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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충돌 문화충돌

남편이 말하는 오스트리아 인맥

by 프라우지니 2015.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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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제가 오스트리아에서 2년 과정의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Stammheim 슈탐하임 (직업교육 동안에 주기적으로 실습을 하게 되는 요양원)을 잃는 생각지도 못한 시련이 있었습니다. ^^;

 

평소에 철두철미하고 따지기 좋아하고, 보통 사람들은 몰라서 못 받는 건강보험료 환불은 기본이고, 해외에 머물러서 연장이 안 된다는 마눌의 (오스트리아) 비자까지!  남편에게 불가능한 일은 없었고, 원하면 불가능 해 보이는 일도 가능케 만드는 남편인데도..

 

마눌이 제출한 서류가 없어져서 실습생 선발에서 탈락됐다는 이상한 뉴스를 듣고도 한마디를 중얼거리고는 그냥 조용히 넘어갔었습니다.

 

“서류를 이메일로 한 번 더 보내는 건데..”

 

이쯤에서 무슨 서류를 분실했능겨? 하시는 분들만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488

내 분실된 서류는 어디로 갔을까?

 

 

 

서류 분실사고이후 제 직업교육의 미래는 불확실해졌고, 저는 계속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서류상으로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당신은 우리 요양원에 실습생으로 학정됐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던지라 더 황당했고, 더 갈피를 못잡고 방황했었습니다.

 

서류는 어떻게 분실됐고, 확정적이라던 내 슈탐하임은 왜 잃어야만 했는지, 생각은 여전히 돌고 도는지라 지난 상황들을 되새겨봤습니다.

 

자! 상황에 앞서서 오스트리아 요양원의 직계체계에 대해서 설명을 드려야할 거 같습니다.

 

 

 

사진은 다른 요양원의 직원들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모든 요양원에는 요양원 원장(Heimleiter 하임라이터)가 존재하고, 그 아래로 간병(인)근무 책임자(Pflegedienstleiter 플레게디엔스트라이터) 그리고 (병)동 그룹 근무관리자(Wohngruppenleiter)가 있습니다.

 

요양원장은 말 그대로 요양원을 책임지고 있지만, 경영이나 밖으로의 일을 도맡아 하는 거 같고, 실제로는 간병(인)근무 책임자가 요양원내의 어르신들 관리및 직원 (채용)관리를 하고 있죠,

그 밑에 몇개의 (병)동 그룹관리자가 존재하는 것이고 말이죠.

 

제가 서류를 갖다냈던 사람은 (병)동 그룹 근무 관리자였습니다. 관리자에게 직접 서류를 갖다냈으니 당연히 서류는 위로 위로 올라가서 결정권이 있는 사람에게 전달이 될거라는 생각을 한지라, 남편또한 이멜로 또 한번 보내는 일을 하지 않았던거죠!

 

사실상 제가 냈던 서류는 그룹 관리자의 손을 거쳐서 원장에게 전달이 된거 같습니다.하지만 실습생을 선발하는 사람인 간병(인)근무 책임자는 내 서류를 받지 못한거 같습니다.

모르죠! 받았는데, 안 받았다고 하는 것인지 어쩐 것인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지라 자꾸만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혼잣말처럼 옆에 있는 남편이 들으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상해! 지원서류 내라고 요양원의 근무책임자(간호사)가 먼저 나에게 전화를 해 와서 내가 그 다음날 갖다 냈거든. 자기가 갖다내라고 해 놓고, 그 서류를 어디에 뒀는지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이상해! 근무책임자는 내 서류의 행방을 묻기 위해 젤 처음 요양원 원장한테 전화를 했었어. 그 말인즉은 내 서류를 요양원 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이야기잖아. 그치? 그리고 서류의 행방을 묻는 사람에게 ”접수된 서류는 돌려주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도 웃기고! 원래 없었다며 무슨 ‘접수된 서류’? 그런데 왜 (실습생을 선택하는) 간병책임자는 내 서류가 없었다고 하는 걸까?”

 

“이상해! 다른 사람을 선택했다면 ‘서류분실’말고 ‘다른 사람이 당신보다 더 일을 잘해서 그 사람을 선택했다’하면 되지 왜 ‘서류분실’이라고 했을까?”

 

혼자서 끝없이 궁시렁 대는 마눌을 보다 못한 남편이 지나가는 소리로 한마디를 했습니다.

 

“인맥이 작용했어. 그래서 당신이 선택이 안 된거야!”

“그럼, 서류 분실보다는 ”당신이 일을 잘 못해서 당신보다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을 선택했다“가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아?”

“당신보다 선택된 사람이 일을 더 잘한 건 아니니 그 말은 할 수가 없었던거지.”

"그럼 내 서류는 실습생을 선택하는 간병근무 책임자에게는 안 갔다는 이야기야?”

“원장이 자기가 아는 사람을 실습생으로 넣은거 같아.”

“그럼, 원장이 내 서류를 중간에 없앴다는 이야기네!”

 

남편은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따지지 좋아하는 남편인데도 조용히 그냥 넘어간 것이고 말이죠.

 

오스트리아에서도 인맥이 중요합니다. 저도 얼떨결에 우리 집주인 아저씨한테 스카웃되어서 취직 된 적이 있었거든요. 말도 서툴고, 일도 서툰 외국인 아낙을 두고 3개월 동안 직원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고 합니다. 전기의 “전”자도 모르는 아낙이 수공으로 제작되는 난로의 전기부분을 담당했고, 켜고 끄는 스위치 박스를 만드는 일을 했으니 그럴 만도 했지만 말입니다.

 

그 서툴지만 성실한 아낙은 열심히 하나하나 배워서 3개월을 넘겨 1년8개월 동안 그곳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나중에 “우리가 너를 두고 그런 생각을 했었다!”하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구요.^^

 

그때의 일이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596 

날 울린 꽃다발

 

 

저도 만나봤던 오스트리아 인맥이지만, 그 인맥이 제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 지역요양원들을 관리하는 더 높은 센터에다가 불만신고를 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야, 그냥 둬!”

 

남편도 오스트리아의 인맥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서류도 제가 직접 갖다냈고, 이멜로 보냈다는 흔적이 없으니 불만신고를 한다고 해도 증거불충분이 되는 상황이고 말이죠!

 

남편이 알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인맥을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는 이번이 두 번째로 만난 오스트리아 인맥(사건)인데 입니다.

전자는 나의 취직이였고, 후자는 내 직업교육의 발목을 잡은!

 

앞으로 또 어떤 식으로 오스트리아의 인맥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내 앞길을 막는 인맥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인맥은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와 언어를 초월해서 전세계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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