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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코로나 바이러스로 달리진 내 일터 풍경,오스트리아 코로나 마스크

by 프라우지니 2020.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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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일시 마비”시켜버린 코로나 바이러스.

 

휴교령, 외출 제한령, 재택근무에 실직까지.

겹칠 수 있는 모든 악조건이 줄줄이로 뒤따라오고 있죠.

 

이런 시기에 단축근무도 안하고, 실직도 당하지 않은 건 감사한 일입니다.

실직 당해 월세를 내지 못해서 노숙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니 말이죠.

 

오스트리아 정부는 4월1일~6월30일까지 “월세를 내지 못해 노숙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습니다.

 

나라에서 비상지원을 해 주겠다는 이야기인 모양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외출도 삼가야 하는 이 시기에도 나는 출근을 하는 직업군.

 

나는 오스트리아의 요양보호사입니다.

나의 일터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곳이죠.

 

오스트리아에 휴교, 폐쇄, 외출제한령이 내려질 때 우리 요양원도 출입구 봉쇄.

 

출입구를 봉쇄해서 매일 오던 어르신들이 가족들 면회금지.

 

보고 싶은 자신의 부모를 못 보는 건 가슴 아프지만, 한번 확진자가 나오면 바로 사망으로 이어질 고령자의 집결지인 요양원이니 대부분은 이해를 하죠.

 

 

신문에서 캡처

 

처음에는 한두 요양원이던 것이 이제는 24개의 요양원에 33분의 어르신들이 바이러스 확진이 됐고, 요양원 직원들은 46명이나 확진을 받은 상태입니다.

 

가족 면회까지 금지하고, 오직 직원만 출입하는 요양원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는 나왔습니다.

 

근무하는 직원 외에 출입이 통제된 요양원에서 환자가 나왔다면 직원 탓인 거죠.

 

자신의 감염이 확진된 것을 알고도 계속 근무해서 8명의 어르신을 확진자로 만들어 버리는 또라이도 있으니 직원 통제만이 유일한 예방책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출입구를 봉쇄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요양원에도 조금씩 강도 놓은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근무를 하러오는 직원들의 관리(?)가 동반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연방주에 관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정보는 이렇습니다.

 

현재까지 1317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병원에는 105명이 입원중이며 그중 29명은 중환자실에 있고, 20명이 사망한 상태입니다.

 

 

 

 

출입구를 봉쇄하고 근처 요양원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가 나온 후에는 출입하는 직원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체온을 확인하게 했습니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출근하지 말고 전화만 하고 집에 있으라는 지시였죠.

 

처음에는 출근을 하면 자기 이름 란에 서명을 하고 근무에 들어갔었는데..

지금은 자신의 체온까지 같이 적어야 합니다.

 

이 체온에 대해서도 남편은 한마디를 했었습니다.

무조건 37,5도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이야기죠.

 

“평소에 35도인 사람이 36도라면 그건 벌써 열이 있다는 이야기” 인데, 37,5도 이상이 되어야 출근하지 말라는 건 웃긴다는 이야기죠.

 

그전에 이미 열이 있으니 "출근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죠.”

 

요양원의 지시 때문에 시작한 아침에 체온재기.

요새 우리부부는 아침에 일어나서 나란히 체온을 잽니다.

 

마눌의 평균 체온은 35,60 정도이고, 남편은 평균 36도 나오네요.

 

아무튼 직원들은 열쇠로 문을 따고 요양원에 입장을 하면 일단 손 소독을 하고, 자기의 체온과 아무런 증세도 없다는 항목에 체크를 한 후에 사인을 하고 근무에 들어갑니다.

 

 




“마스크 착용=환자“라는 인식이 있는 유럽.

“마스크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될지 말지..”

 

한동안 여론이 뜨겁더니만 슈퍼에서 무료 마스크 배부를 시작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수입된 마스크는 조만간 동이 날 테니 만들어 사용하자”는 여론에 힘입어서 우리 요양원에서 세탁실에서 만든 면 마스크가 직원에게 배부가 됐습니다.

 

직원이 100명이 넘는데 마스크 만드는 것도 조달이 힘들어서 인지 어르신과 접촉이 잦은 요양보호사와 간호사로 사용인원도 한정 해 버렸습니다.

 

모든 어르신들이 방을 들락거리면서 청소를 하는 직원들이 부딪히는 어르신들이 훨씬 많음에도 청소 직원들에게는 마스크 배부가 안 된다니 참 속 터질 일이라고 하던 청소 직원.

 

저는 출근해서 운 좋게 마지막 남아있던 한 장의 마스크를 득템 할 수 있었습니다.

 

코가 큰 서양인들용 마스크여서 그런지 마스크의 앞이 봉긋합니다.

어찌 보면 바이커들이 사용하는 그런 모양인 것도 같죠?

 

가끔 기침을 겁나기 심하게 하시는 어르신 방에 들어가면..

 

“저 입에서 나온 균이 온 방을 떠돌겠구나..”싶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안심이 되는 마스크입니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런 면 마스크로 예방이 되는 건 절대 아니겠지만,

그래도 요양원 자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이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근무하면서 사용했던 마스크는 퇴근하면서 가지고 왔습니다.

잘 빨아놨다가 출근할 때 깨끗하게 착용하려고 말이죠.

 

솔직히 면 마스크 하나로 이틀 사용하는 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남편은 오전, 오후 다른 마스크를 사용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내가 받은 것이 한 장이라 당분간은 이틀 동안 사용을 해야 할 것도 같습니다.

 

없는 것보다는 그래도 감사한 물건이니 잘 사용해봐야죠.^^

 

엊그제 신문에서 본 정보로는 확실치는 않지만 일단 5월 중순까지는 학교는 휴교를 하고,

 

부활절이 지나고 나면 (4월14일에) 가게들은 다시 영업을 재개하고 쇼핑을 가는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고 하는데, 이도 아직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습니다.

 

빨리 이 시기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있는데, 우리는 창밖으로 오고 있는  봄을 구경만 하는 상황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름이 오기 전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마당에 가서 오후의 나른한 시간에 햇볕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허락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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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무료마스크"를 배부한다고 해서 다녀왔던 슈퍼마켓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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