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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여성지를 샀다

by 프라우지니 202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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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는

둘 다 안경을 씁니다.

 

남편은 유치원을 다니기 전,

아주 어릴 때부터 쭉

안경을 써온 사람이고,

마눌은 50대에 들어서면서

안경이 없으면 글을 읽을 수가

없으니 독서안경이라는

조금은 점잖은 이름으로

불리는 돋보기를 쓰죠.

 

남편은 평생 안경을 써온

사람이라 가지고 있는

안경들이 꽤 되고,

마눌또한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아 값비싼 다촛점 안경을

2개나 맞춰서 가지고 있죠.

 

안경 많은 남편이 뜬금없이

안경을 맞추러 간다고

마눌을 잡아 끕니다.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남편은 어디를 가도 꼭 마눌을

데리고 다니는 인간형입니다.

 

일명 물귀신 남편이죠.

 

 

상담중인 남편.

 

우리동네 쇼핑몰에는

안경점이 6개나 있어서

남편은 자기 입맛대로

골라갈 수 있죠.

 

단골로 안경을 맞추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단골이 항상 최고는 아니죠.

 

처음 안경점 두 곳은

마눌도 따라가서

남편 옆에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서서는 남편과 안경사의

대화를 들었는데,

내가 독일어회화를 공부하는

학생도 아니고, 왜 두 사람의

지루한 대회를 듣고

있어야 하나 싶어

낼름 안경점을 탈출했죠.

 

남편, 일 끝나면 전화해!

나는 구경 좀 하고 있을께!”

 

이 말만 남기고는 안경점을

탈출해서 쇼핑몰의 가게들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남편이 뜬금없이 전화를 해서는

한마디 합니다.

 

나 지금 서점이야.

여성지 사는 중이야!”

 

 

 

 

남편이 마눌도 사지않는

여성지를 산다니 무슨 일인가

싶어서는 남편이 있다는

서점으로 가보니 정말로

남편이 여성지를 하나 사서는

들고 나옵니다.

 

이런 여성지는 젊은 여성들이

보는건디 왜 샀누?”

 

마눌은 말은 듣는둥 마는둥

하고는 여성지를 들고는 서점의

건너편에 있는 안경점으로

바쁘게 가니 마눌도 잽싸게

따라갔습니다.

 

호기심 천국인 마눌은

풀어야할 것이 많았죠.

 

남편은 왜 뜬금없이 젊은

여성이 읽는 여성지를 샀으며,

그걸 왜 안경점으로 가지고 가는 고?”

 

 

안경점 입구에 있는 할인카드 안내.

 

남편을 따라서

안경점에서 들어가며

내가 물어볼 필요도 없이

궁금증이 다 풀렸습니다.

 

남편이 여성지를  비닐포장째

안경사에게 건네니 안경사가

포장지를 뜯고는 여성지 안에

들어있는 카드를 꺼내서는

얼른 스캔을 합니다.

 

안경점을 들어갈 때 보니

앞에 남편이 산 여성지가

붙어있던데..

 

뭔가 싶어서 확인 해 보니

여성지 안에는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카드가 들어있었고,

이 카드로

안경 20% 할인이 가능.

 

충청도 양반 같은 남편은

이런 방법이 있다고 해도

조금 저렴하게 사겠다고

안경점을 탈출해서 서점에

들려 책을 사올 인간형은

절대 아닌데..

 

안경사가 여성지 안에 있는

카드를 이용하면 20% 할인된

가격에 살수 있으니 건너편

서점에서 여성지를 사오세요.”

한 모양입니다.

 

그러니 상담을 하다 말고

남편이 냉큼 여성지를

사온 것이겠죠.

 

상담 후, 안경까지 맞추고

우리부부는 안경점을 나왔고,

마눌은 얼떨결에 여성지 한권을

챙겼으니 나름 마눌도

소득이 있었던 남편과의

쇼핑몰 나들이.

 

 

 

대부분의 판매직원은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을 할인해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어도

그걸 소비자에게 일부러

알려주지 않고 정가로

팔려고 할 텐데,

남편은 좋은 직원을 만나서

안경을 20%나 저렴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고객에게 세일 상품 안내

판매사원의 기본이라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불친절이 몸에 밴 사람들이

사는 유럽에서는 잘 알려주지 않는

정보라 남편에게 안경을

저렴하게 살수 있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 직원을 만난

우리는 참 운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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