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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내 분실된 서류는 어디로 갔을까?

by 프라우지니 201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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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는 2014년 12월 23일부터

1월 6일까지 기나긴 기간동안 휴가였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 기간에 쉰 것은 아니고...

다니는 회사에 따라서 달랐지만,

 

우리집 식구(남편, 시누이, 저)들은 모두 쉬었던지라,

모두들 집에 모여서 휴가를 즐겼습니다.

 

시누이까지 집에 온 “휴가기간”이란

시어머니가 매일 우리들의 점심을 하시게 되고,

나머지(남편,나,시누이)는 늦게(새벽3~4시) 자고

늦게(11시쯤)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했습니다.^^; 

 

늦게 일어나는 덕분에 엄마가 점심하시는데

도우러 가야하는 며늘은 헐레벌떡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기 일쑤였죠.

 

그렇게 휴가를 잘 보내고 1월 7일.

드디어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틀동안 저는 수렁 속에 빠져서 지내야 했습니다.

더 이상 길이 안 보여서 말이죠.^^;

 

이틀동안 배는 고픈데 먹을 수도 없었고,

초저녁이면 자겠다고 그냥 누웠습니다.

 

보통은 낮잠도 안 자는 마눌이

“그냥 자고만 싶다!”한다면

문제가 엄청 큰겁니다.

 

 

 

정말로 아프거나,

아니면 다른 문제(의욕상실)가 있거나”이니

남편이 얼른 문제를 수습하려고 나름 노력을 하죠.^^;

 

저에게 엄청시리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해가 안 가면서도 혹시나

이것이 “인종차별”이 아닌가 싶은 일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2월에 시작하는 2년 과정(1,200시간 이론, 1,200시간 실습)의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직업 교육중에 필요한 실습 요양원

(일명 슈탐하임)도 대충 허락을 받았고,

 

노동청에서도 승인을 해서 이제 지원비를 받으면서

직업교육만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작년 12월23일.

휴가를 들어가기 전에 왔었던 전화 한통!

 

“실습요양원(슈탐하임)에 문제가 있다는..”

 

새해가 되어서 다시 연락을 해 온 여사님의 말씀!

 

실습 요양원에 필요한 지원서류 접수 안 했어요?

그쪽에서는 지니씨가 서류를 접수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을 선택했다는데요.”

 

“무슨 소리세요?
저는 지난 10월 20일에 버얼써~ 지원서류 접수 했는걸요.”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쪽에서는 다른 사람을 선택했다네요.”

“그럴리가 없는데..
제가 일도 잘한다고 실습요양원으로 해도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전화는 끊고 남편에게 전화를 하니

 

남편도 “가서 서류도 찾고 (그래야 다른 곳에 지원할 때 쓸 수 있으니),

내가 뭘 잘못해서 선택이 안됐는지 물어보라”고 해서

일단 실습 요양원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려갔습니다.

 

 

 

내가 요양원에 제출했던 서류.

 

 

제가 서류를 줬던 간호사님을 찾아가니

“웬일이세요?”하는 반응이였지만,

 

일단 목적이 있어서 갔으니...

 

“제가 이곳의 선택을 못 받아서
(다른 곳에 지원을 해야 하니)
제가 접수한 서류를 찾으러 왔는데요.”

 

“서류? 그것이 어디 있더라?”

 

 

"지금 이러시면 안 되는거죠.

 

제가 서류 가지고 오면서 이 간호사님께 뇌물에 해당하는
쪼맨한 아몬드 한 봉지 가지고 왔었습니다.

아몬드만 맛있게 드시고, 내 서류는 어디에 두셨나?"

 

내 서류를 찾아서 간호사님은

이곳 저곳에 전화를 했습니다.

 

요양원 원장님한테도 전화를 하고,

다른 층에도 전화를 해서는

내 서류의 행방을 물어봤지만 어디에도 없습니다.

 

 

내 서류가 안 보이니

요양원측의 설명이 이해가 됐습니다.

 

“당신은 지원 서류를 접수하지 않아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선택했습니다.”

 

 

 

그 와중에 요양원 원장으로부터 전화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접수한 서류는 돌려주지 않는다.”

 

접수해서 딱지맞은 서류와 처음부터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서류와의 차이는 있는 거죠!

 

리고 오스트리아는 (시험에) 떨어진 사람에게

“접수한 서류 찾아가라”

연락을 해 주는 곳도 있습니다.

 

접수했던 서류를 다 폐기 처리하지 않는다는 얘기죠!

 

일단 서류는 못 찾으니 됐고,

간호사님께 내가 뭘 잘못해서

선택이 안 됐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당신은 일을 정말 잘했다.

하지만 서류가 없어서...”

 

이때 이 아줌마가 정말 미웠습니다.

 

내가 서류를 아몬드랑 같이

당신 갖다 줬잖아~~^^;

 

이때는 별문제가 아닌 줄 알았는데,

나중에 내 실습요양원을 찾는데

도움을 주시는 여사님과 통화를 해 보니..

 

더 이상 슈탐하임 자리가 없다.
슈탐하임이 없으면 직업교육이 불가능하다.”

 

 

 

헉^^; 세상에 이보다 더 큰일은 없는 거죠.

제가 그리도 기다리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없다니..

