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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직원들이 인정하는 사오정

by 프라우지니 2020.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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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출근을 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벽에 걸린 근무표를 확인합니다.

 

오늘 내가 누구와 근무를 하게 되느냐에 따라,

나의 하루가 편안 할 수도 있고, 뺑이를 칠 수도 있죠.

 

일을 찾아가며 몸을 사리지 않고 하는 직원과 함께라면 일이 술술 풀립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과의 팀워크가 꽤 중요한 요소거든요.

 

일을 하는 중간 중간에 서로 대화도 합니다. 먼저 15분의 휴식에 들어간다던가, 어느 방을 끝냈고, 휴식 후에는 어느 방에 들어갈 예정이라던가..

 

간병이 끝난 다음에는 누가 사용한 수건이나 쓰레기를 아래층에 가져갈 것이던가..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 일을 하죠.

 

함께 근무하는 직원 중 경력이 있는 선배 직원이 일을 분할 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선, 후배의 의미가 없는 이곳에서는 상대가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을 찾아가면서 하는 경우도 있죠.

 

어느 경우에나 일을 하면서 동료와 일의 진행에 대해서 꾸준히 대화를 해야 하죠.

그래서 어떤 직원과 함께 근무를 하는가는 꽤 중요합니다.

 

어떤 직원들은 너무 답답해서 하루 종일 고구마 먹은 것처럼 답답하죠.

“사오정이냐? 왜 그리 뒷북은 쳐?” 싶을 때도 있죠.

 

사실은 나도 사오정입니다.

나는 내가 동료들에게 “사오정”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죠.^^;

 

 

눈치가 없어서 사오정이 아니라..

그들의 사투리를 못 알아들으니 뒷북을 쳐서 사오정입니다.^^;

 

 

우리 요양원의 직원 근무표

 

출근하면 제일 먼저 신경 쓰는 것이 "나는 누구와 근무를 할까?"

 

1층에 혼자 근무를 하면 혼자니까 내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알아서 하면 되는데..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있는 경우는 서로 일을 잘 분배해서 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 제가 함께 근무한 두 직원 때문에 속이 터져서 죽을 뻔 했었습니다.

 

한 명은 아이를 셋 키우면서 주 10시간 일하는 현지인 직원M. 한 달에 달랑 4번(40시간)만 일해서 그런지 근무한지는 꽤 오래됐다고 하는데 선배 같지는 않은 직원.

 

근무하면서 아이 셋을 낳아서 키웠다고 하니 꽤 오래 근무했다는 이야기인데..

 

아이를 낳아서 육아 휴직에 들어갔다가 다시 근무한지 1년 정도가 됐음에도 실습생보다 일이 더 허술!

 

또 다른 직원은 사오정인 내 눈에도 사오정으로 보이는 그녀 L.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셔야 할듯...

 

http://jinny1970.tistory.com/3121

내가 해 준 충고

 

실습생이라도 붙여주면 일이 조금 더 수월한데..

이 날은 허술하게 일하는 M과 사오정L 그리고 또 다른 사오정인 나.

 

 

https://pixabay.com/

 

사오정이라고 해도 나는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이랑 일이 원활 할 수 있게 대화를 계속하는데..

 

나와 같이 근무한 M과 L은 대화 단절하고 근무하는 직원들.

 

이 날 근무하면서 미칠 뻔 했습니다.

어느 방이 이미 끝이 난 상태인지 알아야 자동으로 다른 방을 가는데..

 

어느 방이 끝났다고 말을 안 해 주니 일일이 방을 찾아다녀야 하고,

또 물어봐야 하니 M/L이 어느 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찾아 다녀야 하고!

 

그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1층에서 혼자 근무한 직원이랑 잠시 대화를 했습니다.

 

“오전에 미치는 줄 알았어, 어느 방이 끝났으면 끝났다고! 어느 방에 가면 간다고 말을 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말을 안 하니 알 수가 있어야지.”

 

아마도 이날 내가 늦은 출근(오전 9시~저녁 8시)이었나 봅니다.

 

그러니 두 직원이 휴식에 들어가면 내가 아직 간병이 되지 않는 방에 들어가야 하는데,

두 직원도 휴식에 들어간다는 말도 안하고 사라져 버리니..

 

어느 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님 휴식에 가버린 것인지 알 길도 없었죠.

 

나의 말에 선배 직원인 A가 하는 말.

 

“두 사람이 쫌 그렇지?”

 

 

 

https://pixabay.com/

 

이때 알았습니다.

직원들 사이에 정말로 사오정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 “사오정”중에 나와 함께 근무한 두 사람이 포함 된다는 것을!

오늘은 사오정 3명이 근무 한거죠.^^;

 

다른 층에 근무한 직원들은 이런 이야기를 했지 싶습니다.

 

"아휴 다행이다. 내가 저 사이에 껴서 일했다면 속 터져 죽을 뻔 했겠네.“

 

나는 눈치는 빠르지만 그들의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해서,

옆에서 대화를 해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으니 사오정이오~

 

또 다른 외국인 L은 말도 못 알아듣고 눈치도 없는데다가..

근무하면서 말도 안 해서 다른 사람 뺑이 치게 만드니 다각도로 사오정이오~

 

현지인인 M은 일을 찾아하는 건 좋은데, 도대체 대화를 안 하고 이방 저방 찾아다니며 일을 하니,  근무 중인 M을 찾아다니고, 어디까지 일을 했는지 물어야 하는 수고를 주니 또한 사오정~

 

시각에 따라서 참 다양한 종류의 사오정이 있었네요.

 

내가 나를 사오정이라 칭하니 자학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아낙의 견해입니다.

 

내가 이곳에서 국적을 취득하고 산다고 해도 나는 어눌한 독일어를 구사하는 2등 국민이겠죠.

 

외국인이어서 어눌하게 말하고,

또 내 발음이 현지인과는 조금 다르고 튀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는데 지장은 없고, 이것 때문에 전혀 슬프지는 않습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1등 국민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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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작년에 갔었던 슬로베니아 여행 영상입니다.

오스트리아에의 그로스글로크너 산악도로에서 슬로베니아의 피란까지 가는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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