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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이런 이별, 저런 이별

by 프라우지니 202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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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근무시간에 근무에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말하는걸 자제합니다.

 

모여서 이야기 해 봤자,

대부분은 남의 뒷담화이니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원치 않고,

또 근무시간이니 그 시간에

어르신들께 한번이라도 더 말을

거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죠.

 

하지만.

 

누군가가 일부러 나에게 물어오면

내 개인사를 이야기할 때도 있고,

또 그들의 개인사를 듣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우리 병동의 30대 초반의

청소부 S와 이야기를 하던중에

듣게된 그녀의 이별이야기.

 

https://pixabay.com

 

S는 우리 병동의 권력자인 청소부

P의 아들과 동거중인 아가씨죠.

 

유럽의 문화는 우리와는 다르게

결혼보다는 동거가 가깝습니다.

 

평생 살다가 환갑을 앞두고

결혼하는 경우도 있고,

평생 동거만 하다가 법적으로는

서로 미혼인 상태로 세상의 끝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죠.

 

SP의 아들과 동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했던 생각!

 

우리 병동의 청소부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서 확인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672

 

서양인도 있는 속정?

전 “정” 같은 건 한국인만 있는 줄 알았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살다보니 "정"이란 것이 한국인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서양인들에게 있는 듯 한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그

jinny1970.tistory.com

 

 

힘든 시어머니를 뒀네.”

 

동거라고 해도 일반 부부처럼

사는 것이니 남친의 부모는

시부모님 같은 존재인 거죠.

 

나중에 알았습니다.

 

S를 우리 요양원에 취직시킨 것도

그녀의 시어머니인 P였다는 것을!

 

자기 아들의 동거녀가 실업자여서

취직을 시킨 것 인지는 잘 모르겠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같은

병동에서 청소 일을 하게 된 거죠.

 

S P아들의 동거녀임을 알고

내가 처음 물어봤던 말은..

 

시어머니랑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아?”

 

집에서 보는 거와 일터에서

보는 건 차이가 많죠.

 

집에서는 싹싹하고 깔끔한

며느리 코스프레를 잘 했는데,

일터에서는 일도

대충하고 칠칠 맞은 것이

보여질 수도 있으니 말이죠.

 

나의 말에 S도 불편한

속내를 들어냈었죠.

 

처음에는 다른 병동이라고 해서

왔는데, 와서 보니 같은 병동인 거 있지.

 

시어머니와 며느리 라고 해도

한국사람인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불편 해 보이지는 않았죠.

 

 

 

?

 

그들은 우리와 다른 문화 사람이거든요.

 

5월 어머니날 무렵에 S에게 물어봤었죠.

 

한국은 어버이날에 몽땅

엄마/아빠께 선물을 드리지만,

유럽은 어머니날아버지날

따로 있어서 따로따로 선물을 드리죠.

 

넌 네 시어머니, P한테

어머니날 선물로 뭘 해줬어?”

 

그걸 왜 내가 해?”

 

시어머니인데 며느리가

선물하는 거 아니야?”

 

시어머니는 내 엄마가 아니잖아.

자기 아들한테 받아야지."

 

정말로 쿨 한 그녀의 대답입니다.

 

모든 오스트리아의 며느리들이

다 그녀 같지는 않을 텐데..

 

결혼을 하지않는 동거 커플이라

남친의 부모는 그저 남친

부모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인지..

 

그렇게 곧 결혼할 거 같았던

S였는데, 최근에 남친과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같이 키우던 고양이는

내가 키우기로 했고,

남친이 집을 나가는 걸로

결론을 냈어.

7년을 함께 살았던 정이 있어서

한 동안은 힘들더라구.”

 

 

 

유럽의 동거는 사랑해서

사는 것도 있지만,

함께 살면서 서로 조금씩 생활비를

아끼려는 것도 있거든요.

 

네가 집세 내고, 내가 생활비 내고

하는 식이라 둘이 살다가 헤어지면

혼자서 다 감당하는 것이

조금 버거워지기도 하죠.

