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 20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직원이라
한 달에 8일 정도만 일을 하러 가서는
하루 종일, 일만 하다가 와서 그런지..
동료들과 끈끈한 그런 정은 없습니다.
근무하는 날 가서 내가 할 일을 찾아다니고,
근무 시간에 동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어 대도
가끔은 그들의 사투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또 남의 뒷담화를 할 시간에
어르신들이 계신 방을 한번 더 돌아보거나
아님 정원으로 모시고 가죠.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여자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끊임없이
서로에 대한 험담이 오가는 법이고
내 직장도 당연히 있는 일이죠.
내가 그런 소문이랑 조금 거리가 있는 이유는
나는 근무시간 외에는
직원들과 접촉하는 일이 없습니다.
밖에서 만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도 떨어야 이런저런 직장내 소문을 알겠지만,
나야 그런 일과는 거리가 있었죠.
굳이 이유를 대라면 ..
나는 근무하는 날 외에는
집에서도 엄청 바쁜 사람입니다.
블로거이니 글을 써야 하고,
구독자는 아직 천 명도 안되지만..
올린 영상의 수는 이미 400개가 다 되어가는
이제 2년차를 바라보는 유투버입니다.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영상 편집이라는 것이 시간이 엄청 걸리고,
눈도 빠질 거 같이 아픈 작업의 연속이죠.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
글 쓰는 시간이 엄청 부족해졌죠.^^;
영상과 글 말고도 내가 집에서 바쁜 이유는
바로 남편 때문이죠.
남편은 지난 3월 이후로 내내 재택 근무중!
내가 밥을 해줘야 하는 삼식이로 지내고 있죠.
오전 10시에는 과일 간식을,
정오 무렵에는 점심을 챙겨줘야 하고,
저녁은 알아서 먹을 때도 있고,
마눌에게 달라고 눈치를 주는 경우도 있죠.
이런저런 이유로 엄청 바쁜 사생활이고,
출근을 해서도 하루 종일 발을
동동거리면서 10시간 근무를 합니다.
간만에 출근을 했는데,
그날 함께 근무한 간호사 C가 하는 말!
“내가 그만둔다, 그만둬!”
이런 말은 농담이라도 하는 말이 아닌데..
동료의 말에 내가 더 놀랐습니다.
뭐가 어쨌길레 그만둔다는 이야기인지..
그 말을 한 간호사는
그날 “간병”을 하는 근무가 주어졌었죠.
원래 간호사가 하는 일은
하루 3번 어르신들께 약을 나눠주고,
서류를 작성하고,
상처를 소독하고 새로 붕대를 감아주고,
어르신들의 가정의가 진료를 오면
따라다니면서 증상을 설명하고
의사의 소견을 들으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서류를 작성하는 일을 합니다.
한마디로 몸은 편한 일이라는 이야기죠.
원래 간호사들은 어르신들을 씻겨드리는
“간병”은 하지 않지만, 가끔 “간병” 으로
근무가 배정 될 때도 있습니다.
요양 보호사가 간호사에 비해서 부족하니
간호사들에게 간병 근무를 주지만
편하게 일하던 간호사에게는
힘든 근무라고 할 수 있죠.
실제도 우리 병동의 간호사중 몇몇은
요양 보호사로 근무를 시작했다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나중에 2년간의
직업 교육을 받아서 간호사가 된 경우죠.
“요양 보호사로 2년 정도 근무를 해 보니
내 몸이 못 견디겠더라.그래서 직업 교육을 받고 간호사로 갈아탔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잘한 결정이야!”
요양보호사 출신의 간호사들은 다 이렇게 말을 하죠.
나에게도 직업 교육을 더 받아서
간호사가 되라고 하지만,
외국인인 나에게는 요양보호사 과정도
절대 쉽지 않았던 터라,
간호사까지는 꿈꾸지 않고 있습니다.^^
모르죠, 내가 지금 30대라면 2년정도 투자해서
간호사 과정을 하려는 시도를 했었을지도..
하지만 나는 이미 50대이니
거기까지는 안 가기로 했습니다.^^;
간호사가 간병을 하는 요양보호사로 일을 하는 것이
힘이 든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내가 그만 둔다! 그만 둬!”
해서 내가 당황을 했었죠.
다른 동료에게 “C가 간병이 힘든지
그만둔다고 하네.”했더니 동료의 말!
“C는 지난 3월부터 내내 그 말을 달고 살아.
맨날 그만 둔다고!”
지난 3월이라면 C가 3년간의
간호사 직업 교육을 마치고
우리 요양원에 정식 직원이 되어
근무를 시작한 시기인데,
입사 초기부터 그 말을 달고 살았다니..
그날 근무한 동료들이 하는 이야기를
주어 들으니 더 가관입니다.
C는 모든 동료들이 자기를
왕따 시키고 있다고 한다나요?
동료 중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다고 “왕따”까지 시키는
질 나쁜 사람들은 아닌데..
그리고 나는 C를 왕따 시킨 일도 없는데,
자기를 왕따 시킨 직원에
나도 포함이 되는 것인지..
