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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동료의 감사한 마스크 선물

by 프라우지니 2020.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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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보다 없는 일이 더 많은 요즘.

동네 장을 보러 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제가 장을 보러 갈 때는 일단 슈퍼마켓 주차장에 차가 얼마나 있나를 보죠.

 

차가 10대 내외가 있다면..

10명 내외가 있다는 이야기이니 조심하면서 살짝 들어갈 엄두를 내죠.

 

하지만 차가 20대 이상, 주차장이 만땅이다?

그럴 경우는 조용히 장보기를 포기 합니다.

 

코로나 외출제한령이 길어지고, 계속 바뀌는 정부의 발표들.

그중 매번 반복되는 사항 하나! 마스크 착용!

 

동양에서 온 관광객들이 하고 다니는 우스꽝스러운 마스크.

그걸 비웃던 유럽인들이었는데 지금은 그 우스꽝스러운 마스크를 직접 하고 다니죠.

 

2020년 4월 17일 현재.

마스크 착용은 오스트리아에 일반적, 아니 꼭 해야 하는 규칙입니다.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갈수도 없고, 대중교통 이용도 불가능합니다.

 

일단 마스크 없이는 막힌 공간, 예를 들어서 슈퍼마켓, 은행, 가게, 더 나아가서는 쇼핑몰에 입장불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곳에서 마스크를 거부할시 최하 25유로 벌금딱지도 받습니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의 필수품, 마스크.

하지만 마스크 구하는 것도, 가격도 장난이 아닙니다.

 

 

www.oe24.at

 

오죽했으면 나라에서 “천 마스크 사용 장려”를 할 정도입니다.

 

나는 위의 사람들이 얼마나 유명한지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의 디자이너들입니다.

 

디자이너들도 “면마스크”를 자기 브랜드에서 내놓고 있죠.

 

유럽 사람들이 이렇게 면 마스크를 만들어서 사용한다니..

이런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거 제대로 기능하는 마스크도 아닌데 왜 그걸 쓰냐고?”

 

제대로 기능하는 마스크는 구할 수 없어서 차선책으로 사용하는 거랍니다.

정부에서도 “권장”하는 일입니다.^^;

 

수입 해 오는 마스크도 한계가 있으니 수입 마스크가 동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알아서 자급자족하라는 이야기죠.

 

우리나라는 재봉틀이 있는 가정이 드물겠지만,

유럽, 제가 사는 오스트리아는 대부분의 가정에 재봉틀 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일 년에 서너 번 기획제품으로 재봉틀 판매도 합니다.

 

100유로 내외면 한 대 장만해서 헌옷도 고치고, 원단 사다가 커튼도 만들고.. 유럽의 가정주부들은 “당연하게”생각하는 내 소유의 재봉틀인 모양입니다.

 

제 시어머니도 새 재봉틀을 사시면서 “헌 재봉틀 너 줄까?” 하신 적이 있었지만,

그걸 받아서 머리에 이고 있을 수는 없어서 사양한 적이 있습니다. ^^;

 

지금은 잠깐 더부살이를 하는 중이라 이삿짐도 다 안풀고 살고 있는 삶이거든요.

문제는 이 삶이 벌써 5년이 넘어가고 있다는것.ㅋㅋㅋ

 

이놈의 코로나때문에 조금 더 길어질듯 합니다.^^;

 

“면마스크”를 권장해서 사용한다기보다는 의료용 마스크는 구하기 어려우니 일단 사용하는 분위기였는데, 요새 여기저기서 허접하게 만든 면마스크 판매가 많아졌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캡처

 

이제는 면마스크 가격도 안정화에 들어섰다는 이야기인지..

페이스북 중고장터에 판매용으로 나오는 면마스크중에 가장 저렴한 4유로 제품.

 

판매자의 위치는 꽤 광범위합니다.

 

그동안 집에 안 쓰고 나뒀던 원단들을 다 모아서 이번에 마스크로 만들면서 돈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모양입니다.

 

수제 면마스크가 4유로면 그냥저냥 괜찮은 가격인 것도 같은데..

그래도 내가 살 마음은 없죠.

 



페이스북에서 캡처

 

원단도 조잡, 만들어 놓은 마스크도 조잡 해 보이는데 가격만은 기성품.

 

7유로면 축구단 로고가 들어간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가격인데..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가격을 책정한 것인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주변 사람들을 도울 마음으로 마스크를 만들었다면 조금 더 저렴하게 팔거나 기증하는 방법으로 주변을 도울 수도 있었을 텐데 사람들은  돈 벌 기회만 보이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허접해 보이는 마스크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요즘.

근무에 들어갔다가 사무실에 있는 마스크 상자를 봤습니다.

 

 

 

동료 직원 중 한명이 동료직원들을 위해서 수제마스크를 만들어다 놨습니다.

50개 만들어서 직원들이 근무할 때 사용하라고 갖다 놓은 동료.

 

요즘 제일 저렴하게 팔리는 수제 마스크도 개당 4유로인데..

금액으로 따지면 그녀는 200유로를 동료들을 위해 기증한 거죠.

 

마스크 원단은 오스트리아 전통의상인 디언들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것도 보이고, 그 외 꽤 다양한 꽃무늬 원단이랑 남자직원용으로는 파란색 계열의 마스크까지 참 배려가 돋보이는 솜씨입니다.

 

마스크는 앞, 뒤의 원단을 다르게 사용해서 뒤집으면 또 다른 색의 마스크.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녀의 선물입니다.^^

 

동료가 만들어다 놓은 마스크 중에 저는 부득이 하게 2개를 챙겼습니다.

제일 처음에 사용한 마스크는 고무줄 불량이라..

 

두 번째 마스크를 쓰고는 감사 인사용으로 보낼 사진 한 장!

마스크를 만들어다 준 동료에게 감사인사 차원에서 보냈습니다.

 



이렇게 큰 선물을 받고 감사인사를 안하면 섭섭하죠.

 

만들어다 준 동료도 동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찍은 사진을 보내주면서 감사하다고 하면 만들어서 선물한 기쁨도 느낄 수 있죠.^^

 

마침 제가 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를 한 날이 부활절 주말이라 동료에게 “부활절 선물(마스크)”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제 문자를 받고 그녀도 답장을 해왔습니다.

마스크를 쓴 내 얼굴이 이뻐보인다나요? ㅋㅋㅋ

 

동료의 건강을 생각해서 마스크를 만들어다 준 그녀가 참 고맙습니다.

 

옆집에 사시는 시어머니는 마스크 만드시라고 (며느리가) 패턴도 갖다 드렸는데도..

쇼핑리스트 주시면 장 봐다 주는 아들을 위한 마스크 하나도 안 만들어 주시던데!

 

(시아버지와 당신을 위한 마스크만 만드신듯..)

 

가족도 안하는 일을 남이 해주니 감사함이 배가 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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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조금 달라진 슈퍼마켓의 풍경입니다.

코로나가 오기전과는 많이 달라진 상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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