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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남편이 간식통에 담아오는 사과

by 프라우지니 201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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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항상 남편의 간식을 챙겨서 보냅니다.

대부분은 야채나 과일이 그 통에 담기게 되죠!

 

당근이 싸면 당근을 담아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바나나, 오렌지, 포도같은 과일을 먹기 좋은 상태로 통에 담아서 출근하는 남편 손에 들려 보냅니다.

 

처음에는 안 가져 가려던 남편도 시간이 지나다보니 어느 날부터는 “낼 간식은 뭐야?”하고 묻습니다. 아마도 간식을 싸들고 가는 것이 당연한 일과로 변한듯 합니다.

 

도시락도 아닌 간식으로 과일을 싸주는 간단한 일인데, 어느 날부터 저에게는 남편의 간식이 스트레스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과일을 싸줘야 하지만, 가끔씩는 냉장고에 과일이 그것이 아닐 때도 종종 있거든요.

 

“낼은 싸줄만한 과일이 없다. 간식으로 사과 깍아서 싸 줄께!”

 

했던 날 남편에게 듣게 된 소식 하나!

 

“사과는 회사에도 있는데!”

“엉? 회사에 사과가 있어? 간식으로 먹을 수 있게?”

“응”

“아니, 회사에 과일이 간식으로 있는데, 왜 나한테는 말 안했어?”

“....”

“그냥 회사에서 사과먹으면 굳이 간식 안 싸가도 되겠다. 그치?”
“....”

 

말이 없는걸 보니 간식은 계속 싸 달라는 이야기인거죠.^^;

 

그렇게 남편의 회사에도 커피나 차가 아닌 사과가 간식으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남편은 변함없이 마눌이 싸준 간식을 꾸준히 챙겨가던 어느날!

 

 

 

 

남편이 마눌에게 전해주는 간식통 안에 요염한 자태를 자랑하면서 사과 한 개가 들어있었습니다.

 

“이 사과 회사에 있다는 그 간식 사과야?”

“응.”

“근데 이거 왜 가지고 왔어??”

“...”

“마눌 갖다 주려고 가지고 왔어?”

“...”

 

평소에는 수다스럽게 잔소리도 늘어지게 하고, 마눌이 성질내면 애교도 잘 떠는 남편이 이럴 때는 무뚝뚝이로 돌변합니다. ^^;

 

남편의 성격상 남들이 다 가져가니까, 혹은 공짜니까 가지고 올 인간형은 절대 아닌데..

아마도 마눌에게 간식 고맙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처음 사과를 들고와서 마눌의 질문공세를 받았던 남편은 그후에도 꾸준하게 매일 사과 한 개를 간식통에 담아옵니다.

 

맛있고 싱싱한 사과일 때도 있고, 조금 말라 비틀어진 사과일 때도 있지만, 중요한건 사과가 항상 간식통에 담겨져서 온다는 사실!

 

남편이 사과를 들고오는 이유를 확실하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마눌은 지맘대로 해석했습니다.

 

“아하! 사랑하는 마눌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챙겨오는 구나~”

 

그래서인지 사과가 들어있는 간식통을 돌려받는 마눌은 항상 행복합니다.

남편이 사랑하고 고맙다고 말하는거 같아서 말이죠.

 

저만의 착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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