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거리에서 날 알아보는 사람들.

by 프라우지니 2024. 12. 26.
반응형

 

 

처음에는 내가 아무리

돌아다녀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직업교육을 시작했고,

린츠 시내에 있는 병원에서

실습을 하면서 시내에서

한 번 본적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죠.

 

같은 병동에서 일하는

직원인 경우도 있었고,

보호자로 병원에 찾아온

적이 있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스치기 시작하면서

나도 안면 있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배낭메고 자전거 타고 가는 장보기.

 

우리동네 요양원에서

실습생으로 일하면서 나는

아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죠.

 

동네 쇼핑몰에 장을 보러 가면

꼭 한번은 안면이 있는

사람을 만나는데 그것이

동료 직원인 경우도 있고,

요양원 어르신의 보호자인

경우도 있었죠.

 

물론 그 사람과 어떤 인간관계를

맺은 건 아니지만 얼굴을

안다는 것 만으로 가끔은 서서

안부를 묻기도 하고, 지나치면서

그냥 씩 웃을 때도 있죠.

 

그렇게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전보다는 훨씬

더 많지만 그렇다고 나의 인맥이

넓어진 건 아닙니다.

 

나는 전이나 지금이나

친구 하나 없는 삶이거든요.

 

그렇다고 외롭거나 하는 건

아니니 오해 마시라!

 

 

장을 멀리 보러가기도 하고..

 

가끔 근무를 들어가는 요양원.

 

복도에서 마주치는 우리 병동의

직원이나 옆 병동의 직원들은

복도를 지나는 나를

꼭 아는 체 합니다.

 

나 엊그제 너 봤잖아.

남편이랑 자전거 타고 가는데

네가 쌩하니 우리 곁을

지나가서 나는 네가 전기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줄 알았어.”

 

그건 그냥 자전거였는데..

린츠 시내에 가는 길이라

내가 조금 서둘렀지.”

 

나는 달리는데 집중하다 보니

주변에 누가 달리고 있는지

보지 않는데 상대방은

나를 알아보고 아는 체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가끔은 우리 병동의

책임자도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사거리에서 신호 받고

서있는데 네가 신호등 아래

서있길래 내가 빵빵거렸는데

네가 못 보더라.”

 

커다란 사거리에 누가

빵빵거린다고 그게 나를

부르는건지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이 어찌 알겠습니까?

 

 

 

 

얼마전에는 복도에서

만난 옆 병동 직원이

또 나를 봤다고 했죠.

 

너 엊그제 쇼핑몰

근처에 오르막에

자전거 타고 지나갔지?

내가 커다란 시베리안

허스키 데리고 산책하다가

널 봤어.”

 

달리다가 대형견이

보이길래 가능한 천천히

달려서 그 곁을 지나쳤는데..

 

허연 털이 복실했던 큰개는

생각이 나는데 그 옆에 서 있던

개 주인은 그냥 지나치듯이

봤는데 그 사람이 그녀였군요.  

 

그 짧은 순간에 나를

알아봤던 모양입니다.

 

! 내가 린츠 시내에

장보러 가는 길이라..

그게 너였구나로 마무리.

 

나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그냥 앞만 보고 죽도록

페달을 밞느라 옆은 쳐다도

안 보는데 사람들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걷고,

자동차 운전을 하는

모양입니다.

 

동료들에게 나는

홍길순인 모양입니다.

 

차도 없이 자전거 타고 다니는

인간이 동네에서 벗어난

곳을 달리는 것이 자주

목격되니 말이죠.

 

 

헬멧은 출근할때만 쓰고, 겨울에는 모자에 마스크까지 착용.

 

내가 모자나 선글라스를

쓰고 달리는 계절에는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얼굴을 다 덮고

다니는 겨울에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알아보는 걸까요?

 

내 노란자전거 보고?

혹은 내 옷을 보고?

어제는 산부인과 진료를

나온 김에 자전거로 10분만

더 달리면 갈 수 있는

옆 동네 쇼핑몰에 놀러갔다가

자전거 타고 집으로 가던 길에,

나란히 달리는 차로에서

나를 향해 달려오던

자동차 한대가 인상적이었죠.

 

자동차가 헤드라이트를

껐다, 켰다 하면서 나에게

아는 체를 해옵니다.

 

사실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나에게 그런다는 것을.

 

그저 왜 저 차가 눈을

깜빡이누?”하고 말았죠.

 

차가 조금 더 가까이 오니

자동차 앞의 유리창에서

나를 향해 흔드는

손바닥을 봤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인 모양입니다.

 

그러니 멀리서도 나를 향해

격하게 윙크를 하고

손을 흔드는 깨방정을

떠시는거겠죠?

 

나를 향해 윙크를 하고

손 흔드는 것까지는 내가

감지를 했는데 차안에

있는 사람의 얼굴은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궁금한 건 그 사람은

모자에, 마스크까지 쓰고

자전거를 겁나게 빨리

달리는 나를 어떻게

알아봤을까요? 

 

시간상으로 보자면

오후 2시경이니 오전 근무를

끝내고 퇴근하던 동료였거나

그날 휴무라 어딘가를 가는

사람이었던 거 같은데..

 

재미있는 건 우리 요양원에는

길에서 나를 만나도

이렇게까지 반갑게 인사할

인물이 없다는 사실.

 

직장동료는 동료일 뿐이라

사적으로 만나는 일은

없어서 개인적인 친분은

거의 없는데 그 사람은

거리를 달리는 나를 본 것이

신기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반가운

마음에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근무에 들어 가 보면

알겠죠.

 

나를 향해 그렇게 반가움을

표시했던 차 속의 인물이

나에게 아는 체를

해올 테니 말이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