘라서
사용한다고 하셨었죠.
바쁘게 돌아가는 계산대에서
내가 산 물건을 계산하는
아주 잠깐 사이에 눈을 마주치고
짧은 대화를 몇 번 한 것이
전부인데, 아주머니는 까만 머리의
동양인 아낙을 기억해주셔서
매번 만날 때마다 눈인사를
하셨었고 이번에는 양말을 너무
저렴하게 주시니 나는 양말을
나눠주는 것이 어떠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거죠.
별거 아닌 양말 한 짝이지만
그걸 고맙게 받아 주시니
주는 나도 기분이 좋았고
왠지 내가 착한 일을 한 거
같은 착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날 집에 와서 마눌은
남편에게 양말 다발을 흔들며
한동안 수다를 풀어놨었습니다.
“글쎄 양말이 할인해서
5개에 75센트이지 뭐야.
그래서 내가 전에도 몇 번 봐서
안면이 있던 캐셔 아주머니께
하나를 선물로 드렸어.
잘했지!”
뭔가를 자꾸 사 들고 와서
짐 만드는걸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남편이지만 마눌이
신나서 수다를 떨어 대면 그저
아빠 웃음을 지으며 들어주죠.
오늘도 마눌은 대박 제품을
만나서 “돈 벌어 왔다”면서,
양말을 나눠주는 “착한 일”까지
했다며 설레발을 쳐서
남편의 잔소리를
피해갈 수 있었죠.
살다 보면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기분 좋은 일을 일어나는데,
내가 양말을 드린 캐셔 아주머니도
피곤한 하루의 끝에 만난
기분 좋은 일이었길 바라고,
나 또한 나눠드리며
기분이 좋았으니 나에게도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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