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했던
건강검진에서 내 건강에
적신호가 울렸었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조금 높은 건 알고
있었는데 올해는 더 높아져서
300mg/dL
콜레스테롤도 높은데다가
작년 10월 1일, 내가 오스트리아
국적을 받으러 가던 날은
왼쪽 가슴, 심장 부근에서
압박 같은 것도 있었고,
그후에도 두어 번 더 그런
증상을 느껴, 건강검진을 하면서
가정의에게 이야기하니
내과 전문의에게 문의를
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며
이송표를 써줬죠.
우리 동네 내과 전문의에
예약하려고 전화를 해보니,
예약이 꽉 찬 상태이고
3월쯤에나 예약이 가능하다고
해서 일단 예약을 걸었는데
저녁에 퇴근한 남편은
극대노를 합니다.
“당신의 콜레스테롤이
300이라고 이야기 했어?”
남편은 띨띨한 마눌이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예약이 밀렸다고 생각했는지
다음날 내과에 전화를 해서
“내 마누라 콜레스테롤이
300이나 된다고!” 밝혔던
모양인데 3월쯤에나 진료가
가능하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죠.
당연한 결과를 생각했던
나는 남편에게 한마디 했죠.
“내 콜레스테롤 300인건
우리에게는 중요하고 큰일이지만,
예약이 꽉 차 있는 내과에서는
그리 큰일이 아니니 일단
기다리라고 하는 거지.”
3월은 너무 멀다고 느낀
남편은 인터넷 검색 후,
여기저기에 전화를 해서는
다른 내과 전문의를 찾았다는데
우리동네 내과 전문의하고는
비교가 안되는 대학병원의
내과를 책임지고 계신
내과전문의 (내)과장님.
종합병원의 내과전문의가
자신의 개인 시간에 따로
운영하는 곳이니 당연히 가격은
비쌀테고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예약을 할 수 있었나 봅니다.
몇 달 기다리라는
동네 내과전문의와는 다르게
종합병원 내과전문의는
1주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예약을 잡을 수 있었죠.
내과전문의의 예약을
하루 남겨놓고 남편이 급하게
마눌에게 전화를 해왔었죠.
“내과전문의가 예약한 날
개인 사무실로 오지 말고
다음날 자기가 근무하는
종합병원으로 오래.”
우리가 예약한 날은
시간이 없어, 다음날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으로 오라고
하나보다 생각을 했었는데..
내 생각이 맞는지 아니면
여러가지 검사를 하려고
병원으로 오라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병원으로 간 덕에 나는
아주 다양한 검사를
공짜로 할 수 있었죠.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내과
접수처에 의료보험증을
내밀고는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내과 과장님과의 예약”을
이야기 하니, 직원은 여러가지
검사와 더불어 내가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인지
확인하는 테스트도 하는 것이
좋겠다며 일단 채혈실 투어부터
시키는디..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나 많은 피를 뽑아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의사를 만나기 전에 들린
채혈실에서는
9개의 채혈 진공관에
내 피를 채웠습니다.
채혈을 하고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내과과장님을 기다렸더니
얼마의 시간이 흘러 드디어
내과과장님을 만날 수 있었죠.
공대출신 남편은 마눌에게
닥친 위험한(?)건강신호들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을
의사에게 했고, 짧은 대화를
마치고 내과 과장님은 일단
검사부터 하자고 했죠.
이날 나는 병원의 다양한
층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과장님을 만나기 전에 이미
2층 채혈실에 가서
피를 왕창 뽑았었고,
과장님을 만난 후에는
과장님이 체크 해 주신 층을
다니면서 검사를 했죠.
병원에 동행했던 남편은
내과 과장님을 같이 만나고,
일단 검사 후 1주일 뒤에
검사결과를 보고 이야기를
하자고 하니 남편은 일단
출근을 했고 마눌 혼자 병원을
누비고 다녔죠.
심장 쪽에 압박을 느낀다니
일단 지층에 가서 X-Ray를 찍고,
1층에 가서는 심장 심전도와
심장 초음파 검사를 두가지 진행.
