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장에는 대부분 현지인이지만
나를 포함한 외국인 직원도 몇 있습니다.
나를 포함한 외국인 직원들의 근무를 보자면..
표면적으로는 현지인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보이는 것 같이 그런 편안한 사이인지
아닌지는 본인들만 알고 있죠.
나 또한 근무에 들어가면 현지인 직원들과
별 문제없이 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이 나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지만,
내가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해서
그걸 표현하지는 않죠.
나는 일하러 갔으니 그냥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가끔 독일어를 제대로 못하는 나를 두고
자기네들끼리 비웃는다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현지인 동료들의 (사투리)독일어를
잘 못 알아듣는 건 사실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날 무시하거나
차별해도 짜증이 나고 속상한 하루인데,
나에게 도움을 받는 (요양원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이 그런 행동을 취하신다?
이건 짜증과 속상함을 뛰어넘는
그런 스트레스이지 싶습니다.
사실 요양원의 직원과 어르신들의 심리적인 싸움은 대단합니다.
직원이 만만하다?
그러면 어르신이 당신 마음대로 하시려고 하죠.
아침에 일어나면 씻으셔야 하고,
하루 세끼를 드셔야 하고, 약도 드셔야 하지만
그런 걸 대놓고 안 하겠다고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강제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요양원 폭행”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실 이것도 대놓고 “아니다”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어르신을 씻겨드릴 때 어르신의 방이나 화장실에는
어르신과 직원, 딱 둘만 있는 공간이거든요.
그 공간에서 “폭행”을 했다면 다른 사람들은 모를 수도 있죠.
맞았다고 해도 그 말을 대놓고 하면 그 직원에게
더 큰 보복을 당할 까봐 쉬쉬하지 싶습니다.
단지 어르신의 어깨나 머리에 손이 가면
반사적으로 손을 올려서 방어를 하시는 분들은
“전에 맞으신 적이 있나?” 싶기도 합니다.
대놓고 싫다고 하시는 경우에는
다른 직원이 대신 들어가 보기도 하고,
약간의 시간을 두고 들어가기도 하고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유독 특정한 직원만 대놓고 싫어하거나
싸움을 걸어오시는 경우도 있죠.
내가 당한 건 아니고 제 외국인 동료들 이야기입니다.
저는 나중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던 이야기였죠.
오늘은 그중 한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올해 40살이 된 아프가니스탄 남자직원, A.
A는 10대 후반에 난민으로 오스트리아에 입성을 해서
가족까지 다 데리고 와서 지금은 이곳에 자리를 잡은 사람이죠.
같은 외국인이라고 해도 나랑은 그리 친하지 않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경우도 드물고, 성격도 나랑은 맞지 않고,
남자가 뭔 말이 그리 많은지..
같이 근무를 하면 좀 피곤한 종류의 동료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같이 일하면 피곤한 동료들의 유형.
1. 일을 피해서 다닌다.
같이 근무를 하는데, 동료가 일을 피해서 다니면
나는 그 동료가 피한 일을 계속 해야 하니 피곤한 하루가 되죠.
동료가 피한다고 나까지 피해서 다닐 수는 없거든요.
생각으로야
“그래, 오늘 하루 다른 날보다 조금 더 보람차게 살자”
하지만 몸이 피곤한 건 어쩔수가 없죠. ^^; )
2. 힘든 일은 나에게 밀어버린다.
같은 일을 하는 동료인데,
유독 내가 할 일을 지시하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싫어하는 어르신이나 일이 힘든 방은 살짝 피하죠.
자기는 일이 쉬운 방으로 가면서 힘든 방은
다른 직원에게 “너 가!”
이런 식으로 힘든 일을 다른 직원에게 미뤄 버리고
자기는 편한 하루를 보내죠.)
3. 내가 할 일을 지정 해 준다?
선배 직원들 중에는 묵묵히 계속해서
일을 찾아 다니면서 하는 동료가 있습니다.
이런 직원과 근무를 하면 나도 조용히 일을 찾아서 다니죠.
하지만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생색을 내는 동료도 있습니다.
