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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늘어가는 마눌의 뻥

by 프라우지니 201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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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종종하게 됩니다.

저도 솔직한 성격이기는 한데 가끔씩 거짓말을 합니다.

 

전에 마이스교육을 받으러 다닐 때도 그런 일이 있었네요.

배우는 것도 별로 없어서 갈 마음이 없었던지라 선생님께 뻥을 쳤습니다.

 

“저 내일 볼 일이 있어서 못 올 거 같아요.”

 

평소에 결석 한 번도 안하고 아무리 지루해도 수업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저인걸 아시는지라 선생님이 재차 물어왔습니다.

 

“그래요? 볼일이 있다는 것이 정말이예요?”

 

이때 “네”하면 되었을 것을..

 

“아니요!”

 

거짓말을 시도는 하지만 완벽하게 못하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평소에도 남편에게 곧잘 거짓말을 시도하지만 항상 실토를 하게 되죠!

 

자전거타고 나가면서 헬멧쓰고 나갔어?
응.(뻥이죠~)

“당신 자전거탈 때 꼭 헬멧 쓰고 다녀. 사고 나면 큰일 나니까!”

“너나 쓰세요. 지는 안씀시롱 왜 마눌한테만 쓰래?”

“나는 자전거를 잘 타지만, 당신은 초보잖아!”

“자전거 잘 탄다고 뻐기는 인간들이 조심안해서 나는 것이 사고랍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횡당보도에서 사고 날 뻔 한 적이 두 번 있었습니다.

 

분명히 초록불이라 인간들이 건널 차례인데도 눈이 먼 인간이 운전을 하는지 횡단보도의 반 정도 차들이 진입한 후에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은 적이 두 번 있었습니다.

 

한번은 자전거를 타고, 한번을 걸어가다 당한 황당인지라 횡단보도고 초록불만 믿고 건너기보다는 양쪽에 차들이 정신을 차리고 서 있는지를 보고 건너게 되었죠.

 

어째 오늘도 왜 이야기는 삼천포인고????

 

자!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마눌의 뻥이야기를 써야죠!^^

 

남편과 주말에 슈퍼에 장을 보러 갔었습니다.

대형 슈퍼마켓 앞에는 슈퍼에서 재고들을 내놓고 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이미 식료품 장을 다 본 후라 빨리 집에 가자고 재촉하는 남편을 뒤로하고 후다닥 구경을 하다가 “심봤다~”를 외칠만한 아이템을 하나 찾았습니다.

 

“10유로짜리 잠옷이 단돈 2유로~”

 

마침 잠옷도 필요했던지라 남편이 보는 앞에서 2유로를 내고는 신나서 집으로 왔는데..

남편의 잔소리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옷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옷은 샀누?

잠옷이 없으면 내 옷 중에 큰 것을 입으면 되고....어쩌고~ 저쩌고~”

 

마눌의 눈치를 안보고 남편이 심하게 까부십니다. 듣다 지친 마눌이 남편을 돌아보면 눈꼬리 팍 올린 눈빛을 한번 날려주시고 한마디 했습니다.

 

“내 돈으로 샀거든. 그 입 다무시라~”

 

물론 나중에 남편에게 설명을 했죠.

 

“인간아~ 마눌이 20유로짜리 산 것도 아니고, 단돈 2유로짜리를! 그것도 10유로짜리 8유로나 저렴하게 사서 신나있는데 그렇게 옆에서 초치고 싶냐?

 

다음에는 마눌이 뭐 싸게 샀다고 신나하면 그냥 옆에서 웃어주기만 해!

그 입은 다물고 알았지?”

 

알았다고 말은 하는데, 언제쯤 마눌의 성격을 완전정복 하려는지 원!!

 

그리고 남편 몰래 저는 또 그 슈퍼마켓의 재고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남편이 있어서 하나밖에 못 골랐는데, 남편 몰래 가서 보물을 더 찾아야 하는 거죠!^^

 

 

 

남편 앞에서 하나만 샀던 2유로짜리 잠옷은 하나 더 샀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두벌의 잠옷으로 겨울을 잘 났습니다.

 

긴팔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원피스라 안에 쫄바지 입으면 잠옷으로 그만입니다.

지금도 이 잠옷을 입고 글 쓰고 있네요.^^

 

얼마 전부터 사고 싶던 방석도 단돈 2유로에 구입, 15유로짜리 여름에 입을 운동 반바지는 3유로에! 평소에 7유로짜리 속옷도 단돈 1유로에 구입을 했습니다.

 

물건을 사서 집으로 와서는 바로 시어머니에게 달려갔습니다.

 

“엄마, 내가 물건들을 샀거든요. 남편에게는 엄마한테 받았다고 할테니 혹시나 물어보면 (물어보지도 않지만) 엄마가 주신거라고 하세요!”

 

남편과 시아버지는 둘 다 같은 성격인지라 시어머니도 시아버지의 눈치를 많이 보시면서 지출을 하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각자의 연금을 받아서 생활하시니 시아버지 눈치 안보고 지출을 하시지만 말이죠. 그래도 마눌의 지출에 대한 잔소리를 부자가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옷들이야 빨아서 얼른 감추면 되지만, 방석은 남편의 눈에 띄게 되는 물건인지라 남편의 물음을 피할 수가 없었죠! 아니나 다를까 남편이 물어왔습니다.

 

“이 방석 어디서 났어?”

“엄마가 주셨어.”

“엄마꺼 뺏어온거 아니지? 엄마가 산거 아니야?”

“아니야. 2층에서 자고 있는 거 내가 업어 왔어.”

 

이쯤 되면 남편이 마눌의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어옵니다.

보통 마눌이 살짝꿍 거짓말을 시도했다가 마눌이 눈을 보면서 물어보면 실토를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자전거 헬멧 같은 경우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오늘 자전거 탈 때 헬멧 쓰고 나갔어?”

“응”

“정말이야?”

“아니~”

 

항상 뒤에 실토를 하는 마눌인지라, 남편이 마눌의 눈을 쳐다보면서 묻습니다.

 

“정말이야?”

 

평소 같으면 이때쯤에 “아니~”로 대답을 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을 했습니다.

 

“응”

 

이때 “아니”라고 하면 남편의 잔소리폭격을 받게 됩니다.

단돈 8유로 지출했는데, 내 돈 쓰고도 잔소리 듣는 상황은 당할 때 마다 짜증이 나거든요.^^;

 

흐흐흐 나의 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래 거짓말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잔소리해도 고쳐지지 않는 남편의 잔소리는 나의 뻥 한마디면 조용하게 해결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마눌은 항상 실토를 합니다.

 

엄마가 주신 것이 아니라 내가 산 것이라고 그러니 제발 잔소리는 하지 말라고, 알뜰한 당신 마눌이 쓸데없는 거 사지도 않거니와 자기돈 아까운지 너무 잘 아는 인간형이라고!

 

남편의 성격을 대충을 알고 있지만 아직 완전정복 단계는 아닌지라 앞으로도 시간은 필요할거 같습니다. 모르죠! 우리부부가 꼬부랑 할배,할매가 될 때쯤에는 서로의 성격을 완전하게 정복하게 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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