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글 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하고싶은 말들이 무거운 주제 여서
내가 글로 풀어내는 것에 조금 어려움을 느끼는 듯 하네요.
뭔가 말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고,
지루하고 긴 이야기를 좋아할 사람은 없을 거 같아서..
글 쓰는 것을 조금 천천히 하는 중입니다.
보통 글쓰기를 시작하면 한 번에 쭉 써 내려가는 것과는 달리..
요새는 글 한편 쓰는 것을 며칠에 나눠서 조금씩 써내려 가고 있습니다.
글이 안 풀리는 것을 머리 싸매고 있어봤자 해결책이 없으니 ..
덮어놨다가 나중에 다시 보면 내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쉽게 풀리기도 하거든요.^^
전업 작가도 아닌데..
마치 전업 작가처럼 글쓰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거 같네요. ^^;
오늘의 이야기도 무거운 주제 중에 하나입니다.
하늘나라 가신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내 직업 덕에 일상처럼 자주 만나는 것이 바로 “죽음”입니다.
한번 들어오면 죽어서야 나갈 수 있는 곳, 요양원.
이곳에 사시던 분들 중, 두 분이 드디어 이 곳은 나가셨습니다.
“개인주의”가 일반적인 유럽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요양원에 들어온 어르신들은 “가족에게 버림 받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죠.
치매가 있으신 분들은 “버림받은 느낌”따위는 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시지만,
정신이 멀쩡하신 분들은 적응하기 힘든 것이 요양원 생활입니다.
처음에는 다 힘들어 하지만 시간이 가다 보면 어느새 그래서 적응이 되고,
오늘이 어제 같고, 그제 같기도 한 변함없는 일상을 살게 되시죠.
누군 가는 죽어서 나가고, 누군 가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들어오는 요양원.
요양비가 저렴하지도 않지만,
들어오고 싶다고 아무 때나 마음대로 들어오지 못하는 곳, 요양원!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비싼 가격을 자랑합니다.
비싸면서도 아무나, 아무 때나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죠.
내 돈 내고 들어오겠다고 하는데도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참고적으로 알려드리자면..
오스트리아 같은 경우는 대부분은 가정에서 가족이나 친인척,
혹은 24시간 간병인의 도움을 받고 사시는 분들이 95% 정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단 5%만이 요양원에 오게 되는데...
이도 일단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려야 하죠.
2020년 현재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이 내시는 요금입니다.
1박 가격이니 이것을 30일로 계산하면 거금이죠.
1인실 같은 경우는 하루에 96,50유로, 2인실은 하루에 83유로.
여기는 숙박비와 식대 그리고 간병 받는 비용이 포함입니다.
하루에 96,50유로면 한 달이면 2895유로.
특급 호텔 숙박비와 맞먹는 가격이죠.
이것만 내면 “요양원에서 한 달을 살 수 있나?” 하면 또 그건 아닙니다.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항목들이 잘 숨어있죠.
세탁비, 미용실, 발관리등등의 비용을 포함하면..
실제로 내는 돈은 3,000유로는 훨씬 뛰어넘는 가격이지 싶습니다.
일단 어르신들의 옷은 세탁 공장에서 1주일에 두 번 수거해서
세탁 후 다시 요양원으로 배달이 되죠.
세탁비는 어르신들의 개인 계좌로 청구가 됩니다.
요양원 내에 미용실이 있지만, 개인이 요양원에서 영업을 하는 시스템이라
어르신들이 머리 하는 비용은 직접 계산하여야 합니다.
어르신들은 발톱을 깎는데도 30유로를 내야 합니다.
발톱 하나 깎는 것 치고는 비싸도 너무 비싼 금액이지만,
요양보호사들은 손톱은 깎아줘도 발톱은 안 깎아주니
이 또한 어쩔 수 없이 내야 하는 금액이죠.
한국은 모르겠지만..
유럽의 어르신들은 대부분 심한 무좀으로 일반적인 발톱의 모양이 아닙니다.
아주 드물게 무좀이 없으신 분들도 있지만,
무좀이 있으나 없으니 발 관리사가 와서 발톱을 깎아주면 동일한 금액 30유로 입니다.
한국에도 꽤 오래전에 “독일의 발 관리”가 알려졌죠.
그때는 왜 그런 부분에서 독일이 유명해진 것인지 이해를 못했는데,
요양원에 일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원래 발 관리는 일반적인 발이 아닌 무좀이 심해서 발톱의 거의 1cm정도로 두꺼워진 사람들의 발톱을 깎는데 서 발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좀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일반적인 무좀이 아니라 ..
모양도, 상태도 제각각 이거든요.
그래도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일반적인 손톱깎이로 깎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것,
특별한 도구와 무좀 걸린 발톱과 피부에 대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 하는 것이 맞는 거죠.
그래서 요금도 비싼 모양입니다.
오늘도 이야기가 또 딴 데로…ㅠㅠ
요양원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바로 사시던 분들의 하늘 행 소식.
보통은 “XX 어르신이 병원에 실려갔는데 그곳에서 하늘로 가셨다.”
혹은 “XX 어르신이 숨을 이미 숨을 거두신 채로 방에서 발견이 됐다."