“내가 이 방을 끝냈으니까, 넌 저 방에 가서 해!”
꼭 할당량을 받는 느낌이죠.
내가 호출벨에 불려 다닐 때 자기는 놀아 놓고,
조금 시간이 나서 쉬고 있으면
대뜸 나의 할당량이라고 방을 지정 해 주죠.
선배들도 이렇게 근무를 하지 않는데,
나보다 후배이면서 이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외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재수가 없다는 것!
저는 가끔 근무를 나가는 직원이라
“그러려니..”하는 편입니다.
피한다고 피해질 상황이 아니면 즐겨야지요.
“그래, 오늘은 내가 너랑 근무하면서 뺑이 치는 날이구나!
고맙다, 네 덕분에 오늘은 칼로리 소비량이 부쩍 올라가지 싶다.”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죠.
몸은 힘들지만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누우면
“오늘도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하는 날입니다.
남자가 나이가 들면 여성 호르몬이 분비가 되어 여성화가 되죠.
우리 요양원에 사시는 할배들을 봐도
하루 종일 수다를 엄청 떠십니다.
거기에 직원들 뒷담화까지 할매들이랑 모여서 하시고,
매일 붙어있는 나날이다 보니
수다를 떠시다가 말싸움까지 하는 수준입니다.
나이가 드신 할배들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올해 마흔 된 이 남자 직원도 수다가 엄청납니다.
근무하러 왔으면 그냥 열심히 일하다가 집에 가면 되지
뭐가 그리 할 말이 많고 궁금한 것이 많은 것인지..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 찾아가는 서비스보다는
복도에 서서 수다나 떨어 대면서
“어떡하면 일을 조금 덜 할 수 있을까?”
연구하는 타입이죠.
그런 A가 한 어르신과 문제가 있었다고
근무 일지에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S씨가 A에게 “너는 앞으로 내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고,
여기는 오스트리아이고 나는 오스트리아 사람이라고 했다.”
조금 부드럽게 써 놓은 글이지만,
대놓고 “인종차별”했다는 이야기죠.
S씨는 우리 요양원의 불만러입니다.
60대 초반의 하반신 불구 장애인으로
원래는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가야 했지만,
병원에서 퇴원을 하면서 잠시 있을 요량으로
우리 요양원에 왔는데,
나중에 장애인 거주지에서 “입주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가지 않고
우리 요양원에 머물게 된 케이스죠.
엊그제 우리 병동 책임자에게 S씨에 대해서 물어봤었거든요.
아무리 생각해도 요양원에 있을 나이는 아닌 거 같아서
물어 봤더니만 대답을 해주더라구요.
나에게도 불만러 S씨는
참 불편한 상대 중에 한 명입니다.
S씨 방에 들어가서 간병을 하는데
나는 이해 못 할 말을 물어보고는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면
대답 대신 비웃듯이 웃는 아저씨.
아시죠?
같은 물건을 가리키는 단어는 어느 나라나 몇 개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작은 플라스틱 통을 “대야” 라고도 하지만,
그것을 “양푼이” 라고 부를 수도 있고,
사투리로 들어가면 “다라이”가 되기도 하죠.
나는 “대야”라고만 배운 것을 “다라이”라고 하면
나는 절대 알아듣지 못하죠.
뭐 그렇게 생각하시면 쉬울 거 같네요.
그 재수없는 S씨는 우리 요양원의 대표 불만러라
심심하면 원장한테 직진합니다.
자기가 사는데 불편한 사항은 바로 원장한테 가서 다 해결을 하죠.
그 불만러 S씨가 아프가니스탄 직원A에게
“너는 앞으로 내 방에 오지마!”
하면서 외국인 차별을 했다는 이야기죠.
교묘하게 비웃듯이 사람을 무시하는 타입인 줄 알았는데.
대놓고 지르기도 하는 진상이었습니다.
일지에 둘 사이의 일은 읽었고, 나중에 들어 보니
이 일로 S씨는 원장에게 불만을 접수하러 갔었고,
“앞으로 직원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원장의 조언을 들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둘 사이에 문제가 있던 곳에 함께 있었다는
다른 직원의 말을 들어보니
S씨와 직원 A와 말다툼이 있었다고 합니다.
