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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댓가있는 기부

by 프라우지니 201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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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박사라고 해도 공식적으로 이름 앞에 타이틀이 붙는 경우가 드물지만, 오스트리아는 학력에 따라서 이름 앞에 타이틀이 붙습니다. 가령 내가 박사 학위면 성 앞에 타이틀이 옵니다.

 

병원 같은 곳에 가서 차례를 기다리다보면 타이틀과 성이 함께 불리는 걸 종종 들을 수 있죠!

 

“Fr. Dr. Mayer 프라우 독터 마이어 마이어 씨(박사학위 여성)”

“Hr. Dl. Mayer 헤르 디플롬 엔지니어 마이어씨(석사(공과) 학위 남성)”

“Fr. Mg. Mayer 프라우 막이스터 마이어 씨 (석사(이과) 학위 여성)”

 

어떤 타이틀이 붙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수입액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일단 성 앞에 타이틀이 붙는다는 이야기는 고학력과 더불어서 평균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모두는 아니구요.^^;)

 

제 남편도 성 앞에 타이틀이 붙습니다. 말인즉 평균이상의 월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이야기죠!

남편이 벌어도 마눌 갖다 주는 것도 아니니 마눌은 사실 남편의 월급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남편은 일 년에 몇 번씩 별로 반갑지 않는 우편물을 받습니다.

받을 때마다 남편이 한마디씩 하죠!

 

“도대체 내 주소는 어디서 알아서 보내는 것인지 원..”

 

옆에 있던 마눌이 곧잘 말대답을 합니다.

 

“학교에서 알았나부지. 학교가면 졸업자 주소록 정보쯤은 기본이잖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유럽도 소비자 정보쯤은 서로 공유 하는 것이 기업이죠!

 

 

 

 

남편이 반가워하지 않는 우편물이 또 왔습니다.

눈이 먼 아프리카 아이들이 볼 수 있게 수술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기부하라는 우편물입니다.

 

이번 기회에 오스트리아에서는 어떻게 모금운동을 하는지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무작정 돈만 달라고 하지는 않거든요.

 

 

 

 

우편물 안에는 지로용지가 들어있습니다. 금액란은 공란입니다. 아이 한 명의 눈을 수술하는데 15유로지만, 원하면 10명분도 낼 수 있으니 돈을 보내는 사람 마음대로 금액을 쓰라고 비어둔 듯 합니다.

 

그리고 기부금에 대한  감사의 선물도 함께 들어있습니다.

아직 돈도 보내지 않았는데, 어떤 선물을 보내왔는지 궁금하시죠?

 

 

 

 

지로용지와 함께 보내온 “감사선물”은 카드 3장과 우리집 주소와 여러가지 문구가 쓰여진 작은 스티커입니다. 선물 보낼 때 위에 붙여서 보내면 좋을 용도지요.

 

종교가 천주교인 남편은 연 수입의 일정 금액을 교회 세금으로 내고 있는지라 이렇게 가끔씩 오는 천주교 재단의 우편물은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천주교가 종교인 모든 국민들에게 세금이란 이름으로 챙겨간 돈이 엄청시리 많을텐데.. 그 돈으로 기부를 해도 충분하겠구먼! 또 돈 내라도 하는 천주교이다보니 국민들이 별로 좋아라~ 하지도 않거니와 더불어 성당도 잘 안가는거 같다는 것이 제가 느낀 오스트리아의 천주교인들입니다.^^;

 

 

 

 

남편은 뜯어보지도 않고 그냥 휴지통에 버리는 우편물들을 호기심 왕성한 마눌이 뜯어서 그 안에 있는 내용물만 열심히 챙겼습니다.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말이죠!

 

이걸 보면서 “참 좋은 아이디어다.”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냥 “도와주세요~”가 아니라, 작은 성의지만 선물까지 보내주니 말이죠! 물론 세금이라는 이름으로 수입의 일정액을 가지고 가면서도 또 돈달라고 손벌리는 행위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지만 말이죠.^^;

 

 

한국은 천주교라도 해도 "교회세"라는 이름으로 내는 세금이 없으니 한국의 천주교인들에게는 이런 천주교의 기부행사을 안내하는 안내문과 이런 작은 (선물)카드를 동봉해서 “기부금 요청”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작은 금액이나마 기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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