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달 전에 우리 요양원에
들어온 단기 요양은 들어오신
70대의 P씨.
보통의 단기 요양은 짧으면
며칠, 길어봐야 한달인데,
단기 요양임에도 3달식이나
머문다고 해서 직원들은
의아해 했었죠.
장기요양 같은 경우는
이미 연금&의료보험과 협의가
된 상태라 본인이 지불하는
금액이라고 해봐야 자신 앞으로
나오는 연금 전액이 요양원
계좌로 들어오고,
요양원은 그 중에 20% 정도는
용돈 명목으로 본인에게
지불하니 가족들이 추가로
내야하는 돈은 없지만,
단기 요양 같은 경우는 가족들이
100%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니 단기요양은 하는 기간 동안
한 달에 4500유로 정도를
가족이 부담해야 하는거죠.
그래서 단기요양은 길어야
한 달인데 3달씩이나 왔으니
다들 궁금해했었죠.
P씨는 뇌출혈로
가벼운 반신불수인데,
얼마 전에는 팔을 수술하고는
우리 요양원에는
3달짜리 단기 요양으로!
세 달이 끝나는 2월에는
다시 집으로 가실 줄 알았는데.
P씨의 아내가 마음을 바꿔서
P씨는 우리 요양원에
단기가 아닌 장기로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몇 달만 있으면 다시
집에 갈 줄 알았던 P씨가
요즘 조금 우울해 보였죠.
금방 다시 집으로
돌아 갈 줄 알았는데 죽을 때 까지
요양원에 오래 머물라니..
P씨는 간병을 해 드려도,
큰 일 본 후에 뒷동네를
닦아드려도 “고맙다”는 인사는
다 씹어 드시는지 한번도
직원들에게 돈도 안 드는
“고맙다”를 하시지 않아서
직원들이 좋아라 하지 않고,
나 또한 돈 안 드는
립서비스에 인색하신 분 같은
경우는 솔선해서
먼저 다가가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합니다.

“요양보호사인데 고맙다는
인사를 못 받아도 일은
해야하지 않냐?’”
싶으시겠죠?
맞습니다.
고맙다는 인사가 없어도
간병 일은 해야 하죠.
하지만 이럴 때마다 느끼는 건
“지금 이 사람은 자신의 몸을
닦아주는 요양보호사를
존중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못 배워서) 자신의 뒷 동네나
닦은 일을 하는 그런
허접한 직업을 가진 인간”
으로 생각하니
“고맙다”는 말에 인색한 것이고,
그러니 요양보호사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다를수 밖에 없죠.
소소한 도움을 받은 분들은
“고맙다”를 입에 달고
사시는데,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직원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양반이
간병을 받은 후에도
감사 인사에 인색하면
“이 사람이 나를 자신의 몸을
닦아주는 자신보다 못한 급이
낮은 인간으로 생각
하는가보다”싶죠.
그렇게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지내는 P씨인데,
동료가 나에게 물어왔죠?
“P씨 몸이 자꾸 왼쪽으로
기우는 거 같은데
어제도 그랬어?”
어제도 내가 근무를 했었으니
어제는 멀쩡하게 똑바로 휠체어에
앉아계셨다 하고는 동료를
지나치고는 병동을 누비다가
P씨를 살짝 봤는데..
동료 말대로 휠체어에 앉은 상태인
P씨의 몸이 거의 왼쪽으로
기울어서 왼손에 바닥에
닿을 정도였죠.
뇌출혈 같은 경우는
몸의 한쪽에 힘이 빠지면서
몸이 한쪽으로 쏠리고,
입도 돌아가면 말도
어눌해지죠.
이런 증상을 발견했다면
바로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P씨를 병원에 이송하고는
그의 부인에게 전화를 하니
그녀는 병원에 실려간 남편의
걱정보다는 장기요양으로
머물게 된 남편의 이삿짐을
가지고 오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그렇게 남편은 병원 실려간 날
오후에 P씨의 아내는
남편의 짐을 모두 가지고 와서
남편이 없는 방에 남편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오후
시간을 보내다 갔죠.
남편이 뇌출혈로 병원에
실려가서 사망으로도
이어질수도 있는 상황인데,
굳이 그 날 남편의 이삿짐을
옮겨야 했는지..
밝게 웃으며 P씨의 이삿짐을
챙겨온 P부인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남편을 요양원에 얼른
버리려고 하는구나.”

남편이 뇌출혈로 반신불수인데
또 뇌출혈이라니 혹시나 집에서
간병을 하게 될까봐
무서웠던 걸까요?
도대체 P씨 부부는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한평생 살을 맞대고
살았다면 상대방이 아플 때
측은지심이 들텐데..
지금까지 다양한 부부의
유형들을 보았습니다
요양원에 부부가 동반 입주를
해서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부도 봤었고,
부부 중 한 분의 요양원에
머무시니 집에서 머무시는 분이
매일 혹은 일주일에 한두 번
찾아오시는 분들도 봤었죠.
요양원은 자식들이
부모를 갖다 버리는 곳입니다.
이건 한국뿐 아니라
유럽도 마찬가지죠.
경제적 능력이 된다면
집에서 24시간 요양보호사를
두고 부모를 케어하지만
대부분의 자식들은 그러기보다는
눈에 안 보이는 요양원으로
부모님을 모시고는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것도
힘들어하죠.
자식들이 부모를 요양원에
버리는 건 그런가 보다하고
넘겼지만 P씨 같은 경우는
자식이 아닌 아내가 남편을
요양원에 갖다 버리는
상황입니다.
두번째 뇌출혈이 일어났으니
더 심한 장애가 올 테고
남편이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남편의 짐을 후딱 요양원에
갖다 놓을 심산이었던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무뚝뚝하고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조차 안 해서 나는 별로인
P씨지만 아내에게도 버림을
받는 그의 상황은
안타깝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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