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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 눈아~ 빨리 녹아라!!

by 프라우지니 201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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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있는 요즘에 우리는 한겨울에도 타러 안 다니던 노르딕 스키를 주말마다 타러 다닙니다.

(아시죠? 팔 휘저으면서 걷는 노르딕 워킹-스키타고 걷는 거예요~)

 

남편은 추운 겨울보다는 따뜻한 봄볕에 스키 타는 것이 좋은가 봐요.

(그 볕에 마누라 얼굴 타는 거는 모르고)

 

제 작년 내 생일 때는 덜렁 노르딕 스키세트를(50%세일해서 200유로상당) 사서는 (사실은 나랑 같이 타려고 자기가 사놓고는) 생일선물이라고 주더라구요.

누가 노르딕스키를 탄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나랑 가고싶으니깐 일단 사고 본거죠!

 

그리하여 한국에서도 스키랑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제가 오스트리아에서 노르딕스키를 타러 다니기 시작했답니다.

노르딕 스키를 처음 타러 간 날도 어찌 타는지 설명도 안 해주고 “일단 출발해!” 하는 통에 팔을 저으면서 가긴 가는데,

뒤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잔소리!

(제 남편 친절할 때 외에는 말할 때 얼음이 뚝뚝 떨어지거든요.)

 

왕복3시간(15km)이 넘는 머나먼 여정에다가. 거기에 오르막 내리막도 있어서리..

오르막은 어찌 간다고 쳐도 내리막에는 브레이크가 있는 것이 아니여서리 (있긴하죠! 엉덩이로 넘어지면 되니) 내리막 갈때는 “어어어~” 하다보면 스키 슬로프와는 상관없는 쪽을 가기 일쑤이고, 3~4시간 쉬는 시간도 없이 열나 팔 저어가면서 스키를 타면 목 마르지,배 고프지 정말 기운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거기에 내리막에서 내가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남편은 왜 창피하게 넘어지냐고 면박을 줘서 입 대빨 내밀고 대꾸도 안 했더니만, 조금 있다가 자기가 잘못했다네요.(역시 수다스러운 여자가 입을 닫아버리면 무서운가 봐요!ㅎㅎ) 넘어지고 싶어서 넘어지는 사람 있습니까?

마누라가 넘어지면 걱정부터 하는 것이 아니고,왜 넘어지냐니?

 

스키 타는 내내 내 뒤에서 끊임없이 말해서 남편은 나보다 배가 더 고팠을겁니다.

스키 타는 내내 입 벌리고(잔소리) 있어서리.

늦게 가면 빨리 가라고 잔소리! 그 소리 듣기 싫어서 빨리 가면 천천히 가라고 잔소리!

 

아이구 내 팔자야!

스키가 끝 나갈 무렵에는 정말로 배 고프고,기운도 없고 해서 뒤에서 말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입 닫으라고 했더니만,

그때부터는 자기가 하는 한국말을 다 동원합니다.

 

“하지마” 부터 시작해서는 “슈넬(빨리) 십시오” (한국어에서 “십시오”가 기억에 나는지, 온갖 단어 뒤에 “십시오”만 갖다 붙인다. “굿 스타일(제대로 타라고) 십시오” 등등등

 

가만히 듣고 있으면 굉장히 웃기는데, 하도 기운이 없어서리 웃기지도 않고 짜증이 막 나더라구요.

남편도 내가 끼니 제때 안 먹거나, 힘들면 헐크 되는 거 알거든요.

 

빨리 여름이 왔음 좋겠습니다.

지금은 봄이라고 하지만 산쪽(노르딕 스키타는) 으로 가면 아직도 눈이 무지하게 쌓여있거든요.

 

눈아~ 눈아~ 빨리 녹아라~ 노르딕스키 타러 가지 않게~~

주문을 외우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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