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을 챙기는 시부모님을
보니 며느리는 심히 섭섭합니다.
1인당 선물은 25유로로 책정된
시댁이라 생일은 남편은 시부모님께
50유로를 선물로 받는 것이 정석인데,
남편의 올해 생일선물은 현금
100유로랑 시어머니가 직접
구우신 케익.
며느리 생일인 1월에는 이곳에
없었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안 주셨는데, 아들 생일에는
50유로(1인당 25유로이니
시부모님 합계 50유로)
대신에 100유로를 주시니
괜히 심통이 나서 남편에게
한마디 했었습니다.
“원래 생일에는 50유로인데
100유로 주신건, 나랑 반씩
나눠 갖으라고 주신 거니
나랑 반띵해야지.”
물론 인색한 남편에게
먹히지 않을 말이지만
그래도 섭섭함을 심히
내색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얼마 전에도 남편에게
투정을 부렸었죠.
“나는 시부모님 생신을 다 챙기는데
왜 시부모님은 며느리의 생일을
안 챙겨 주시는 걸까?
며느리는 심히 섭섭해!”
마눌이 부모님에게 섭섭함을
드러내면 그걸 감싸 안아야
하는 것이 아들의 도리일 텐데,
남편은 마눌이 시부모님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듣고 싶어합니다.
“그걸 왜 나한테 이야기 해?”
이런 반응이거나
“그건 직접 당신이
이야기 하면 돼잖아.”
세상에 어느 며느리가
시부모님 면전에 대놓고
“나는 때 되면 당신들
선물 꼬박꼬박 챙기는데
당신들이 내가 당신들 속으로
낳은 자식이 아닌 며느리라고
내 생일을 그리 건너뛰면 심히
섭섭하니 나중에 내 받은
만큼만 해 드리리다.”
하지는 못하죠.
아무튼 작년에도 나는 이곳에
없어서 생일선물을 못 받았고,
올해도 없어서 못 받았죠.
며늘이 생일이 6일인지
9일인지는 헷갈리시지만
그래도 1월인건은 아실 텐데..
(아닌가? 그것도 잊으셨나?)
다른 때는 그냥 지나쳤던 건데
올해 남편이 받은 카드를 보니
며느리에게 주는 카드에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십니다.
“Mama & Papa”
며느리에게 주는 카드에는
엄마, 아빠의 이름인
“파울라& 테오” 라고 쓰시던데
오늘에서야 보니 달랐네요.
시어머니는 “너도 내 딸”이라고
하시더니 며느리가 딸은
아니었나봅니다.
며느리에게는 “엄마, 아빠”라는
단어를 사용하시지 않으니 말이죠.
남편 생일이라고 마눌은
하루가 바빴습니다.
아침에 장봐서 야채도 다듬고,
남편이 좋아하는 잡채를
하느라 분주했죠.
생일날 국수를 먹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남편에게 “해줄까?”하면
남편이 사양하지 않은 한식이
잡채라 생일날 특별식으로
잡채를 준비했었죠.
만드는 김에 손 큰 며느리는
넉넉하게 해서 시부모님께도
갖다 드렸습니다.
시금치 대신에 냉동실에 데쳐서
얼려 놨던 유채 나물을 넣고,
대신에 빨강, 초록 파프리카를
썰어 넣어서 색감을 냈죠.
냉동된 유채 나물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s://jinny1970.tistory.com/3927
한가지 문제라고 한다면
중국제 당면이라 삶아 놓으니
우동 면발 같은 당면. ㅠㅠ
다음에는” 2배 더 비싸더라도
그냥 한국산 당면을 사야겠다.”고
이번에 다짐을 했었죠.
단짠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잡채를
시부모님께도 드리고,
퇴근한 남편도 한번 더 갖다
먹을 정도로 맛있었으니
나름 만족!
아! 먹고 남은 건 다음날
회사에 점심으로 싸갔네요.
처음이었습니다.
남편이 한식을 도시락으로 싸간 건!
“참기름이 들어가서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냄새가 심할거다.”
경고성 발언을 했지만, 그래도
싸가지고 갔던 남편은 퇴근때
빈 그릇만 가지고 왔었죠.
남편 생일의 마지막은 시어머니가
직접 구워 오신 쿠겔호프 케익.
딸내미 생일에는 초크 케익인
자허토르테 비슷하게 모양을 내서
케익을 구우시는데, 아들 생일은
만들기 쉬운 쿠겔호프를
구워 오셨네요.
인색한 건 집안 내력인지
머리통 만한 생일 케익을 받았는데,
케익을 구우신 시어머니 생각은
하나도 안 하는 아들내미는
케익을 전부 다 냉동하려고
조각을 냅니다.
“인간아!
그걸 다 얼리면 어떡하려고?
생일 케익은 나눠먹는건데,
시부모님은 안 드리남?”
썰다 남은 케익중 약간은 남겨서
시부모님께 갖다 드리는 걸로
남편 생일선물을 마무리 했습니다.
보통 내 생일을 챙겨준 사람의
생일은 나도 챙기는 것이 정상인데,
시부모님은 당신들의 생일을
챙기는 며느리의 생일은
진정 생각이 안나는 걸까요?
당신들과 산 세월이 길어지니
이제는 별로 기대도 안하지만
그래도 매번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며느리 생일을 기억 하는것이
그리 힘든 일인 걸까요?
아니면 당신들의 자식이 아닌
(백년)손님인 며느리라
안중에 없으신 걸까요?
아들의 생일은 챙기는 시부모님을
보면서 며느리는 섭섭합니다.
70대 중반의 시부모님은
당신들이 며느리에게 베푸시면
한국인 며느리에게 그 곱빼기로
받으시게 된다는 걸
아직도 모르시는 모양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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