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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 생일선물

by 프라우지니 2015.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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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교 다니면서 실습 다니느라 바쁜 사이에 남편이 생일이 스리슬쩍 지나갔습니다.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마눌이 해야 하는 일이 있는지라, 남편의 생일을 앞두고 몇 번 물어봤었습니다.

 

“생일 선물 뭐해줄까?”

"생일날 (내) 말이나 잘 들어!“

 

아니, 내가 분명 15개월(씩이나) 연상인데, 남편은 마눌을 15살 연하 취급합니다.

누나한테 생일선물로 “자기 말을 잘 들으라니요!”

 

그렇다고 저를 남편 말 안 듣는 마눌로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제가 가끔씩 소리도 지르고, 헐크가 되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참 착하고 참한 마눌입니다.

 

제가 학교도 안 가고, 실습도 안가는 날은 잠을 푹 자야 함에도 (항상 6시간이 채 안 되는 잠을 자는 관계로..) 그 날 남편이 출근을 한다면 5시 50분에 일어나서 남편 아침상을 봐주고는 아침 먹는 남편 옆에 앉아 있다가 남편이 출근하면 다시 잠을 자러 갑니다.

이 정도면 완전 친절한 그녀죠!^^

 

남편은 아침을 항상 먹어야 하는 인간형이고, 혼자 먹는 거 보다는 마눌이 옆에 있는 걸 더 좋아하는지라 이 정도는 해 주고 있습니다. (역시 바람직한 한국인 마눌^^)

 

“생일선물로 스마트폰 사줄까?”

 

(헉^^; 짠순이 마눌이 크게 질렀습니다. 뒤에 조건(100유로 이하의 저렴한?)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됐어. 나 핸드폰 있는데 왜?”

 

마눌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이멜도 읽고, 페이스북도 한 번에 다 조회하면서, 미국 지사로 발령나간 남편 회사동료 최근 근황(차, 오토바이등 새로 산 증명사진) 사진을 보여주면 좋다고 입까지 딱 벌리면서 아직도 핸드폰이 고장 나지 않았으니 사용한다는 말임과 동시에 마눌이 거금 쓰는 걸 원치 않는다는 이야기죠!

 

스마트폰 거부하는 남편은 아직도 노키아형의 흑백핸드폰을 사용 중입니다.

정말로 전화를 걸고 받고, 문자를 보내고 받는 정도까지만 가능한 구석기 핸드폰이죠!

 

아! 되는 거 또 있네요. 핸드폰 머리 부분에 후레쉬기능도 있습니다. ㅋㅋㅋ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시간적 여유가 널널해서 남편 크리스마스 선물도 이렇게 챙겨줬었는데..

 

크리스마스보다 더 중요한 남편이 생일임에도 저는 정말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동네 슈퍼에서 나온 속옷 5종세트를 단돈 7유로에 사서 그거 하나만 달랑 포장해서 줬답니다.

 

나는 생일 때도, 크리스마스 때도, 현금 100유로씩 챙겨서 받으면서 남편 생일선물은 너무 빈약한 거 같아서 나중에 쪼매 더 고가인 속옷 2종 세트를 추가로 해 줬습니다.^^

 

남편이 원하던 생일선물 “말 잘 들으라” 는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그날 하루만 말 잘 듣는 것이 쉽지도 않거니와 저는 다른 선물을 준비했으니 말이죠!

 

 

 

 

며늘 생일에는 케이크를 직접 구워주시던 울 시어머님!

아들바보 이심에도 올해 아들 생일은 제과점에서 사온 케이크로 땡 치셨습니다.

 

마눌의 빈약한 선물에 이어서 엄마의 조금 성의가 떨어지는 생일케잌을 받았음에도 원래 무덤덤한 남편은 “날 사랑하지 않는 거 같다.” 뭐 이런 투정 없이 생일날을 잘 보냈습니다.

 

혹시 이쯤 되면 “그냥 스마트폰을 사서 주지, 그만 두랬다고 정말 그랬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려나요?

 

그랬다가는 저는 3박 4일 동안 남편의 잔소리 속에 묻혀서 기절했을지도 모른답니다.^^;

 

내 돈으로 선물 사주고, 잔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상황이 참 그렇습니다.

열도 받을뿐더러, 자신의 “멍청한 행동”에 대해서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됩니다.

 

“내가 미쳤어. 왜 내 돈쓰고 이렇게 잔소리까지 들어야 하는데...

다음에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

 

저도 이런 과정을 그동안 두어 번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안하고 있죠. ^^

 

올해 이리 지나간 남편의 생일을 내년에는 조금 더 근사하게 차려주고 싶은 마음은 있는디...

내년 남편의 생일쯤에는 제가 병원에 실습(320시간)을 다니고 있게 될 예정이라 자신은 없습니다.

 

내년에는 “남편 말 잘 듣는 하루”를 선물을 대체할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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