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평생 가슴에 품고 자신의
첫사랑을 묻고 산다고 합니다.
생각할 때마다 가슴 한쪽이
뭉클하고 또 그리움이 밀려든다는
그 첫사랑을 말이죠.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은 생각인데
남자와 여자가 가슴 속에 품고 사는
첫사랑은 조금 다른 듯 하죠.
남자들은 마음에 여러 개의 방이
있는데, 그 방중 한 곳에 첫사랑을
넣어두고 평생 동안 생각 날 때마다
꺼내 본다면..
여자들의 마음에는
방이 딱 한칸뿐이죠.
첫사랑이 가득했던 방이었지만,
그 사랑이 떠나가면 새로운
남자를 받아들이죠.
매번 새로운 사랑을 할 때마다
방 한가득 그 사람으로 가득차니
옛 남자를 넣어둘 방도 없고,
그리워할 시간 또한 없죠.
(물론 이건 제 이야기입니다.)
나에게도 첫사랑은 있었습니다.
철없던 나이에 만나서 뜨겁게
사랑했고, 또 헤어졌고,
몇 년 후 다시 만나기도 했죠.
https://jinny1970.tistory.com/173
그때는 그랬습니다.
우리가 다시 만난 건 내 팔자이니
우리는 결혼을 해야한다고..
내 첫사랑은 나와 헤어진 직후에
만난 여자와의 사이에 혼외자식까지
낳아 아이가 이미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지만,
나는 그 아이도 받아들이려고 했었죠.
몇 년 만에 다시 만나니
“열렬한 사랑”따위는 없었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는
그를 동정 했었나 봅니다.
그러니 내가 옆에 있어주고 싶었던 거죠.
그때는 그랬었습니다.
“순진한 남자를 내가 다 버려놔서
바람둥이가 되어버린 거라고..”
지금에 생각 해 보면
참 웃기는 이야기죠.
바람둥이가 타고나는 거지
누구 때문에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사랑은 아니지만 “결혼”은
해야 할거 같았던 그때.
그는 나에게 참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침 일찍 그의 자취 집에 가니
(밤을 함께 보낸듯한) 여자와 함께 아침을
먹고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새벽 2시에
(자신이 이사 간 집 근처의)
삼풍백화점 앞으로 나오라고
해놓고는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나타나지 않아 나는 길 위에서
해 뜨는 걸 봤었죠.
모르죠.
자기딴에는 나에게 혹시나 남아
있을지 모를 정을 떼기 위해서
그랬던 것인지도..
내게 남아있던 아름다운 첫사랑의
추억은 다시 만나서 그가 나에게
보여준 행동으로 이미 박살이 나있었고,
추운 겨울날 새벽, 길 위에서
떨면서 그를 기다리며
나는 그에 대한 동정과 미련을
다 접을 수가 있었죠.
그렇게 시간은 지났고
삼풍백화점에서 날 하염없이
기다리게 했었던 그를
우연히 만나기도 했었죠.
https://jinny1970.tistory.com/131
그를 알아보고 마음이 조금
짠 하기는 했지만, 딱 거기까지!
다시는 생각나지 않을거라
생각했었던 첫사랑인데,
최근에 한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얼굴에서
내 첫사랑의 얼굴을 봤죠.
풋풋한 18살.
남자 주인공의 얼굴이 어쩌면
내 첫사랑과 이리도 닮은 것인지…
말없는 모습에 작은 얼굴까지!
물론 내 첫사랑이 연예인
같은 비주얼은 아니었지만,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과 비슷한
비주얼에 비슷한 분위기까지.
유난히 말도 없고, 수줍음도 많이
타는 조용한 성격이었는데..
(그런 인간이 어쩌다
바람둥이가 된 걸까??)
평생 다시는 생각할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었던 첫사랑인데,
요즘 저는 넥플릭스의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을 보면서
나의 ‘열여덟’을 생각하고,
기억 저 너머로 보내 버렸던
나의 첫사랑을 소환합니다.
드라마를 보는 며칠 동안
나는 계속 그 사람을 생각했지요.
나도 있었던 아름다운 열여덟.
나의 열 여덟을 함께 해주었던 사람.
지금은 잘 살고 있겠지요?
이제는 기억마저 가물거려
얼굴도 잘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을 보면서
그 사람이 저절로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의 끝은 그의 진상 짓으로
내 마음 속에 첫사랑의 사랑도,
미움도, 미련도, 심지어 기억조차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에서야 생각 해 보니
“그 사람 덕”이지 싶습니다.
(그 사람과 그때 결혼하지 않아서)
내가 지금 오스트리아에
살고있는 것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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