나는 죽음을 목격하기 보다는 대부분은 이미 돌아가신 분들의 이야기만 전해 들었죠.
최근에 돌아가신 두 분의 어르신들은 그들의 마지막을 제가 본 탓에
그분들이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때는 그것이 마지막이 될지 생각도 못했던 마지막 순간이었거든요.
독일어 하나도 못 하시던 크로아티아 출신 할매.
요양원에 오실 때는 부부 동반해서 오셨는데,
그나마 독일어 조금 하시던 할배가 돌아가시고 혼자서 요양원에 사셨습니다.
자식들이 먼저 자리 잡은 오스트리아에 오신지 20년이 넘었다고 했지만,
집에만 있고, 자식들과는 크로아티아 언어를 사용하니..
독일어는 전혀 쓰실 일이 없으셨던 할매.
할배랑 함께 계실 때는 할매보다는 조금 나은 실력의 할배가 통역을 해주셨는데,
할배가 먼저 가시고 할매는 직원들과 의사소통에 애로가 많았습니다.
매일 방문하는 딸내미가 직원들에게 자신의 엄마가 필요한 것들과 불만 점을 이야기 해주곤 했지만, 매일 할매 방에 들어가서 간병을 할 때는 직원과 몸으로 의사소통을 하셨었죠.
할매가 계시는 지층(1층)에 내가 근무를 하던 날!
아침 식사로 받은 커피 잔을 바닥에 떨어뜨리시고는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평소와는 조금 다른 할매의 표정과 행동에 우리 팀의 간호사를 호출하였었습니다.
“아무래도 할매가 이상해! 평소와는 다르고 커피 잔도 못 들어서 떨어뜨리셨어.”
간호사는 일단 혈압 등을 검사 후에 마침 토요일이라 이 지역에 비상근무를 하는 가정의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태를 설명하니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의사의 진단.
그렇게 구급차를 타고 할매는 병원으로 가셨고, 며칠 후 듣게 된 할매 소식!
“머리에서 종양이 발견됐는데, 그것이 악성인지 아닌지는 검사를 해와야 한다네.”
사실만큼 사신 80대 중반 어르신의 머리의 종양이 악성이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지만 ..
별일 없이 다시 요양원으로 돌아오실 줄 알았는데..
할매가 병원으로 이송되고 몇 주일이 지나서 할매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할매는 요양원으로 돌아오시지 않고 병원에서 바로 하늘나라를 가셨죠.
이분 같은 경우는 아침, 저녁으로 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하셨지만,
하루 세끼는 직접 드시고, 출입이 자유로우신 분이셨죠.
이분이 하늘에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직원들은 이야기 했습니다.
“끝까지 자유롭게 활동하시다가 가셨으니 좋은 일이라고..”
침대에 누워서 누군가 씻겨주고, 먹여주고, 궁디 닦아주는 삶을 살면서 죽고 싶어도,
안 먹고 싶어도 그런 자유가 없는 사람에 비하면 행복한 마지막이었다는 이야기죠.
또 다른 한 분도 끝까지 자유롭게 활동하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내가 본 그분의 마지막 모습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병원은 안 간다” 고 고집을 부리시는 모습이었는데..
저녁 7시까지 근무하는 날,
퇴근 중에 한 방의 어르신의 낙상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 방에 갔습니다.
(넘어지신 분들 같은 경우는 상태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단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으로 이송합니다.
어르신들 같은 경우는 넘어지면서 뼈가 부러지는 일들이 많거든요.
할매들께 특히나 많이 일어나는 일은 고관절 골절!)
구급차가 왔고, 응급 요원 둘이 들어와서 할매를 병원에 실어가려고 했었지만,
끝까지 안 가겠다고 버티셨다는 할매.
응급 요원은 10번이상 할매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끝까지 병원 행은 거절하셨다는 할매.
출동했던 2명의 직원은 할매가 가기 싫어서 안 간다는 서류에 사인을 받아서 떠났고,
다음 날 새벽 2시경에 할매는 숨이 멎은 채로 발견이 됐다고 합니다.
병원에 실려 가셨으면 살 수도 있었겠지만,
병원 가는 것을 죽도로 싫어하셨던 할매 셨으니 당신이 그런 결정을 내리신 것이겠죠.
내가 본 두 분의 마지막은 그것이 끝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모습이었습니다.
병원에 실려 가신 분은 다시 돌아오실 줄 알았고, 넘어지셔서 숨을 헐떡이시기는 했지만, 다음 날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요양원 복도를 걸어 다니실 줄 알았는데..
죽음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까이 그분들 옆에 와있었나 봅니다.
죽음을 자주 목격하지만 죽음이 내 옆에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또 죽음이 코앞에 와 있다고 해도 전혀 무서워할 일은 아니죠.
우리는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제대로 누리면서 살면 되는 거죠.
”카르페 디엠”
우리가 즐길 수 있을 때 우리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어르신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
"우리 인생에 오늘은 딱 하루잖아요. 그러니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보자구요!”
여러분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는 오늘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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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 때문에 외국 여행은 안 가는 것이 좋고, 국내 여행도 숙박은 안 된다는 남편이 선택한 휴가는.. "하루 나들이" 요새는 잘츠캄머굿 지역의 호수들을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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