 

더군다나 남편의 만류로 카리타스 학교는

시험에 합격 해 놓고도

입학원서 접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BFI 만 믿으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더 이상 BFI 에서는 희망이 안 보입니다.^^;

 

남편에게 전화해서 한마디 했습니다.

 

“얼른 카리타스 학교에 전화해서
하루 늦었는데, 접수가 가능하냐고 물어봐~~~”

 

일단은 카리타스라도 살려놔야

선택의 폭이 넓어질거 같아서 말이죠.^^;

 

남편은 끊임없이 BFI 여사님과 통화를 해서

여러 정보를 얻어 여기저기 전화를 했고,

저도 여기저기 전화를 했습니다.

 

린츠 시내의 여러 요양원에 전화를 해서는

혹시 “슈탐하임(실습 요양원) 자리가 있냐?”고 물었지만, 

직업교육이 시작하는 시기이니 자리는 이미 다 찬 상태!

 

이때 떠오른 아이디어 하나!

"Caritas카리타스는 다른 종류의 재단으로

직업교육생들의 슈탐하임을 연결해 준다.“

 

전에 Maiz 마이스에 카리타스 쪽의 재단에서

일종의 ”설명회“를 한 번 했었는데,

그때 오셨던 분에게 제가 여러 가지를 물었었습니다.

 

“린츠 시내에는 슈탐하임 자리가 없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BFI에서 슈탐하임을 알아봐주시는 분이

“린츠시내 불가” 하셨던터라,

정말인지 궁금했거든요.

 

“BFI 쪽의 재단은 린츠 시외의 요양원을
슈탐하임으로 연결 해 주지만,
우리 재단은 카리타스와 함께 일하며
린츠 시내에도 여러 요양원과 연결되어 있다.”

 

카리타스라면 기회가 있을거 같았습니다.

 

린츠시내에는 엄청난 수의

요양원이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저는 BFI 여사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Eferding 에퍼딩이라고 아나요?“

“거기가 어디래요?”

“린츠에서 20km정도 떨어져 있는데,
거기는 슈탐하임 기회가 있을거 같은디..”

 

그래서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일단 1%의 기회라도 잡아봐야 하니 말이죠.

 

근디..문제는 산 넘어 산입니다.^^;

 

린츠 시내에서 이쪽으로 가는

첫 버스는 아침 8시 30분,

 

에퍼딩에서 린츠로 오는

마지막버스는 오후 4시 30분.

 

실습을 시작하면

아침 7시 출근에 저녁 6시 퇴근일텐데..

 

버스를 타고는 불가한 시간이고,

린츠에서 버스타고 50분 가야하니

집에서 가려면 족히 2시간은 잡아야합니다.^^;

 

에궁^^; 오늘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하고는

상관없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일단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월요일 오후 2시에 약속을 잡았습니다.

얼마나 멀고, 어떻게 가야하고,
어디쯤인지는 최소한 알아야 하니 말이죠.

 

제 슈탐하임이 될 뻔한 곳에서

분실한 제 지원서류는 어디로 갔을까요?

 

 

오스트리아에서는 뭐든지 서류로 남기는 걸 좋아합니다.

 

서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에서

남의 지원서류를 관리소홀로 분실했다는 말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인지라

집으로 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혹시 내 서류를 어디에다 버려 버리고
자기네가 뽑고 싶은 사람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선택된 사람이 혹시 오스트리아 사람은 아닐까?”

 

이렇게 되면 저는 외국인이라는 이유

(말도 버벅이고, 사투리는 알아듣지도 못하는^^;)로

애초에 지원자로 등록을 안 시킨 것이니

인종차별이 되는거죠!

 

집에 와서 시부모님께 제 “서류분실 사고”를 말씀드리니,

오스트리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시고,

제 생각(위의 2가지)을 말씀드리니

엄마도 “나도 니 생각과 같다” 하십니다.

 

정말 저와 제 엄마의 생각이 맞을까요?

 

오스트리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지원한 서류의 분실!

 

달랑 한 장짜리 종이를 낸 것도 아니고,

여러 개의 서류를 파일로 해서 접수했었는데..

 

 

 

행방불명된 내서류는 어디로 갔을까요?

 

저를 이틀동안 수렁으로 밀어 넣었던

지원 서류의 분실과 슈탐하임 분실.

 

제 생일(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조차도

우울한지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는 상태였는데..

 

남편의 한마디에 마눌은 오뚝이처럼

다시 벌떡 일어섰습니다.^^

 

“슈탐하임 없어도 직업교육은 받을 수 있어.

어차피 직업교육은 무료이고,
슈탐하임이 있어야 노동청에서 지원(대충 700유로정도?)이 되지만,
노동청의 지원이 없어도 내가 지원 해 줄게.^^;”

 

물론 남편은 노동청처럼

한 달에 700유로를 준다는 말은 절대 아닌거죠.

 

직업교육 받는 동안 건강 보험비(100유로 상당) 내 주고,

교통비 내 주고, 도시락은 집에 있는거 싸가지고 가면 되니

용돈은 필요없고.^^;

 

뭐 대충 이렇다는 이야기죠!

 

내용이야 어떻든, “걱정마!”로 일관하는

남편이 있어 든든합니다.^^

 

알려드립니다.

낼 올라올 글은 시부모님께 받은 생일 선물이야기이니,

 

생일축하는

낼 한꺼번에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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