한국에서는 X-Ray를 찍어도
브라나 앞을 가릴 용도의
천(?)은 주는데,
종합병원이라 그런지 X-Ray도,
두 가지의 심장 검사도 웃통을
훌러덩 벗어야 한다고 해서
이날 나는 참 많은 남자들에게
내 가슴을 보여줘야
했었습니다. ㅠㅠ
보통은 임신부들이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듣는 초음파인데,
나는 내 심장 뛰는 소리를
듣는 참 생소한 검사도 해보고..
아! 내과 과장님과 면담 후
검사를 하러 나서기 전에
남편은 내과 접수대의
간호사에게 “얼마냐?”고
물어봤습니다.
종합병원 내과 과장님한테
진료를 받았으니
일단 진료비를 내야 하고,
또 하라는 검사도 많으니
얼마나 내야하는지 대충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했던 거죠.
우리가 내과 과장님을 만나고
나왔을 때 남편은 마눌에
귀에 속삭였었습니다.
“아마 200유로는 넘을꺼야!”
종합병원 내과 과장님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곳에
예약을 했으니 당연히 우리는
내과 과장님한테 진료비를
내야하고, 보통 가정의 진료비가
30유로 선이니 그보다는 마이
비쌀거라 생각을 했던 거죠.
남편의 말에 접수 간호사는
“여기는 종합병원이라 진료비를
내실 필요가 없는데요.”합니다.
우리는 내과 과장님의
개인 의원에 예약을 한 환자지만,
일단 종합병원에 입성을 했으니
오스트리아 건강보험의
규정대로 진료비는 따로 낼
필요없이 종합병원에서
다양한 검사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말이죠.
사실 공짜는 아닐 겁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KFG 건강보험은
개인 의사 같은 경우는
내가 계산을 한 후에,
영수증을 제출하고,
환불해주는 과정을 거치지만
‘병원’같은 경우는
건강 보험회사에서
바로 결제가 되는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이 정도의
검사만 하고 끝났나 하면
또 그건 아니고..
내과 과장님이 식전 혈당이
약간 불안하다며 추가로
채혈을 또 시키셔서
다음날 다시 병원에 가서
식전 채혈을 한 통하고,
간호사님이 주시는 이상한 설탕물
먹고 병원을 오락가락하며
2시간을 보낸 후에
또1통을 채웠고!
아! 새해가 밝아서는
자전거를 타는 심전도
검사도 했습니다.
TV에서나 보던 산소 마스크 끼고,
몸의 여기저기에 전선을
주렁주렁 달고 숨이
헐떡거릴 때까지 미친듯이
자전거 타는 걸
나도 해보나 했었는데,
상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나는 산소마스크는 없었고,
숨이 헐떡일 때까지
자전거를 탄 건 맞는데,
“이제는 정말 못하겠다.”
할 정도는 아니고,
2분 단위로 자전거 페달이
무거워지는데, 나는 일정한 속도로
맞춰서 자전거를 타는 정도였죠.
검사를 담당한 젊은 여의사는
일단 내 심장은 건강하고,
또 내 폐활량은 내 나이
또래의 기준치보다는
훨씬 더 높은 편이라며
“이제는 그만!”해서 자전거에서
내려올 수 있었죠.
내 최대치까지 자전거를
탈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이야기죠.
나의 검사는
여기까지 입니다.
종합병원에서 했던 다양한
검사를 토대로 나는 내과
과장님의 개인의원으로 가서
상담을 하게 되는 것이죠.
남편이 선택한 종합병원
“내과 과장님의 개인의원”은
정말 신의 한수였습니다.
일반 전문의였다면 내 혈액만
채취해서는 혈액검사서
한 장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조언이나 듣는 정도였을 텐데,
종합병원에 근무도 하시는
내과전문의시라 병원에서
다양한 검사를 공짜로 받는
특혜(?)를 누렸으니 말이죠.
요즘 남편은
엄청 쫄아있습니다.
마눌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마눌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죠.
남편의 그런 행동을 보면서
“저 인간이 마눌과 같이 함께
늙어가고 싶은 모양이구나.”
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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