(직원이 요양원에 사시는 분이랑 왜 싸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다가 “내 방에서 나가”,
“여기는 오스트리아고 나는 오스트리아 사람이야
(그러니까 외국인인 너는 꺼져)”뭐 이렇게 진행이 됐던거죠.
그 일이 있고 나서도 철야 근무를 많이 하는 A에게
S씨와의 사이는 어떻냐고 물어보니..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고 나서 A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있으면
“A씨”라고 부르면서 나름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S씨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는 분이라
저녁에 침대에 자러 갈 때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휠체어에서 침대로 이동할 수 있거든요.
다른 동료가 있다면 A가 S씨방에 들어갈 일이 없겠지만,
철야 근무는 보통 혼자 하니 S씨가 A를 싫어한다고 해도
A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내가 S씨이고 A가 정말 싫다면 A의 근무 교대 전에
일찌감치 침대에 들어갈 거 같은데,
싫어하는 직원의 손길을 받으면서
침대로 가는 이유가 있으니 그러겠지요.
솔직히 A의 경우는
나는 좀 이해가 안되는 인종차별이었습니다.
S씨는 고객이고, 직원 A는 서비스를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고객과 직원 사이는 서비스를 주고 받는,
딱 그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면 되는 거죠.
도움이 필요하면 호출을 하고,
호출 받은 직원을 그 방에 가서
필요한 도움을 주고 나오면 되는 사이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인간적인 정이 없는 듯이 느껴지지만..)
서로 주고 받는 서비스가 있은후에,
그 위에 신뢰가 쌓이고
정이 쌓여서 조금 더 친해질 수는 있겠지만,
서로가 정해 놓은 선을 넘어가면 안되는 것이죠.
평소 A의 행동을 봐서는 말이 너무 많아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고객인 S씨에게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S씨가 A에게 먼저 시작을 했나 싶기도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고 해도 직원은
고객을 우대 해 줘야 하는 사람이죠.
마음 상한 말을 들었더라도 그 현장에서 대놓고 지르기 보다는
나중에 병동 책임자나 원장에게
“고객이 이런 말을 하더라. 기분이 상했다”라고
알려서 정식으로 요양원 측에서
고객에게 항의를 할 수도 있는 문제였는데..
내가 어르신들께 매번 하는 말입니다.
“당신은 한 달에 거의 3,000유로를 내시는 고객이세요.
원하시는 것이 있으면 주눅들지 마시고
당당하게 말씀하실 수 있는 권리를 갖고 계세요.
여기 공짜로 사시는 거 아니에요.”
여기서 잠깐!
어르신들은 당신이 내시는 돈이 없으니
공짜로 사시는 것이 맞습니다.
나라에서 한 달에 3,000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을 다 충당하고 있죠.
어르신들이나 그들의 가족이 내는 돈은 아니지만
요양원은 1인당 한 달에 3,000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 받고 있으니
결론적으로 요양원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고객이 맞습니다.
한 달에 3,000유로짜리 호텔에서 살면서도
주눅이 들어서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바로 요양원 어르신입니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살고 있는 고객을 우대 해 주고,
존중 해 주는 것이 월급을 받고 근무하는 직원의 태도죠.
어떠한 상황에서도 직원은 몸이 불편한 고객에게 소리를 지르고,
위협을 가하는 행동을 취하면 안 되는 거죠.
A가 당한 인종차별에 대해서
동료들은 수근거리면서 말들이 있었지만,
저는 같은 외국인이라고 A를 편들어줄 생각은 없습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은 서비스를 받으시는 고객이고,
우리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직원인데,
직원이 자기의 본분만 지킨다면
큰 소리가 나올 일이 없는 사이가 고객과 직원의 사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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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지난 3월에 통행 제한 당시의 우리 동네 쇼핑몰입니다.
3월의 6주 통행 제한 이후에 11월 18일에 다시 3주 통행 제한이 진행중이죠.
지금 우리 동네 쇼핑몰은 지난 3월과 같은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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