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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데서나 옷 벗는 유럽인

by 프라우지니 2015.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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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인 제가 유럽에 살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유럽인들은 젓은 옷을 입으면 아프다?”

 

남편은 등산을 할 때는 항상 산 위에서 갈아입을 옷을 따로 챙기고,

 

여름에 바닷가에 가도 한 개의 수영복이 아닌 2개 이상을 가지고 가서,

매번 수영을 하고 나오면 젖은 수영복을 마른 수영복으로 갈아입습니다.

 

그리고는 젖은 것은 바위위에 올려놓고 말리죠.

 

시부모님과 함께 휴가를 갔을 때는, 시어머니가 챙겨 오신 커다란 월남치마 같이 생긴 것을 허리나 목에 끼시고서는 그 안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는 시부모님를 봤었습니다.

 

“아니, 젖은 수영복은 땡볕 아래 10분만 누워있어도 마르는데,

 왜 매번 갈아입은 다음에 젖은 수영복을 말릴까?”

 

그런 생각을 아주 짧게 했었지만, 금방 잊었습니다.

저는 수영복이 젖어도 갈아입지 않고 마를 때까지 입고 있거든요.^^

 

그런데 샤프산 정상에서 옷 갈아입는 사람들이 모습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저기 아저씨도 윗통을 훌러덩 벗고는 옷을 갈아입으시고,

 

이쪽의 아주머니도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인데,

저렇게 브라만 입으신 상태로 얼른 옷을 갈아입으십니다.

 

햇볕이 드는 날이기는 했지만,

불어오는 바람은 쌀쌀한 늦가을 날씨임에도 저렇게 훌러덩 벗고 갈아입습니다.

 

정상까지 걸어서 올라온 저도 점퍼 안에 셔츠는 젖었지만,

젖은 셔츠를 갈아입을 필요도 없고, 의지도 없습니다.

 

괜히 점퍼 지퍼를 열어서 차가운 바람이 들어가면 젖은 옷이 더 차가워지고 그러면 감기에 걸릴 것 같아서 그냥 점퍼 지퍼를 여미는 것으로 점퍼안의 온도가 낮아지지 않게만 하죠.

 

혹시 한국에 사시면서 등산하실 때마다,

마른 셔츠를 챙겨가셔서 정상에서 갈아입으시는 분들이 계신가요?

 

제가 등산을 자주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정상에서 옷 갈아입는 사람들은 못 본거 같습니다. 젖은 옷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마를테니 말이죠.

 

유럽의 문화가 그런 것인지, 아님 유럽의 날씨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모르면 일단은 옆사람에게 물어봐야하니..

 

옆에서 1980년대의 오락(남편은 가끔씩 “갤러그” 비스무리한 것을 합니다. 비행기도 보이고, 군함도 보이는 흑백 화면의 오락)을 즐기고 있는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젖은 옷을 갈아입는 것인지?

 

“당신 등산할 때마다 여벌의 옷을 챙겨가서 정상에서 갈아입잖아. 왜 그래?”

(저도 남편의 성화에 여벌의 셔츠를 가지고는 가지만, 실제로 갈아입지는 않습니다.)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빨리 몸이 차가워지고 감기에 쉽게 걸리니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거지!”
“젖은 옷 갈아입겠다고 점퍼 벗어서 몸의 온도를 감자기 낮추면 더 쉽게 감기에 걸리지 않나?”

“....”

“그럼 여름에 바닷가에서는 왜 물에 젖은 수영복을 갈아 입는 거야?”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몸이 빨리 차가워지고 아플수도(=감기) 있으니 마른 옷으로 입어야지.”

 

남편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감기에 쉽게 걸린다는..

 

여름바다에 젖은 수영복을 입고 있어도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유럽은 태양과는 별개로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곳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한여름에도 내리쬐는 땡볕을 피해서 나무 그늘 아래로 가면,

불어오는 바람은 차가운 바람인지라 추워서 담요를 덮어야 합니다.

 

땡볕은 뜨거운데, 불어오는 바람은 차가운 조금 이해하시기 어려운 날씨입니다.

비키니를 입고 해변에 누워있으면 땡볕은 뜨거운데, 살에 와 닺는 바람은 쌀쌀하죠.

 

한국의 여름은 밤낮으로 덥고, 불어오는 바람조차 뜨겁지만, 유럽의

여름은 아침저녁은 선선하다 못해 약간 서늘하고, 해가 뜬 낮동안만 뜨겁습니다.

 

그러다가 해가 지면 또 가을이죠! 아침에는 늦가을이요~해가 뜬 점심때는 여름이요~ 해가 진 저녁에는 다시 가을이 되는 구조입니다.

 

한여름에도 해가 안 뜨는 날이 며칠 지속되면 계절상으로는 분명히 여름인데,

체감온도는 늦가을에 겨울을 동반한 날씨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겨울 점퍼를 입어야 하고 말이죠.

 

어째 이야기가 또 딴데로 가고 있다는...^^;

자! 이제 정리를!

 

유럽에는 산 위에서 옷 갈아입거나 해변에서 옷 갈아입는 사람을 자주 목격 하실 수 있습니다.

 

가끔은 수건으로 가리지 않고 수영복을 갈아입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럴경우 야한(?)부분을 보실 수 있는 기회도 있으십니다.^^

 

혹시 이런 모습을 보시더라도, “변태”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아하! 전에 내가 한번 읽었던 것을 이제야 보게 되는구나!”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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