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인간극장 “스위스의 된장아저씨”였나? 뮬러(오래되서 성도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아저씨는 집에서 부인과 한국어로 대화를 하고 산다고 인간극장에 나와서 “아! 대단하다~ 저런 사람도 있구나!”하면서 그 아저씨가 무지하게 존경스러워 보였거든요.
여기(오스트리아)에 와서 보니 남편이 마누라 모국어로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구요.
내 친구(독일어학원) 에리니는 그리스에서 왔는데, 남편(오스트리아인)과 그리스에서 4년 동안 살다가 오스트리아로 왔다고 합니다.
집에서는 남편과 그리스말로 대화를 해서 독일어가 늘지 않는다는 아주 행복한 투정을 하길레 물어봤죠.
“남편이 왜 집에서 그리스말로 한대?” 했더니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리스말 안 쓰면 까먹을 까봐 까먹지 않으려고 그런다네~”
엥~ 그런 이유에서? 외국어니까 까먹지 않기 위해서?
또한 친구에게 물어봤죠!
이 친구는 브라질에서 왔는데, 이 친구 남편(오스트리아인)도 역시 브라질에서 4년 정도 회사를 다녔다고 합니다.
(지금은 본사로 들어온 것이구요.) 이 친구 역시 남편과 포루투갈어로 대화를 하거든요.
이유역시 남편이 외국어 까먹지 않으려고 계속 쓴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너무 웃기는 이유 아닙니까?
마누라를 배려하기 보다는 자기가 배워놓은 외국어 까먹을 까봐 계속 쓰려고 한다니..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누라의 모국어로 대화를 해주면서 마누라 나라의 관습이나 여러가지도 함께 익혀준 그 남편의 고마운 마음도 느껴지기도 하네요~
(근디 내남편은 언제 나랑 한국어로 대화를 해본다냐?
겨우 할줄 아는 말이라고는...하지마(세요-그나마 반말 가르치면 안될까봐),시끄러워(요^^) ~십시요. 뿐인디..)
하긴 이짧은 말로도 대화는 가능하더라구요~
언젠가는 내가 무슨 일때문에 마구 성질을 냈더니만, 남편이 혼자서 중얼중얼(독일어로)
진이~ 시끄러워(한국말로-내가 성질냈다는 얘기죠!) 그래놓고는
테오~하지마!(이것도 한국말로-진이가 성질을 내니까 ~ 자기는 하지마~로 대답을 한거죠!)
화가 난 상황에서도 짧은 한국어실력으로 이런 말을 하는 남편이 조금 웃기면서 귀여워 보이는거 있죠!!
굳이 남편이 내 모국어를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아내의 기분을 헤아리는 정도라면…
내나라 말을 못하는 것쯤은 용서가 가능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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