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생각들

무서운 오스트리아 사람들

by 프라우지니 2015. 4. 6.
반응형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일본인처럼 겉과 속이 다르다는건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인사성 바르게 인사를 해 오지만 그건 그냥 겉으로 보이는 친절일 뿐이고,

속으로는 혹시 나를 경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또한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해오면 나도 그저 웃어줄뿐이였지만,

그들이 진심으로 웃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죠.

 

이번기회에 나에게는 무섭게까지 느껴지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성격을 봤습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였길레 무섭게까지 느껴졌는지..

여러분이 읽고 판단 해 주시기 바랍니다.^^

 

(뭐시여? 지금 이글 읽고 댓글을 쓰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여?)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성격을 쪼매라도 알고 싶으신 분들은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496

오스트리아 사람이 말하는 오스트리아 사람의 성격 혹은 특성

 

제 집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아실수도 있는 일이지만, 제가 카리타스를 오면서 혼자 온 것이 아니였습니다. 제 오지랖 덕에 오게된 두 명의 아낙도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 동료들이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뭐시여? 여기는 왜 이리 클릭하라는 것이 많은겨?)

 

http://jinny1970.tistory.com/1490

그녀들을 조심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517

내 오지랖이 찍은 내 발등

 

 

 

그날은 2명이 짝이 되어서 눈을 가린 상대방에게 아침을 먹여주는 수업이였습니다.

그날도 저는 오스트리아 아낙들은 서로 짝이 되는지라 홀로 남은 인도아낙과 짝이 되었죠.

 

바로 이날 우리 선생님이 “수업시간 방해죄”에 댓가로 맛있는 케잌을 사오셨습니다.

 

몇몇의 사람들이 케잌을 접시에 가져가고, 남은 케잌이 한조각 남았던 모양인데, 우리 쉬는 시간에 조심해야할 3인방 중에 “아그네스”가 우리 교실에 등장하셨습니다.^^;

 

카리타스에 같이 오기는 했지만, 메르시와 아그네스는 1조이고, 둘이 단짝처럼 붙어 다니고,

저랑은 조도 다르고 해서 가벼운 이야기를 하는 정도인지라, 가까운 사이도 아닌 상태이죠.

 

메르시는 수업시간에도 조용히 입 다물고 있고, 쉬는 시간에도 책상에 머리를 묻고 지내는지라 있어도 없는 듯이 존재하는 편이라면, 아그네스는 동네방네 찾아다니면서 아는 척을 하는 스탈입니다.

 

수업중에 아주 쉬운 단어인데도 모르면 당당하게 손들고 “무슨 뜻인지 모르는데요!”하는 당당함도 가지고 있죠.^^;

 

그 당당한 아그네스가 따로 수업하는 우리반에 음식냄새를 맡고 찾아와서는 “배고파~” “배고파~”을 연발합니다.

 

책상 위에 케잌이 한쪽 남아있기는 했지만, 아그네스가 나에게 물어온 것도 아니고, 그 케잌또한 내 소유가 아닌지라 저는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배 고프다며 아그네스에게 알렉스(알렉산드라/44세/ 오스트리아 아낙)에게 케잌이 누구 것인지, 남은 것인지를 물어오니 알렉스가 “먹을래?”하더니만, 접시에 케잌을 담아주었습니다.

 

아그네스는 케잌접시를 가지고 나가면서 얼른 인도아낙이 아침메뉴로 사온 딸기도 몇 개 접시에 담더니 사라졌습니다.

 

사건은 수업이 시작된 후에 벌어졌습니다.

 

우리반 반장인 디아나(34살 전직이 직업군인인 오스트리아 아낙)몫의 케잌이 사라졌습니다. 자신의 몫이 없어졌는데, 입 다물고 있을 사람은 아무도 없죠?

 

“선생님, 제 몫의 케잌은 없는데요?”

“무슨 소리예요? 내가 10명분으로 열 조각 잘라서 가져왔는데...”

 

옆에서 보고있던 인도아낙이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어? 아까 아그네스가 케잌을 가져갔는데요?

 

이러니 디아나가 흥분했습니다.

 

“아니, 아그네스가 왜 우리조의 수업에 왔으며, 왜 케잌을 가져간겨?”

 

이쯤되니 아그네스에게 케잌을 담아준 알렉스가 머뭇거리면서 한마디 합니다.

 

“아그네스가 케잌을 달라고 해서... 내가 줬는데...”

 

 

이쯤되니 누군가가 한마디 합니다.

 

“아그네스는 항상 배고프잖아. ㅋㅋㅋㅋ”

 

수업시간에 이 케잌조각 때문에 아그네스는 우리 반에 무단침입한 인간으로 분류가 됐고, 항상 먹는것에 환장한 인간 또한 되고 말았습니다.

