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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당한 성추행

by 프라우지니 2015.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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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카리타스 학교까지는 길고도 먼 길입니다.

 

그나마 남편이 출근길에 전차 정거장까지 데려주면 30분 절약이 가능하지만, 30분을 절약해도 1시간은 걸리는 학교 가는 아침 길입니다.

 

내가 린츠시청에서 카리타스 학교로 가는 전차(1,2번)를 갈아타는 시간은 아침 7시경!

 

이 시간에 학교를 가는 학생들이 꽤 되는지라 전차 안은 조금 번잡스럽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전차를 타다보니 옷차림이 허룸한 할아버지를 몇 번 본적이 있기는 했었는데...

 

 

이 할아버지가 내 옆에서 서서 팔꿈치로 자꾸 내 가슴 쪽을 건드십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에 치여서 내쪽으로 밀리는가 했었는데..

같은 행동이 반복되니 “성추행”으로 확실하게 감이 왔고!

 

이때부터는 할배의 팔꿈치가 교묘하게 다가오는 그 부위를 피해서 제가 돌아서서 섰더니만, 이 할배가 갑자기 역정을 내시기 시작합니다.

 

“좁아터진 전차이구먼, 왜 입구쪽에서 서서 오도가도 못하게 말이야!”

 

 

 

며칠 후에 다시 정거장에서 만난 성추행 할배의 뒷모습

 

나는 입구에서 조금 안에 서 있었고, 정작 입구쪽에 선 사람은 할배였는데..

 

할배가 폭발하듯이 여러 사람을 향해서 “입구타령”을 하시니 할배 주변의 사람들이 조금씩 피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저는 할배의 성추행을 느끼고 부터는 왠만하면 할배한테서 멀리 떨어지려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내 옆에 멀쩡히 서있던 중학생 남자아이도 할배를 피해서 다른 방향으로 갔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 할배가 갑자기 역정을 내신 것이 더 이상 성추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것 때문에 역정을 내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성추행범이 혈기 왕성한 젊은 남성이라면...

 

“젊은 혈기에..”라고 이해를 하겠지만, 제대로 서있기도 힘드신 할배가 성추행이라니..

 

어째 말이 안되는 거 같아서 “내가 오해 한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하긴 오스트리아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이기도 하죠!

 

기본예절 무시에 상대방 배려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니..

새로운 상황들을 만날 때마다 생각합니다.

 

“뭘 배운 것이 있어야 매너도 지키고, 상식도 가지고 있지!”

 

내가 너무 오스트리아 사람들을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기본 학력이 한국에 비해 심하게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보니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보다는 자기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주의자 들이 많다보니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한국의 학생들은 98%가 고졸 이고, 대부분 대학으로 진학을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대부분 중졸의 학력에 대학까지 가는 비율도 20~30 % 정도

 

그래서 저는 이 할배를 그후에도 만났냐고 물으신다면..

같은 시간대에는 그후에도 만났습니다.

 

단! 저는 할배와 같은 칸에는 안 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중얼거리죠!

 

“할배! 나이어린 (중)학생들은 성추행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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