근무하면서 C는 모든 직원들과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모든 직원이
자기와 부딪히니 그것이 불편해서
자기가 왕따를 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나는 별 생각 없이 지나간 일이지만
나와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네요.
내가 사직서를 냈다고 했을 때
C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설마 나 때문에 그만두는 건 아니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독특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자기가 타인의 인생에 그렇게까지
악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우리 요양원에는 보통 20~30년
근무한 요양보호사들이 많습니다.
이런 직원들은 초보 간호사보다
보고, 겪은 것이 더 많으니
초보 간호사들을 은근히 무시하기도 합니다.
“지가 뭘 안다고!”
뭐 이런 식이죠.
나는 그런 경력과는 거리가 먼
3년차 초보 요양 보호사라
모든 것을 일단 간호사에게 알립니다.
한 팀에 간호사 1명에 요양 보호사가 2~3명,
혹은 3~4명으로 일을 하지만,
간호사도 팀원으로 간주하지
간호사를 상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죠.
내가 간호사에게 어르신들의 상태를 알려주는 이유는
“상사에게 보고”하는 차원이 아니라
동료에게 알리는 정도의 의미죠.
C와 근무를 했던 날,
내가 맡았던 어르신들의 피부 상태를 이야기 하면서
“약간의 발진 정도여서 연고를 발랐어”
했더니 C가 나에게 했던 말!
“나한테 연락하라고 했잖아. 내가 보겠다고!”
“발진 정도가 심각한 상태가 아니어서 일부러 전화를 하지 않았지.”
“네가 보면 뭘 알아?”
“그동안 봐온 일반적인 발진 정도였어.”
자신이 맡고 있는 층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고 하나부다..했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네가 뭘 알아?”하는 이야기는
좀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잊었습니다.
C가 워낙 나대고 잘난 체하고,
간호사인 자기가 마치 요양보호사들의 상사인양
행동해서“그래 너 잘났다.”생각하고 있었죠.
나에게 했던 행동들을
다른 직원들에게도 했던 모양입니다.
C와 문제가 없는 직원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말이죠.
그렇게 잘난 체를 하는데,
가끔씩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으니
동료 간호사들에게 핀잔도 들었을 테고,
또 경력이 있는 요양 보호사들은
초보 간호사가 깝죽대면서
“네가 뭘 알아?”하면
그걸 가만히 듣고 있지는 않죠.
페이스북에 자기 맘을 들어내는
포스팅을 종종 올리더니만
실은 자기가 만들어낸 “지옥”이었네요.
그녀의 포스팅은 아래에 있습니다.
2020.07.23 -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 내 눈에 보이는 그녀의 마음, 외국인 직원이 살아 남는법,
그녀도 나 같은 외국인입니다.
루마니아 출신이죠.
내가 만나온 몇 명으로
그 나라 사람을 판단하면 안되지만,
지금까지 내가 만나온 루마니아 출신들을
솔직히 조금 나대는 타입이었습니다.
이건 나만의 생각 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내 동료들이 C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말이 바로 이 말이었죠.
“C가 루마니아 출신이잖아.”
그렇게 잘난체하고 나대는 것은
루마니아 사람이라 그렇다는 이야기죠.
실습생 중에 하나가 간호사 C가 자
꾸 자기를 갈군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했었는데,
나는 그냥 지나치 듯 들었습니다.
그 실습생은 내 맘에도 안 들게 일을 못했거든요.
그렇게 실습생은 갈구고,
어떻게 보면 나에게 했던 행동도
함께 근무하는 동료를 무시하는 발언이기는 했었죠.
간호사는 나의 상사가 아닌 팀 동료로서
간호사들이 30여명이 되는 어르신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간병을 했던 요양 보호사가 이상이 있는
어르신의 특정 부위를 알려주면
그 부분만 찾아가서 보면 되죠.
어떻게 보면 간호사가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는 거죠.
그런데 자기가 간호사라고 요양보호사들을
아랫사람 부리듯이 하는 건
우리 요양원에 근무하는
다른 간호사들은 절대 하지 않는 행동입니다.
그런 행동을 외국인 초보 간호사가 하고 있으니
경력 30년이 다되어가는 오스트리아 (현지인)
요양보호사들 눈에 곱게 보였을 리 없죠.
말 한마디 잘못해서 모든 직원들을
자신의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는
자신은 “왕따”이고, 그래서 그만둔다는
말을 달고 사는 모양입니다.
C의 나이가 어리다면
어려서 그런가 부다 할 텐데..
마흔이 훌쩍 넘긴 나이에 대졸도 아닌
고졸로 간호사 교육을 받았다고
“내가 제일 잘났어~”를
외치면서 사람들을 무시하면 안되죠.
내 눈에는 자기가 만든 지옥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C가 안타깝게 보입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것인지..
오늘도 C는 한마디로 사람들이
자신의 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네가 뭘 알아?”
이 한마디가 자신을 얼마나 힘들게 하고 있는지
아직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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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의 여행입니다.
이 영상은 여행 갔다온 기념으로
후딱 시원하게 내달리는 풍경만 먼저 올렸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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