 

디아나 흥분과 더불어 수업시간이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아그네스와 케잌 이야기는 이어지고.. 아그네스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는지라 듣다가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앞으로는 우리 2조 수업시간에 오는 일을 삼가달라고 아그네스에게 이야기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깔끔하게 이야기를 해야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는거니 말이죠.

 

하지만 선생님의 생각은 완전 달랐습니다.

선생님은 알렉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알렉스, 앞으로 아그네스가 와서 뭐 달라고 하는 상황이 또 생기면, "이 케잌은 내 것이 아니라 선생님 것이니 선생님한테 물어봐! 나에게는 줄 권한이 없어!” 하고 이야기 하세요.

 

깔끔하게 사건을 이야기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게 방지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저 내 앞에 놓이는 책임만 회피하는 정도로 사건을 처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뒤에서는 끊임없이 아그네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말이죠.

 

그날 저는 오후내내 기분이 얹찮았습니다.

그냥 “이런 일이 있었다. 앞으로는 니가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하면 될것을.

 

아그네스 앞에서는 아무일 없었던듯이 실실 웃으면서 그녀의 뒤에서는 “남의 케잌이나 가져다 먹는 식충이”로 계속 생각할거 같은 생각에 말이죠.

 

우리반(카리타스) 사람들보다는 제가 더 오래 아그네스를 봐왔으니 “이런 일이 있었다. 앞으로 조금 주의하는것이 좋겠다.”고 말해 주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나도 그들처럼 입을 다무는 것이 옳은지 생각을 오래 오래 해야만 했습니다.

 

그날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메르시와 아그네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나도 입을 다물었을거 같습니다. 외국인이라도 해도 나와 그들은 피부색도 문화도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니 말이죠.

 

다들 차를 타고 내려가고, 앞서서 걸어내려 가는 나를 뒤에서 오는 그들이 불렀습니다.

함께 걸어서 내려가자고 말이죠.

 

함께 걸어 내려오면서 아그네스에게 물었습니다.

 

케잌이 맛있었는지..

쉬는 시간(케잌으로 난리가 난후에) 알렉스는 아그네스에게 무슨 말을 했었는지..

(쉬는 시간에 둘이서 낄낄대고 웃는걸 봤었거든요.)

 

알렉스는 아그네스에게 케잌을 맛있게 먹었는지 물어봤다고 했습니다.

(바로 전에 아그네스가 가져간 케잌 때문에 우리조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었었는데..)

 

같이 내려가는 길에 할까말까 망설이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한참 망설였었는데, 너도 알고 있는 것이 좋을거 같아서 이야기 하는거야. 너가 가져간 케잌 때문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그네스가 가져갔던 케잌이 디아나의 몫이였고, 그것 때문에 디아나가 성질을 무지하게 냈고, 왜 남의 조까지 먹을 것 사냥을 다니는 것인지 우리조 사람들이 열변을 토했다고..

 

앞으로는 조심하는 것이 좋겠고...

왠만하면 우리 조까지는 안 오는 것이 조금 덜 욕을 먹는 방법일거 같다고..

 

내말에 아그네스가 자기는 그저 배고프다했었다고..

알렉스가 케잌을 먹겠냐고 접시에 담아줄까? 해서 받아갔다고 했습니다.

 

“알렉스가 너한테는 선심 쓰듯이 케잌을 줘놓고는, 자기가 불리한 상황에 몰리니 니가 달라고 해서 줬다고 했다고 한거 같은데..

 

아무튼 사람들이 모든 원인은 너에게 있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조금 조심하는것이 좋겠어. 괜히 그런 일 때문에 손가락질 당하면 그렇잖아.”

 

아그네스와 메르시는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앞으로는 주의하겠다고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얼마나 바뀔지는 모르겠습니다.

 

벌어진 사건을 다시 발생하지않게 상대방에게 주의를 주기 보다는 그저 뒤에서 이야기할지언정 당사자 앞에서는 웃음으로 대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가식에 찬 행동을 보면서 저는 조금 무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저도 이들처럼 웃음가면을 쓰고 살아야 할까요?

저에게는 절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내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은 엄마  (8) 2015.05.19
댓가있는 기부  (6) 2015.05.16
건강한 죽음  (4) 2015.05.11
타국에서 사는 외국인의 일생  (20) 2015.05.04
내가 만난 매맞고 산 아내들  (11) 2015.04.08
참 좁은 세상속의 인연  (8) 2015.04.03
내가 이용하는 우리학교 구내식당  (12) 2015.04.02
내가 생각하는 동등한 관계  (16) 2015.04.01
남편이 간식통에 담아오는 사과  (18) 2015.03.27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10) 2015.03.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