 

그녀는 함께 산 7년이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가 예전의

그 감정이 아니라 이제는

정리하는 것이 맞 다고 생각했고,

헤어진 남친과 엊그제 만나서

차를 마시면서 했던 이야기도

이제는 연인이 아닌

친구 감정이라나요?

 

나는 그저 S가 시어머니인 P

요새는 어떤가를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얼떨결에 P의 아들과 헤어져서

이제는 싱글이 되어버린

S의 근황을 들었습니다.

 

보통의 이별은 가슴이 찢어지고,

눈물 나고 슬픈 이야기인데,

S의 이별은 아주 담담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이별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가 직업학교 다닐 때 같은 반

동료로 만나서 지금까지

가끔 얼굴을 보는 슈테피.

 

그녀는 다른 병동에서 일하지만

탈의실의 캐비닛 이웃이라

가끔 얼굴을 보기도 하죠.

 

슈테피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에서

확인이 가능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581

 

날 놀리는 인간들

저는 가능하면 모든것을 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습니다. 수업시간에도 마찬가지로 선생님이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수업하시는 경우, 그것도 사진으로 찍어두죠! 수업시간에는 필기

jinny1970.tistory.com

 

 

간만에 본 그녀의 얼굴이

심하게 많이 작아졌습니다.

 

직업교육이 끝나 갈 무렵에

다이어트를 할 생각이라고

했었지만그후에 그녀는

계속해서 뚱뚱해져 갔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로 얼굴이

반쪽이 된 것인지..

 

살 빠졌구나!” 했더니만

“20kg이나 뺐다"는 그녀.

 

워낙 큰 덩치라 20kg씩이나

빠진 것을 몸매로는 가름하기는

힘들지만, 얼굴 만은 정말로

주먹만 해졌습니다.

 

도대체 어떤 다이어트를 했길래

단기간에 20kg씩이나

빠진 것인지 물어보니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합니다.

 

나 남친이랑 헤어졌어.”

 

그녀는 18살에 아이를 낳고,

그때부터 아이의 아빠랑

동거를 해왔는데그녀의 아들이 지금

초등학생이니 한 10살쯤 됐나?

 

 

https://pixabay.com

 

10살된 아들의 아빠와 헤어졌다는 그녀.

 

그럼 아들은 누가 키워?”

 

내가 키우기로 했어.”

 

왜 헤어진 거야?”

 

알코올 문제가 있었어.”

 

18살 철부지가 둘이 만나

사랑을 하다가 임신을 했고,

그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서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살았는데,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에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여자는 여자 대로,

남자는 남자 대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은

힘든 삶이었겠죠.

 

여자는 아이를 키워야 하니

다른데 눈 돌릴 시간없이

열심히 달리기만 하고 살아왔는데,

육아에서는 자유로운 남자는

가정보다는 알코올이 더

가까웠던 모양입니다.

 

남자가 술을 마시면 아무래도

자제력을 잃었을테고

주먹질도 했겠죠.

 

 

https://pixabay.com

 

그러고보니 몇달전에

눈가에 멍이 든 슈테피를

탈의실에서 만났었습니다.

 

화장을 했음에도 얼굴에

멍이 들었음을 알 수 있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죠.

 

그냥얼굴에 웬 멍?”하고

말았었는데..

 

폭력은 꽤 오래 지속 되었나 봅니다.

 

폭력적인 남친이랑 정리를 하면서

아이는 자기가 키우기로 했고,

혼자 살면서 집세에 생활비까지

감당하려면 돈이 더 필요하니

근무를 더 늘이기로 했다는 그녀.

 

맞고 살면서 아이에게 불안한

환경을 만드느니 자기가

조금 고생을 하더라도

이별을 택했다는 그녀는 엄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간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너무 심해서

살이 저절로 빠진 슈테피를 보면서

이별에도 깊이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18살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만 바라보면서 10년을

하루같이 부지런히 살아왔는데,

아이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살아온 그녀가 앞으로

맞닥뜨려야 할 세상이 결코

호락호락하지는 않겠지만!

 

싱글 맘에 워킹맘으로 새 출발을

할 준비를 하는 그녀를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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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해서 들고온 크로아티아 여행 영상.

 

https://youtu.be/c9ztaUUQq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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