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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아버지의 기 싸움

by 프라우지니 2024.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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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는 요즘 옆집 남자와

기싸움중이십니다.

 

그 싸움을 며느리도 함께 하셨음

하시는 것인지 마당을 오가는

며느리에게도 당부까지

하실 정도죠.

 

시아버지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하십니다.

대화를 하다가

당신과 다른 의견이

나오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얼굴까지 벌개지며 역정까지 내시죠.

 

당신이 할 말은 대놓고 하시고,

상대방의 기분 같은 건

염두에 두시지 않으시는

성격이시라

적을 만드시는 타입입니다.

 

다정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한마디로 경상도 남자

바로 시아버지시고,

그 아버지의 아들인 남편 또한

외모는 오스트리아 사람인데

성격은 경상도 남자죠.

 

 

옆집에서 쏜 축구공.

 

이웃과 기 싸움 중이신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당부한 것은 바로 저 축구공.

 

옆 집의 마당에서 아빠와

아들내미가 축구를 하다가

우리 집 울타리 너머로 넘긴 공을

시아버지는 며느리에게 옆집으로

던져주지 말라고 하신 거죠.

 

시아버지는 이미 옆집에

여러 차례 주의를 주셨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축구 하다가 공이

우리 집 마당으로 넘어오면

돌려주지 않겠다.”

 

처음에는 그래도 옆 집인데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우리 집 마당에 주차된

남편의 차 아래로 들어간 공을

꺼내기 위해서 시멘트 바닥에

내가 무릎까지 끓고 엎드려서

공을 한번 꺼낸 후로는

시아버지를 이해했죠.

 

 

마당에 주차된 남편차.

 

 

사람은 나이가 들면 몸을

앞으로 숙이는 일도 쉽지 않은데,

옆집에서 날라온 공을 주어서

다시 울타리 너머로 넘겨주는 것은

디스크 수술을 하신 시어머니는

불가능하신 일이고,

70대 중반 이신 시아버지도

허리에 무리가 가는 일인 거죠.

 

시어머니는 옆집에서

날아오는 축구공이 시어머니가

가꾸시는 꽃 화단에 자꾸 떨어지니

꽃도 망가져서 속이 상한다고

하신 적도 있었네요.

 

https://jinny1970.tistory.com/3237

 

옆집꼬마가 나에게 한 “니하오” 인종차별일까?

우리 옆집에 사는 꼬마. 요새는 녀석이 마당에서 놀때나 보게되고, 녀석도 나를 아주 가끔 보지만, 나는 그녀석이 엄마 뱃속에 있을때부터 봐왔죠. 옆에 사는 아낙이 배가 산만할 때 처음 봤는데

jinny1970.tistory.com

 

 

 

우리 옆집에는 남자아이가 살죠.

 

사실 옆집은 처음부터

민폐였습니다.

 

옆집 아낙이 고모에게 물려받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을 때,

공사중인 옆집에서 날아오는

시멘트 먼지 때문에,

마당에 빨래를 너는 것도

힘이 들었고, 그 해 마당의

샐러드를 다 버려야 했지만

그때 시아버지는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으셨고!

 

지금도 요리를 못한다는

마눌 때문에 일주일에 서너 번은

마당에서 숯불 피워 고기를

구워 먹으니, 잘못하면 빨아서

널어놓은 빨래에 숯불 향

진한 고기 냄새가 밸 수 있어

어디서 숯불 피우는 냄새가 나면

후다닥 마당에 나와서

빨래를 걷어야 하죠. ㅠㅠ

 

이런저런 민폐에도

시아버지는 지금까지 이웃과

꽤 좋은 사이였습니다.

 

시아버지는 해마다 마당에서

나는 야채도 옆집에 나눠 주시고,

마당에서 만나면 이런 저런

대화도 하시며 나름 좋은

이웃 관계였는데 최근에 사이가

확 틀어져 버린 거죠.

 

 

마가렛 꽃때문에 잔디를 깍지 않아서 지저분해보이는 마당.

 

아이가 서너 살 때부터

마당에서 공을 갖고 놀았고,

지금은 열살이 넘었으니

햇수로 치자면 7년 이상

옆집에서 넘어온 공을 다시

돌려주는 무료 서비스를

해오셨는데 이제는

그만~”하신 거죠.

 

시어머니의 증언에 따르면

축구공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서로의 마당에 나왔다가

눈이 마주쳐도 인사조차 안 한다는

시아버지와 옆집 남자.

 

두 남자의 불편한 관계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축구공에 대한 웬만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전처럼 그저

어색하지 않는 이웃으로 돌아갈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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